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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다가오는 미 연방 정부 부채 한도 - 새로운 재정절벽이 될까 ?




 난항중인 재정 절벽 (fiscal cliff) 협상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려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실 미국 연방 정부는 또 다른 큰 재정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미 정부 부채 한도 (US debt ceiling) 협상입니다. 사실 정부의 부채 한도를 의회에서 정하는 국가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많지 않은 국가에 미국이 있습니다.  


 이런 제한을 둔 이유는 물론 행정부가 부채를 너무 많이 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실제로 그런 순기능을 하기 보다는 매번 부채 한도가 도달할 때 마다 의회에서 공화 민주 양당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특히 최근에는 오바마 행정부와 공화당의 힘겨루기로) 소모적인 논쟁과 더불어 결국 타협안이 나오기 전까지 시간이 매우 많이 소모되어 미국의 신용 등급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매우 큰 단점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11 년 부채 한도 협상 당시에도 차라리 부채 한도 제한을 없애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으나 현재까지 불행히 이와같은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2 년 8월 31 일 16 조 달러를 넘어선 미 정부 부채 (US Government debt) 는 미 재무부에 의하면 2012 년 12월 30일 16조 3468 억 달러로 법정 한도인 16 조 3940 억 달러에서 472 억 달러 수준밖에 여유가 없는 상태입니다.


 정부 부채가 매달 적어도 1000 억달러씩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을 생각하면 내년 1 월에는 사실상 법정 부채한도에 도달해서 새로운 국채를 더 발행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면 이론적으로는 신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해져 미 정부의 디폴트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티모시 가이트너 (Timothy Geithner) 미 재무 장관은 이를 막기 위한 비상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즉 부채발행 유예 기간 (DSIP) 를 설정하고 국채 매각 중단등 비상 조치를 통해 약 2000 억달러 정도는 임시 변통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마저도 2013 년 2-3 월경에는 고갈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빨리 이 문제에 대해서 합의를 해서 새로운 법정 한도를 만들든지 아니면 아예 법정 한도 자체를 없애야 할 처지 입니다.  


(미 공공 부채 한도의 변화  1981 - 2010 년 사이 US debt ceiling at the end of each year from 1981 to 2010. The graph indicates which president and which political party controlled Congress each year. 내 Source : wikipedia  )


 현실적으로 법정 한도가 없어질 것 같지는 않고 결국 다시 부채 한도를 늘리는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재정 절벽 협상도 지지 부진한 판에 다시 부채 한도를 가지고 공화 민주 양당의 힘겨루기가 2011 년 처럼 재연되는 경우 2013 년 초 세계 경제에 다시 암운을 드리울 것으로 우려됩니다. 여기에 미국의 신용 등급 문제도 같이 걸려 있습니다. 무디스는 여전히 부채 한도 협상에 성공하면 등급을 Aaa 로 유지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만약 협상이 지지 부진하거나 최악의 경우 한도를 넘길 때 까지 타결이 되지 않으면 S&P 외 다른 신평사들도 신용 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이전 2011 년에 그랬듯이 아마도 부채 한도를 높이는 대신 결국 재정 적자를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를 두고 민주 공화 양당히 다시 대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특히 공화당은 메디케어/메디케이드 및 사회 보장 부분에서 수조 달러 이상을 감축하려고 벼르고 있고 민주당은 감축에 동의는 해도 공화당 집권시에도 한적이 없는 대규모 감축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양당이 증세에 대한 의견이 많이 엇갈리기 때문에 이번에도 다시 힘겨루기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으며 재정 절벽 협상과 시기적으로 연계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이와 같은 미국내의 재정 문제는 만약 디폴트 가능성이나 혹은 협상 결렬의 가능성이 거론만 되도 세계 경제와 금융계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최악의 경우까지 갈 것이라고 보는 의견은 많지 않습니다. 결국 완전한 협상 결렬은 정치권으로써도 매우 중대한 위기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타결은 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즉 이전처럼 양당이 서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시간을 질질 끌게 될 경우 그로 인한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죠. 지금 재정 절벽 협상이나 이전 2011년의 부채 한도 협상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겠습니다. 아직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가 충분히 회복세를 타지 못한 상황에서 이와 같은 소모적인 정쟁은 결국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우는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미국의 정치 수준이 우리나라와는 비교를 할 수 없이 높지만 한가지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최근 선거에서 민주 공화 양당의 지지 세력이 거의 백중세를 이루면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양당이 의견의 차이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 보다는 더 커지고 있죠.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공화당과 민주당의 당파성이 이전보다 더 커졌고 두개의 미국이란 이야기가 나올 만큼 의견 대립이 심화되었습니다. 


