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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19일 목요일

고대 양서류 이야기 (1)


 고생대의 다섯 번째 시기인 석탄기는 이름처럼 거대한 양치식물이 육지를 뒤덮은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3억 5890만년 전부터 2억 9890억년 전까지 6000만년에 달하는 긴 시기에 항상 기후가 동일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석탄기의 초반인 3억 4500만년 전까지는 양서류나 초기 사지류의 화석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 로머의 간극(Romer's gap)이 존재하는 데 이 시기에는 데본기 말 멸종에서 사지류의 조상이 큰 타격을 받고 회복되는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앞서 소개한 크라시지리누스를 비롯해서 이 시기에 살았던 사지류의 화석이 발굴되어 이 시기의 생태계를 다시 복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지류의 조상은 석탄기 초기에 타격을 받긴 했지만, 오히려 건조한 기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특징을 진화시켜 이후 양막류로의 진화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3억 4500만년 후 다시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진행되면서 양막류로 진화하지 않은 양서류와 사지형류, 그리고 양막류의 초기 조상이 서로 공존하면서 지상 생태계가 진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석탄기 중기 이후 양서류는 종류와 형태면에서 현재 양서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는데, 제 책인 포식자에서는 이 가운데 몇 종류를 다뤘습니다. 블로그에서는 지면의 제약없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석탄기 중기 이후에는 사지형류가 아니라 양서류로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는 무리가 등장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시기 등장한 고대 양서류 가운데 어느 것이 현생 양서류의 조상인지는 다소 확실치 않습니다. 템노스폰딜리 (Temnospondyli) 혹은 분추목으로 불리는 사지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분명한 골격을 지닌 사지 동물로 현생 양서류와 달리 일부는 비늘도 지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템노스폰딜리는 19세기에는 파충류로 분류된 적도 있었으나 현재의 해석은 파충류를 포함한 다른 양막류(양막을 지닌 육지 사지류로 포유류, 조류, 파충류 등)와 이미 오래 전 갈라진 양서형 사지류 가운데 하나라는 것입니다. 다만 이들이 모두 멸종한 그룹인지 아니면 현생 양서류와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논쟁 중입니다. 


 아무튼 템노스폰딜리는 석탄기, 페름기, 트라이아스기까지 제법 번성을 누렸으며 일부는 백악기까지 존속했던 꽤 장수한 그룹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반수생이지만, 발달된 골격을 지녀 대부분을 지상에서 살았던 녀석들도 있었습니다. 


 석탄기 중기에 등장한 초기 템노스폰딜리로 코클레오사우루스 (Cochleosaurus)가 있습니다. 숫가락 도마뱀이란 뜻으로 19세기 발견 당시에는 파충류로 여겨진 생물이었습니다. 몸길이는 120-160cm 정도로 당시 지상 생태계에서는 그렇게 작지 않은 동물이었습니다. 전체적인 생김새 역시 도마뱀 같긴 하지만 넙적한 형태의 두개골은 템노스폰딜리목의 특징을 보여주는 생물입니다. 이와 같은 좌우로 넙적한 두개골은 아마도 얕은 강과 호수에서 사냥을 하는 데 유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 시기에 이미 도룡룡과 비슷한 형태의 템노스폰딜리가 등장했습니다. 브란키오사루우스(Branchiosaurus)가 그것으로 아가미를 지닌 도마뱀이라는 뜻입니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생물로 도룡룡처럼 대부분의 시간을 물속에서 지내는 생물이었을 것입니다. 


(Branchiosaurus salamandroides. Created: took the photo at the Museo di Storia Naturale di Venezia. Ghedoghedo. CC BY-SA 3.0)


 대부분의 템노스폰딜리는 이렇게 양서형 동물이거나 물에서 사는 사지 동물이기 때문에 넓은 범위의 양서류로 분류하는 데 무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석탄기 후기에 템노스폰딜리 가운데 매우 크고 튼튼한 다리를 진화시켜 육상 생물로의 변화를 시도한 무리들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는 물론 아직은 파충류를 비롯한 양막류가 당시에는 마이너 그룹이었던 점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비어 있는 육지 생태계로 진출을 시도한 고대 양서류가 있었다는 것이죠. 물론 템노스폰딜리는 초기 양막류 이후에 등장한 다른 그룹이므로 이들은 현생 양막류의 조상이 아니라 멸종된 곁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디소로피데(Dissorophidae)과의 템노스폰딜리는 석탄기 후기에서 페름기 초기에 육지에서 번성한 중간 크기 생물로 카콥스 (Cacops)가 그 대표적인 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략 40cm 정도 되는 몸길이를 가진 생물로 거대한 눈과 고막으로 생각되는 두개골 뒤의 움푹 패인 자국을 볼 때 아마도 야행성이 아니었을까란 추정을 하게 됩니다. 더 괴상한 부분은 뼈피부(osteoderm)가 척추와 이어진다는 점인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방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Cacops species in the Field Museum. Jay Malone from Casselberry, FL, USA )