 이와 대립의 이유는 소득 양극화로 인한 계층간 갈등, 인구 고령화에 따른 세대간 갈등 고착화, 비 백인계 투표 인구 증가로 인한 인종간 정치 지지도 차이가 더 분명하게 차이가 나는 것 등이 거론 될 수 있겠지만 사실 한배를 탄 운명임을 자각하고 협력이 필요한 문제에 있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양당 모두가 이념과 지지세력이 극명하게 갈려 쉽지 않은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즉 모두가 만족할 타협안이 나오기가 힘들다는 것이죠. 앞으로 미국에서 험난한 정치 상황이 걱정되는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라곤 할 수 없겠죠. 단 지금은 그런건 나중 문제고 당장에 재정 절벽과 부채 한도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할 때입니다. 



참고







태양계 이야기 127 - 소행성 에로스




 지구에 근접한 궤도를 돌고 있는 소행성들은 지구 충돌의 가능성과 더불어 탐사의 용이성으로 말미암아 이전부터 큰 주목의 대상이었습니다. 이 중에서 1036 가니메드 (Ganymed) 다음으로 큰 근지구 소행성 (Near-Earth asteroid  NEA) 에 433 에로스 (433 Eros) 가 있습니다. 


 이 소행성은 아모르 (Amor) 그룹에 속하는데 이는 그 궤도가 지구 궤도 밖에 존재하는 근지구 소행성으로 근일점이 1.017 AU 보다 크면서 1.3 AU 보다 작은 그룹을 이야기 합니다. 앞서 설명한 아텐이나 아폴로 그룹은 지구 공전 궤도와 교차하는 소행성이지만 아모르 그룹은 지구 궤도 밖에서 태양을 공전하며 이와는 반대로 근지구 소행성인데 항상 지구 궤도 안쪽을 도는 그룹을 Atira 소행성 그룹으로 부릅니다. 


 근지구 소행성에서 가장 큰 소행성들은 아모르 그룹에 속하는데 1,2 위인 가니메드와 에로스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 중에서 가니메드의 경우 아직 탐사선이 간 적이 없어서 상세한 조사가 되어있지 않지만 에로스의 경우 니어 슈메이커 NEAR - Shoemaker 탐사선이 1998 년과 2000 년에 상세한 탐사를 시행해서 우리가 여기에 대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로스의 근접 촬영사진.  니어 슈메이커에 의해 촬영된 사진 Credit: NEAR Project, NLR, JHUAPL, Goddard SVS, NASA ) 



(반대쪽에서 바라본 에로스   Credit : NASA/NEAR Project (JHU/APL))



 에로스는 34.4 x 11.2 x 11.2 km 정도 크기를 지닌 S type 소행성으로 (주로 규산염 - 규산철, 규산 마그네슘으로 이루어진 소행성으로 S 는 석질 (stony) 이나 규산염 (silicate) 를 의미. 탄소가 적은 타입의 소행성이다. 철과 니켈등 금속물이 혼합된 구성 성분을 하고 있다. 전체 소행성의 17% 에 해당되며 주로 화성 목성 사이 소행성 벨트 안쪽 소행성에 많다.) 그 질량은 6조 6900 억톤 정도 입니다. 단단한 S 형 소행성으로 밀도 역시 2.67 ± 0.03 g/㎤ 수준으로 높습니다. 그래도 표면 중력은 0.0059 m/s²  정도에 불과하지만 말이죠. 