 카콥스의 튼튼한 다리 골격 구조는 이들이 육지 생활에 잘 적응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육지형 양서류 (?) 였던 카콥스는 가장 큰 크기의 육상 동물은 아니었으며 동시대를 살았던 대형 양막류 포식자에 대응해 단단한 갑옷 같은 피부를 진화시켰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런 육지형 템노스폰딜리 가운데 가장 크고 강력했던 생물이 바로 책에서 소개했던 에리옵스 메가세팔루스 (Eryops megacephalus)입니다. 대략 2m 정도의 몸길이와 90kg의 몸무게를 지녀 페름기 초기에는 그렇게 작지 않은 육상 생물체였습니다. 다부진 체격과 날카로운 이빨이 나 있는 큰 입은 이들이 만만치 않은 포식자라는 점을 짐작하게 합니다. 


(Eryops fossil specimen and tadpole (formerly known as Pelosaurus) in the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Smithsonian Institution, Washington, DC, USA. Source: wikipedia)

(에리옵스의 복원도. Dmitry Bogdanov - dmitrchel@mail.ru


 에리옵스 속에는 에리옵스 메가세팔루스 하나만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튼 이 생물은 아무리봐도 물속 환경에서 그다지 잘 살았을 것 같지 않은 외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막류가 아니기 때문에 알을 낳기 위해서는 물속으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살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결국 에리옵스가 완전히 물을 떠나 살지 않았다고 보면 이들은 주로 얕은 물가에 근처에서 살면서 물고기와 작은 사지 동물을 잡아먹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당시 빠른 속도로 생태계를 장악하던 포유류의 조상그룹인 단궁류와의 경쟁에서 밀려 육지에서는 자취를 감추게되었다고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세히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아무튼 에리옵스의 존재는 초기 양서류의 진화가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게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초기 양서류는 물로 돌아간 것부터 아예 육지형 생물로 진화한 것 까지 매우 다양하게 적응 방산했으나 곧 다른 경쟁자의 등장으로 인해 페름기 이후에는 그 세력이 위축됩니다. 




 참고





Reisz, Robert R.; Schoch, Rainer R.; Anderson, Jason S. (2009). "The armoured dissorophid Cacops from the Early Permian of Oklahoma and the exploitation of the terrestrial realm by amphibians". Naturwissenschaften. 96 (7): 789–796. 

Schoch, Rainer R. (2009). "Evolution of life cycles in early amphibians". Annual Review of Earth and Planetary Sciences. 37: 135–162

Van Valkenburgh, B.; Jenkins, I. (2002). "Evolutionary patterns in the history of Permo-Triassic and Cenozoic synapsid predators". Paleontological Society Papers. 8: 267–288.


14TB PMR TDMR HDD를 선보인 웨스턴 디지털




웨스턴 디지털이 14TB 용량의 HDD 인 HGST Ultrastar DC HC530을 선보였습니다. 이미 다른 제조사에서 14TB 하드디스크 출시해 신선한 느낌은 없지만 512MB DRAM을 탑재하고 플래터 당 1.75TB의 용량을 달성해 최근 하드디스크 기술의 꾸준한 발전을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5세대 helium-filled HelioSeal platform 기반으로 PMR에 two-dimensional magnetic recording (TDMR)을 적용한 제품입니다. 높은 기록 밀도로 인해 순차 전송 속도가 267MB/s에 달합니다. 물론 SSD와 비교할 순 없겠지만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 점은 분명합니다. 512MB DRAM까지 필요한지는 다소 의문이지만, 더 많이 준다는데 싫다는 소비자는 별로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 제품은 데이터 센터용으로 SATA 6Gbps 버전과 SAS 12Gbps 버전 두 가지로 판매됩니다. 550TB/year의 내구성과 250만 MTBF를 보증합니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데이터 센터용이므로 웬만한 PC 본체 가격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드디스크 자체는 SSD에 밀려 점차 노트북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외장 저장 장치 및 PC용 저장 장치에서도 위상이 예전만 못하지만, 빅데이터의 시대를 맞이해 저장하거나 백업하는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여전히 HDD로 저장하는 데이터의 양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백업 테이프도 현역인데 하드디스크가 당장에 물러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더 대용량의 하드디스크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조금씩이라도 발전하는 속도를 보면 용량 면에서 50-100TB급 HDD는 물론 결국 언젠가는 600MB/s 이상의 전송 속도를 지니고 1GB 이상의 메모리를 갖춘 HDD도 등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폐열을 전기로 바꾸는 초박막 소재



(An illustration of how the thin-film device system converts waste heat to energy. Credit: Shishir Pandya)


 열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나 전기로 바꾸는 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동력 기관이나 발전기에서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 방법은 에너지 전환 효율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통상 내연 기관의 경우 20-30% 정도인데 나머지는 열의 형태로 그냥 사라지게 됩니다. 사실 그냥 사라지기만 해도 다행인게 대게의 경우 이 열을 냉각시키기 위해 별도의 공냉 및 수냉식 냉각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버려지는 폐열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산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발전소나 내연 기관 뿐 아니라 컴퓨터나 기타 여러 가지 낮은 열에너지를 가진 장치에서 유용한 에너지를 뽑아내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열을 바로 전기로 바꾸는 소재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캘리포니아 공대의 연구팀은 두께 100nm의 초전효과 (pyroelectric, 결정의 일부를 가열했을 때 그 표면에 전하가 나타나는 현상) 박막 필름을 이용해 매우 가볍고 얇은 열-전기 변환 시스템을 Nature Materials에 발표했습니다. 


 이 소재의 장점은 매우 얇으면서도 효율이 대단히 높다는 점입니다. 입방센티미터 당 생산 에너지는 1.06 Joules이고 526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 효율도 19%에 달합니다. 물론 이는 소재 자체가 워낙 얇아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이 얇은 구조 덕분에 플렉서블하게 만들 수 있으며 대상 표면에 얇게 필름처럼 부착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언제나 그렇듯이 내구성 및 경제성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검증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상용화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가능하기만 하다면 재미있는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내연 혹은 외연 기관과는 달리 초전효과나 열전효과를 이용한 방식은 매우 작은 온도 차이로도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컴퓨터나 냉장고 같은 가전 제품에서 나오는 폐열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낮은 효율과 약한 전류로 인해 상용화되지 못한 것이죠. 이를 극복할 신소재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참고


Shishir Pandya et al, Pyroelectric energy conversion with large energy and power density in relaxor ferroelectric thin films, Nature Materials (2018). DOI: 10.1038/s41563-018-0059-8



2018년 4월 18일 수요일

공룡의 번성은 대멸종 때문?


(A scene from 232 million years ago, during the Carnian Pluvial Episode after which dinosaurs took over. A large rauisuchian lurks in the background, while two species of dinosaurs stand in the foreground. Based on data from the Ischigualasto Formation in Argentina. Credit: Davide Bonadonna.)


 흔히 중생대는 공룡의 시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중생대 초기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중생대의 시작인 트라이아스기 초기에는 아직 공룡이 등장하지 않았고 대신 전 시대에 크게 번영한 수궁류가 여전히 육지에서 우세한 상태였습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생물로 대형 초식 동물인 리스트로사우루스가 있습니다. 


 심지어 트라이아스기 중기까지도 공룡의 조상은 마이너 그룹이었으며 지상에는 다양한 지배 파충류와 수궁류 동물들이 번성했습니다. 따라서 트라이아스기 말에 갑자기 공룡이 생태계의 우점종이 된 사건은 여러 모로 미스터리입니다. 산소 농도가 낮아진 것이 이유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사실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답변은 아닙니다. 이 내용은 제 책인 포식자에서 다룬바 있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의 과학자 팀 (Museum of Science, Trento, Italy, Universities of Ferrara and Padova, Italy and the University of Bristo)은 2억3200만 년 전에 발생한 대규모 멸종 사건이 그 이유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습니다. 


 트라이아스기 역시 5천만년 이상 지속된 긴 지질학적 시대로 중간 중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2억3200만 년 전 캐나다 서부의 great Wrangellia basalts에서 발생한 대규모 용암 분출 사건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돌로마이트 Dolomites (CaMg(CO3)2) 광물을 분석해 당시 대규모 온난화 이벤트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마도 화산 분출과 같이 나온 온실가스가 대규모 기후 변화를 유발했을 것입니다. 