 궤도는 화성의 궤도를 침범하는데 (Mars - crosser asteroid) 원일점은 1.783 AU, 근일점 1.133 AU, 그리고 semi major axis 는 1.458 AU 정도입니다. 에로스의 궤도에서 한가지 주목할 점은 소행성의 궤도라는 것이 소행성이 작고 주변에 중력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천체들이 있는 경우 불안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행성 자체의 나이는 상당히 오래된 것으로 생각되며 사실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극도로 낮은 궤도를 돌고 있으나 수백만년에 한번 꼴로 소행성의 궤도가 중력의 영향으로 변할 수 있는 여지가 존재합니다. 이 경우 지구 궤도를 가로지르는 소행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여지는 존재합니다. 다만 지난 수십억년간 지구와 충둘하지 않고 잘 지낸 것처럼 앞으로 수십억년 이상 충돌하지 않을 가능성도 존재하죠. 물론 만약에라도 충돌하면 지구 표면의 생명체 대부분이 멸종되고 말겠죠.  


 2011 년에 한 연구에서는 200 만년 동안 잠시 지구 궤도와 공전 궤도가 겹칠 가능성이 있지만 향후 10 만년간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다른 소행성과 충돌이라도 해서 궤도가 크게 바뀌지 않는 이상 현재 궤도에서 화성의 중력의 영향으로 궤도가 크게 변경되어 지구 궤도로 침범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말이죠. 


 나사에서는 1996 년 이 소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니어 슈메이커 탐사선을 발사했습니다. 이 탐사선은 1998 년에 최초로 에로스에 fly by 를 한 후 최종적으로 2000 년에 에로스와 같은 공전 궤도에서 정밀 관측을 했고 2001 년 2월 12 일에 에로스 표면에 착륙해서 자료를 수집했으나 2월 28 일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사실 중력을 생각해 보면 착륙이라는 표현이 어려울 정도지만 그래도 충돌 (?) 후에도 바로 고장나지 않고 자료를 보내왔습니다. 



(니어 슈메이커와 에로스의 컨셉 아트  Credit : NASA) 



(니어 슈메이커의 미션 맵. 중간에 마틸데라는 다른 소행성도 관측했음   Credit : NASA) 


 니어 슈메이커가 보내온 자료에 의하면 이 소행성은 낮인 부분은 섭씨 100 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며 밤에는 영하 150 도 까지 온도가 내려간다고 합니다. 하루도 짧아서 대략 5.27 시간 주기로 자전합니다. 에로스 표면에는 여러개의 크레이터가 존재해서 지금까지 태양계에서 지내면서 수많은 소행성간 충돌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크레이터의 존재로 인해 에로스 표면에는 작은 크레이터가 없는 지역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아마도 파편들로 인해 덮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소행성 이름이 에로스인 만큼 그 크레이터도 유명한 연인들의 이름을 붙인 게 많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오페라 아이다의 주인공 아이다 (Aida) 이름을 딴 아이다 크레이터나 돈 주앙 (Don Juan- 돈 후안이라고도 하며 본래 전설상의 호색가였으나 티르소 데 몰리나의 희곡에 의해 문학상의 인물이 됨) 크레이터, 카사노바 크레이터 (Casanova Crater) 등이 그것입니다. 독특하게도 일본 고전 문학인 겐지모노가타리 (겐지 이야기) 의 겐지 크레이터도 존재합니다.   



(에로스 표면의 크레이터, 약 지름 5 km    Credit : NASA ) 


(니어 슈메이커가 착륙 직전에 찍은 에로스의 표면. 약 250 미터 위에서 찍은 것이고 대략 사진의 크기는 가로 세로 12 미터 정도의 면적임.  표면에는 레골리스가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됨.   Credit : NASA )



(에로스의 공전 모습. 여러개의 크레이터가 이 소행성이 많은 충돌에 시달렸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며 이 중에는 10 억년 이상 된 것도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됨  NASA / Johns Hopkins University Applied Physics Laboratory ) 


 에로스는 지구에 근접한 궤도와 여러가지 금속 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성분 때문에 미래 우주 개척시에 중요한 목표로 생각되는 소행성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SF 소설에서 많이 다뤄지기도 했죠. 여기서 에로스는 소행성대를 넘어 목성으로 진출하려는 인류의 전진기지가 되기도 했고 심지어는 그 자체에 엔진을 달아 세대를 거듭해서 우주를 탐사하는 우주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름과는 달리 못생긴 땅콩 내지는 아령 모양의 소행성이지만 앞으로 우주 진출에서 그 궤도상 인류에게 요긴하게 도움이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에 - 어쩌면 지표나 그 아래에 있을지 모르는 자원에 - 있을 테니 말이죠. 