 연구팀은 Carnian Pluvial Episode라고 알려진 이 기후변화 이벤트가 끝난 직후 공룡의 조상들이 급격히 적응 방산해 중생대의 우점종이 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렇게 생태계가 비어있을 때 소수의 생존자들이 빈자리를 빠른 속도로 차지해서 다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은 대멸종 직후 흔히 볼 수 있는 과정입니다. 신생대를 불러온 대멸종 사건의 경우 포유류와 조류가 이 비어 있는 생태계를 차지했고 트라이아스기에는 공룡이 그 자리를 차지한 셈입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더 검증이 필요하지만, 이 시기에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가 요동치면서 기후 온난화 및 산성화, 건조 및 습윤한 기후의 변동이 있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분명 이 시기 이후에 공룡이 급격히 적응 방산했던 만큼 어떤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나름 근거가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살아남았던 여러 동물 가운데 왜 공룡이 주인공이 되었는지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아무튼 보통 대멸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공룡이 대멸종의 수혜자라는 주장 자체로 매우 흥미로운 연구 결과인 것 같습니다. 


 참고 



More information: Massimo Bernardi et al. Dinosaur diversification linked with the Carnian Pluvial Episode, Nature Communications (2018). DOI: 10.1038/s41467-018-03996-1



빙하의 붕괴를 막는 수중 장벽



(Princeton climate researcher Michael Wolovick argues in a Nature Comment that targeted approaches could prevent glaciers from melting, thereby forestalling some of the most expensive effects of global climate change. Ice sheets that spread from continental shelves to the ocean are highly vulnerable to melting near the grounding line, which is the point at which they lift off of the bedrock and start floating on the ocean (purple). Wolovick proposes building an artificial sill -- an underwater wall 3 miles long and 350 feet high -- to block warm water (red) from reaching the glacier. Credit: Michael Wolovick, Princeton University)


 그린란드와 남극의 육지 빙하는 지구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서 앞으로 점차 더 빠르게 녹아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과정을 가속하는 메카니즘 가운데 하나는 바로 따뜻해진 해수가 빙하 아래쪽을 녹이면서 접촉면적을 크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결국 녹는 면적이 커지면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물의 양이 증가하게 됩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 시대 이전 수준까지 돌리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당분간 불가능한 일이고 지구 평균 기온은 온실 가스 배출을 감축하더라도 한동안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배출한 온실 가스의 영향력도 다 반영되지 않은데다 추가 배출도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시 방편으로 지구 공학적 (Geoengineering) 방법을 제안하는 과학자들이 존재합니다. 최근 프린스턴 대학의 마이클 볼로빅 (Michael Wolovick, a postdoctoral research associate in Atmospheric and Oceanic Sciences at Princeton University) 등이 네이처에 발표한 새로운 지구 공학적 방법은 거대한 수중 장벽을 만들어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을 막아 빙하를 보존하는 것입니다. (사진) 


 물론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게 경제적인 방법은 아닌 것 같지만, 볼로빅은 그린란드의 경우 대부분의 빙하 입구가 5km 정도 이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높이 100m 이상의 수중 장벽을 건설하는 일 자체는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것이죠. 다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며 비용 역시 얼마나 들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남극 빙하의 경우 그린란드처럼 빠르게 질량을 소실하지는 않지만, 대신 폭이 훨씬 넓어 장벽 설치가 매우 곤란하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비용 대 효과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결국 설치 비용보다 손해가 더 크다면 설치를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당장 손실이 아주 큰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해수면 상승에 따른 손실은 주로 21세기 후반 이후 세대가 지게 될 것이고 비용은 지금 우리가 내는 것인데, 국제적인 공조가 가능할지 상당히 의문입니다. 물론 막상 공사를 해보면 시간과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게 들어갈지도 모릅니다. 효과 역시 장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은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지구 공학적 방법보다는 온실 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과 예상되는 손실 (해수면 상승과 기후 변화를 포함)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 


John C. Moore et al, Geoengineer polar glaciers to slow sea-level rise, Nature (2018). DOI: 10.1038/d41586-018-03036-4

우주 이야기 771 - 단주기 쌍성계 주변에는 행성이 안정적으로 존재하기 힘들다?