 참고 




Michel, P.; Farinella, P.; Froeschlé, Ch. (1996-04-25). "The orbital evolution of the asteroid Eros and implications for collision with the Earth"Nature 380 (6576): 689–691. Bibcode 1996Natur.380..689Mdoi:10.1038/380689a0. Retrieved 2011-02-12.

2012년 12월 30일 일요일

(루머) 3 세대 APU 관련 소식



(덧 : 나중에 공개된 AMD 로드맵과 차이가 있어 이 내용은 다소 부정확한 부분이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jjy0501/100176484459  참조) 


 AMD 의 최근 로드맵은 3 세대 불도저 아키텍처인 스팀롤러가 2014 년으로 연기되면서 몇가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본래 3 세대 APU 인 카베리 (Kaveri) 에 스팀 롤러 코어가 사용될 예정이었나 결국 2013 년까지 그 적용이 어려워지고 2013 년에 대신 FM2 용의 리칠랜드 (Richland) 가 파일드라이버 코어를 사용해서 등장할 예정입니다. 



(새 로드맵에 의하면 2013 년에 하이엔드 CPU 부분에서는 비쉐라 (Vishera : AMD 코리아에서 비쉐라로 표기를 통일) 그리고 주력 APU 부분에서는 리칠랜드, 브라조스 2.0 을 대체하는 로우엔드 APU 는 카비니  (Kabini) 가 투입될 예정) 


 
(이전에 알려진 로드맵과는 다소 차이가 존재.  )


 결국 2013 년에는 하이엔드 CPU 부분에 비쉐라 (Vishera) 를 계속 투입해야 할 형편인데 과연 하스웰과의 경쟁이 될 것인지는 약간 의문입니다. 주력으로 삼는 APU 부분에서는 리칠랜드가 파일드라이버 코어와 HD 8XXX 를 탑재하고 등장할 예정입니다. 여기에는 HD 8000 에 사용된 GCN (Graphic Core Next) 가 사용되고 이기종 컴퓨팅인 HSA 도 향상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AMD 의 GPGPU 지원은 아직은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앱이 적어서 과연 효용성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다만 FM2 소켓을 사용하므로 출시 시점에는 저렴한 FM2 메인보드가 시중에 다량 나왔을테니 그 이점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리칠랜드의 경우 메모리는 DDR3 - 2133 MHz 까지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더 향상된 성능의 그래픽 코어가 힘을 내려면 아마 메모리 성능 향상도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플래그쉽 제품의 명칭은 아마도 A10 - 6800K 가 될 것 같다고 fubzilla 등은 전했지만 역시 공식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로우엔드 및 저전력 APU 부분은 이전에 설명드린 재규어 (Jaguar) 아키텍처 제품이 현재의 브라조스 2.0 및 혼도 (Hondo) 제품군을 대체할 것인데 이들 제품군들이 그다지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긴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제품을 투입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공정에 있어서는 모두 28 nm 공정이 도입되지만 글로벌 파운드리의 28 nm HKMG 공정과 TSMC 의 28 nm 공정은 다소 차이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튼 경쟁사 대비 공정에서는 한발이나 반보 느린 행보라고 할 수 있겠죠. 다만 조금이라도 공정이 개선되는 만큼 전력 대 성능비나 절대 성능에서 향상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규어 아키텍처 제품으로 브라조스 2.0 을 대체하는 제품은 카비니 (Kanibi) 인데 라데온 HD 8310G 가 탑재되고 4개의 재규어 코어가 탑재되어 CPU 및 GPU 성능에서 향상이 기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가형 넷북 및 넷탑 용으로 인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TDP 는 25 W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아직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재규어 아키텍처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 ( http://blog.naver.com/jjy0501/100166219213 ) 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AMD 가 가장 고전을 면치 못하는 타블렛 PC 용의 초저전력 제품군으로 테마쉬 (Temash) 가 존재합니다. 구체적인 성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과연 28 nm 공정의 테마쉬가 22 nm 공정으로 등장할 것으로 알려진 하스웰 저전력 버전이나 혹은 차기 아톰인 밸리뷰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그 때가 되봐야 알 것 같습니다. 인텔이 저전력 부분에 그야말로 사운을 걸고 심혈을 기울여 차기 하스웰과 아톰을 만들고 있는데다 ARM 진영 역시 빅 리틀 프로세싱등 저전력에 더욱더 집중하는 모양세라 쉽지 않은 싸움이 예상됩니다. 


 구체적인 성능은 역시 기다려봐야 알 수 있을 것이고 위의 로드맵도 다시 수정의 여지가 존재하기 때문에 일단 2013 년 하반기나 되야 자세한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 궁금한 점은 과연 28 nm 공정 신제품이 언제나 등장할 수 있냐는 것이죠. 인텔이 하스웰을 투입하기 전에 가능하면 3 세대 APU 가 투입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이지만 과연 언제가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어찌 되었든 AMD 가 잘 해내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참고 





이반 뇌제 (4)








 8. 이반 뇌제의 즉위


 이반 뇌제가 즉위한 1547 년은 사실 러시아 역사에서도 특기할 만한 일들이 있었다. 첫번째로 이반 뇌제는 러시아 역사상 최초로 차르 (Tsar) 로 즉위했다. 사실 이미 왕좌에 오른 모스크바 대공이 차르를 자칭한 것은 그의 조부인 이반 3 세가 처음이었으나 즉위시 차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은 이반 뇌제가 최초였다. 


 비록 이반 뇌제는 17 세에 불과했으나 매우 조숙한 소년이었으며 험난한 소년 시절을 보냈기 때문에 정치적인 판단도 매우 예리했다.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월에 확립한 왕권이 자신이 어린 틈을 타서 약화되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모스크바 대공의 권력이 강화되면서 여기에 불만을 품은 세력 (예를 들어 보야르들) 이 존재했다. 이들은 이반 뇌제의 소년 시절 서로 권력을 잡기 위한 투쟁을 벌였다. 


 당시 성년으로 간주되는 나이에 도달한 이반 뇌제는 강력한 통치자로 거듭나고자 했다. 따라서 아예 별도의 즉위식을 가지고 차르로 즉위했다. 사실 그는 1533 년부터 모스크바 대공이었다. 그런 그가 1547 년 1월 16 일 전 러시아의 차르 (Tsar of All the Russias) 로 즉위한 것은 이런 의미가 강하게 담겨있었다. 이반 뇌제는 더 이상 모스크바 대공이 아니라 전 러시아의 지배자였다. 물론 차르라는 단어에는 저 멀리 비잔티움 제국의 후예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므로써 러시아의 문화적 우월성과 차르의 권위를 더 높이고자 한 것이다. 



(이반 뇌제의 초상화. 18 세기 작품.   State Historical Museum   )


 같은 해 이반 뇌제는 황후를 맞이해 러시아 제국의 기틀을 다지고자 했다. 처음에는 외국과 결혼 동맹도 고려했으나 이반 뇌제는 대신에 신중하게 러시아의 보야르 가문 중에서 인기 있는 가문이었던 로마노프 (Romanov) 가문의 아나스타샤 (Anastasia Romanovna Zakharyina-Yurieva  1530 - 1560 년) 를 황후 (Tsaritsa) 로 간택했다. 이 선택은 치세 초기에 이반 뇌제가 했던 가장 현명한 선택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반 뇌제와 동갑내기인 아나스타샤는 상냥하고 부드러운 인품의 소유자였으며 어린 시절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던 이반 뇌제에게 감정적으로 매우 큰 안정감과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이반 뇌제와의 사이에서 6 명의 자녀를 두었는데 나중에 이반 뇌제에게 살해 당한 황태자 이반과 결국 이반 뇌제의 뒤를 이은 표도르 1 세 (Feodor I  혹은 테오도르 Theodore ) 가 그녀의 소생이었다. 