(This artist’s concept illustrates Kepler-16b, the first planet known to orbit two stars – what’s called a circumbinary planet. The planet, which can be seen in the foreground, was discovered by NASA’s Kepler mission. New research from the University of Washington indicates that certain shot-period binary star systems eject circumbinary planets as a consequence of the host stars’ evolution. Credit: NASA/JPL-Caltech/T. Pyle)


 천문학자들은 쌍성계 주변에서 여러 외계 행성을 찾아 냈습니다. 초기에는 두 개 이상의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의 경우 별의 상호 중력 작용으로 인해 궤도가 안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안정적인 궤도에 있는 외계 행성이 많았던 것입니다. 우주에는 쌍성계가 흔하기 때문에 이는 중요한 발견이었습니다. 


 그런데 쌍성계라고 해서 모두 같은 조건은 아닙니다. 워싱턴 대학의 데이빗 플레밍(David Fleming)이 이끄는 연구팀은 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한 논문에서 10일 이하의 공전 주기를 지닌 단주기 쌍성계(short period binary)의 경우 별의 조석력으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정 궤도가 확대되어 결국 행성을 밖으로 튕겨 낸다는 가설을 제시했습니다. 


 지구와 달처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는 시스템은 서로 간에 조석력이 크게 작용해 같은 면만 바라보는 조석 고정이 일어납니다. 더 나아가 조석 마찰에 의해 에너지를 잃으면서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됩니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단주기 쌍성계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두 별이 점점 멀어지면서 주변 행성에 미치는 중력도 달라지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행성의 궤도 역시 멀어질 뿐 아니라 불안정해져 결국 행성계에서 이탈하게 될 것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Stellar Tidal Evolution Ejection of Planets(STEEP) 과정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 주장이 맞다면 쌍성계 주변 행성(circumbinary planet)은 공전 주기 10일 이상인 쌍성계 주변에 주로 존재할 것입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짧은 공전 주기 쌍성계 행성은 케플러 47로 7.45일 주기입니다. 연구팀은 이보다 긴 주기 쌍성계에서 외계 행성을 찾을 것을 권장했습니다. 물론 과학적 가설은 항상 검증을 통해 정설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앞으로 관측 결과가 이 가설을 지지할지 결과가 궁금하네요. 


 참고 


More information: On The Lack of Circumbinary Planets Orbiting Isolated Binary Stars, arXiv:1804.03676 [astro-ph.SR] arxiv.org/abs/1804.03676


2018년 4월 17일 화요일

볼보의 전기 트럭 Volvo FL Electric


(The Volvo FL Electric is fully electrified, operating as a battery-electric truck(Credit: Volvo))

(Powered by a 130 kW continuous output (185 kW peak) motor, the truck’s motor can output 425 Nm, which is then compounded to 16 kNm through the drivetrain(Credit: Volvo))


 볼보가 16톤 화물트럭 플랫폼인 FL platform을 공개한 후 FL의 전기차 버전을 선보였습니다. FL Electric은 130 kW 출력 (피크 출력 185kW)의 전기 모터를 사용해서 무거운 트럭을 움직이는 데 충분한 동력을 제공하며 100-300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300km의 주행거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이렇게 큰 전기 차량의 경우 배터리 충전시간도 그만큼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볼보에 따르면 표준 AC 충전기를 이용하면 10시간 정도 걸리지만 고속 DC 충전기를 사용하면 2시간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충전 시간에 대한 개선 없이는 사용 범위가 제한적일 것 같지만, 의외의 틈새 시장이 있다고 합니다. 


 볼보에 의하면 FL Electric은 볼보 공장이 있는 스웨덴 예테보리 (Gothenburg)에서 이미 서비스에 들어갔습니다. 첨단 트럭의 외형과는 달리 목적은 쓰레기 수거인데, 특히 야간에 쓰레기를 수거하는 경우 소음이 적어 유리한 장점이 있습니다. 더구나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용도라면 엔진을 계속 공회전 시켜야 하는 디젤 트럭과 달리 전기차가 소음도 적도 에너지 소비도 적고 매연도 없어 주택가에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이 일반 전기차보다 훨씬 큰 전기 트럭은 아직은 가격이나 충전 시간의 문제로 인해 널리 보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에 배터리 기술이 크게 발전되거나 혹은 전해질을 교체하는 방식의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전기 트럭이 널리 보급될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제한적인 용도로만 사용될 것 같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