 1547 년에 일어난 러시아 역사상 두번째 중요한 일은 로마노프 가문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일이다. 이 가문에서 최초의 황후가 등장하므로써 차르 가문과 연관을 맺게 되었으며 권력의 핵심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나중에 로마노프 왕조 최초의 차르가 되는 마하일 1 세 (Mikhail I Fyodorovich ) 는 아나스타샤의 동생인 니키타 로마노비치 (Nikita Romanovich) 의 손자이다.  


 하지만 1547 년 그해에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1547 년 6월 24일 모스크바에서는 역사적인 대화재가 발생해 사실상 도시가 전소되다 시피했다. 크렘린도 일부 소실되었으며 80000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2700 - 3700 명 정도가 죽는 일대 참사가 발생했다. 이렇게 큰 화재가 발생한 것은 도시가 무계획적으로 커졌는데다 대부분 목재 건물이라 화재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집과 가족을 잃은 시민들은 폭도로 돌변해서 차르의 외가인 글리스키 가문을 비난하고 이반 뇌제의 숙부인 유리 글린스키 (Yuri Glinski) 를 살해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이반 뇌제는 그해에 권력 기반을 다지고 실제적인 친정의 기틀을 마련했다. 사실상 부모가 모두 없는 상태인 현재 우리로 보면 고등학생 2 학년 정도 되는 청소년이었지만 이반 뇌제는 매우 총명하고 험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잔인성과 더불어 냉철하고 현실적인 판단 능력도 같이 겸비하고 있었다. 



 9. 훌륭한 이반의 통치 


 이반 뇌제의 통치 전반기는 훌륭한 이반에 의한 통치라고 불릴 만큼 모범적인 통치기였다. 하지만 이반 뇌제 혼자서 모든 통치를 할 수는 없었다. 과거나 지금이나 뛰어난 지도자란 유능한 인재들을 사방에서 모으고 그들이 자신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법이다. 이반 뇌제 역시 러시아의 통치를 위해서 새로운 인재와 새로운 군대, 그리고 새로운 법률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이반 뇌제는 러시아 정교회의 수좌대주교인 마카리우스, 궁정 관리인 아다셰프 등 인재를 모아 우선 특선 평의회 (Izbrannaia rada) 라는 자문 기구를 만들었다. 이들은 이반 뇌제 치세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반 3 세와 바실리 3 세 시대까지 러시아는 영토를 크게 확장해서 러시아 모으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과 법률이 필요했다.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와 참여도 필요했다.


 이반 뇌제는 1549 년 젬스키 소보르 (Zemsky Sobor  зе́мский собо́  모든 땅의 의견을 모은다는 의미) 라는 일종의 서구의 신분제 의회 비슷한 모임을 소집했다. 이 모임의 전신은 1471 년 이반 3세가 노브고르드 원정을 앞두고 이반 3 세가 모스크바 국의 각개 각층을 모았던 것이라고 보지만 아무튼 젬스키 소보르를 체계화 시킨 것은 이반 뇌제였다. 이미 모스크바 국에는 보야르 두마라는 귀족들의 협의체가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체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대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젬스키 소보르에는 적어도 3 개의 계층이 참여했는데 귀족과 고위 관료들 (보야르 두마의 인적 구성을 포함한다) 이 하나의 집단을 이루었으며 그외에 정교회의 성직자가 또 다른 계층을 이루었다. 그리고 3 계급으로써 상인들과 도시민들이 참여했다. 예외적인 경우이지만 1613 년 같은 경우 (이 때 미하일 로마노프가 새로운 차르로 선출되었다) 농민들도 독립 계급으로 참여한 바가 있었다. 이런 예외를 제외한다면 인적 구성에서 젬스키 소보르는 일종의 삼부회 (Estates Generals) 와 비슷한 기관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세르게이 이바노프의  젬스키 소보르. 현대적인 의회 보다는 삼부회 같은 신분제 의회였으나 의회의 전신으로 볼 수 있는 조직이다. 이러한 제도가 서구 뿐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존재했다.  public domain ) 


 젬스키 소보르는 마치 의회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지만 그 의사 결정 방법은 현재의 의회와 달랐다. 이 회의에서 중요한 안건들이 결정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실제로는 이반 뇌제가 결정한 사안을 승인하고 각 계급들에게 설득하는 자리가 되는 경우가 흔했다. 이 신분제 의회의 표결은 주로 개인이 아니라 삼부회처럼 신분별로 이루어졌다. 


 오늘날 학자들은 두마와 마찬가지로 젬스키 소보르가 차르의 권력을 제한할 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동의는 종종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를 테면 미하일 1 세의 시절에는 젬스키 소보르의 동의 없이는 보조금이 새로 징수되는 일이 거의 없었다. 또 동란의 시기에는 차르의 선발 역시 젬스키 소보르를 통해 이루어졌다. 젬스키 소보르는 차르에 의해 비정기적으로 소환되어 차르의 의지를 신민들에게 전달하거나 혹은 러시아 국민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 (이라고 해도 실제로 가장 많은 인구를 차지하는 농민은 제외되었다) 을 통과시키던 기구였다. 


 1549 년 젬스키 소보르에서 이반 뇌제는 새롭게 만들고 있던 법전의 동의를 구하고 지방 행정 조직 개편을 통과시켰다. 동시에 러시아 전역에서 대표들을 선발해 그들로 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므로써 전 러시아의 차르로써 필요한 정보와 의견을 듣기도 했다.


 그 다음해인 1550 년에는 새로운 법전인 수데브닉 (Sudebnik  Судебник ) 이 반포되어 러시아의 법과 사회가 보다 체계를 갖추게 된다. 수데브닉에는 농민 및 영주들의 권리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더불어 조세 방식, 대표를 선출하는 방법들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시스템은 러시아를 보다 중앙 집권적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러시아가 공국들의 모임이 아닌 하나의 국가로 통합 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이반 뇌제 시절에 반포된 법률이 매우 중앙 집권적이고 전제적인 권력을 강조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의외로 민주적인 요소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 보면 놀랍기도 하다. 이 법안에는 지방 행정에 일반인들을 참여시켜 권력 독단과 부정 부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 구절이 있다. 심지어 지방민들은 자신의 지사를 탄핵할 수도 있었으며 일정한 액수의 세금을 내는 지역은 지방에서 관리를 선출할 수 있는 권리까지 부여했다. 물론 이를 통해 지사의 권력을 제한하고 세금을 더 효과적으로 거두려는 의도가 있었다. 



(1550 년에 반포된 수데브닉  public domain   ) 


 한편 당시 러시아에서는 종교의 힘이 매우 막강했다. 러시아 정교회는 차르 못지 않은 힘과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1551 년 러시아 정교회는 100 개 조항 협의회 (Stoglav, Stoglavnyi sobor) 라는 교회 협의회를 만들고 각지에 퍼져 있는 교회조직을 정비했다. 이는 교회의 역할과 위상을 정하고 교회에 대해서 차르가 영향력을 행사하게 만들었다. 


 또 이반 뇌제의 명령에 따라 1553 년에는 러시아 최초의 출판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스크바 인쇄소 (Moscow Print Yard  Московский Печатный двор  ) 가 만들어진다. 이후 전쟁등으로 전소되기도 했지만 수많은 서적을 인쇄한 것은 물론 18 세기 초에는 러시아 최초의 신문인 베도모스티 (Vedomosti) 을 창간하는 등 러시아 문화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1550 년대에 행해진 러시아 개혁 조치 중 한가지는 바로 군대 개혁이었다. 특히 스트렐치 (Streltsy  Стрельцы́  사수라는 의미. 소총병으로 번역되기도 함 ) 라는 상비군이 창설되어 1552 년 카잔 포위전에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다. 또 군대에 포병 및 공병 조직이 추가된다. 



(스트렐치의 모습. 이들은 소총을 주무기로 삼았지만 당시 소총의 느린 장전 시간 때문에 근접전 무기 역시 같이 소지했다.  19 세기 삽화.  public domain   )    


 군대의 개편과 전쟁에 대해서는 다음 부터 자세히 다룰 테지만 사실 러시아는 끊임없는 전쟁상태였다. 러시아의 넓은 국경선 밖에는 러시아를 만만한 약탈 상대로 생각하는 여러 타타르 한국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들과의 전쟁은 불가피했다. 또 북서쪽의 리보니아 기사단 및 서쪽의 대국 폴란드 - 리투아니아 역시 러시아와 공존할 수 없는 상대로 생각되었다. 결국 이반 뇌제의 치세는 원하든 원치 않든 간에 끊임 없는 전쟁 상태에 놓일 수 밖에 없었다. 다음 이야기는 바로 이 전쟁 이야기다. 


다음에 계속 : http://blog.naver.com/jjy0501/100175744249


(참고 : 역사 관련 포스트만 모아서 보는 방법은 아래 고든의 역사 이야기를 클릭하면 됩니다)           



2012년 12월 29일 토요일

공약 예산 - 재원은 어디서 ?




 사실 저는 개인적으로 보면 정치적으로는 회의적인 무당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된 이유는 특히 선거 때만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깊이 생각해 본 것 같지 않은 선거 공약과 비현실적 재원 마련 계획 때문인데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공약 보고 투표하란 이야기는 투표하지 말란 이야기나 다름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또 그렇게 타당성 조사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내건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는 경우도 보기 드물었고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게 한국 정치의 어쩔 수 없는 수준인 걸 생각하면 답답하기도 하고, 그 나라 정치 수준은 그 나라 국민 수준을 못 넘는다는 이야기를 생각하면 남 탓을 하기 앞서 스스로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대선에도 어김없이 실현 가능성이나 재원 마련 방법을 깊게 생각하지 않은 듯한 공약들이 남발되었는데 특히 복지 예산이 화두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주요 후보들이 필요한 재원 (財源 ) 을 다 마련하기는 아무래도 힘들어 보이는 공약들을 들고 나왔는데 아마 이전 선거에서도 그랬듯이 일부 공약은 선거와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을 것이고 - 아마 상당수 유권자들도 이게 다 지켜진다고 믿은 사람들을 별로 없을 듯 합니다 - 일부는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보면서 시행할 것입니다. 100% 약속 안지키기는 아무래도 여론의 압박이 있을 테니 말이죠.


 물론 공약 가운데는 검찰 개혁 처럼 돈이 많이 들지 않는 공약들도 존재하는 만큼 돈이 없다고 공약이 다 지켜지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경우는 현실적인 반발을 어떻게 해결하는 지가 문제가 되겠죠. 다만 여기서는 다룰 내용이 아니고 제목 처럼 소요 재원 추정에 대한 타당성과 재원 마련 방안의 타당성에 대한 내용을 여기서 다룰 것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면 일단 박근혜 당선자의 공약집 (http://www.park2013.com/policy/eyepledge_1.html  에서 다운 가능) 을 보면 대략 400 페이지가 좀 안되는 중앙 공약집과 100 페이지가 좀 안되는 시도 공약집이 있고 기타 세부적인 공약에 대한 내용을 그 아래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하려는 이야기는 사실 돈이 많이 드는 각종 복지 공약이 타당성이 있느냐는 이야긴데 사실 시기적으로 보면 이런 이야기는 선거일 전에 대선 기간 중 하는 게 맞겠죠. TV 토론회를 통해서나 언론을 통해서 공약의 타당성이 심도 있게 논의 된 것 같지는 않았고 결국 이번 선거 역시 이미지 선거였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선거법 위반등의 우려등이 있을 수 있고 아무래도 이상한 댓글들이 많이 달릴 것으로 예상되어 시기를 선거 뒤로 미뤘습니다. 또 실제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하는지 좀 지켜본 후 포스트를 작성한 부분도 있죠. 


 사실 공약집을 한번이라도 훑어본 분들은 아주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양대 후보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 공약집이 꽤 긴데다 읽다보면 좋은 이야기만 잔뜩 써놓은 것 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아마 소요 재원 예상과 재원 조달 계획까지 보신 분은 더 적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박근혜 당선자 공약 소요 재원 결론 부분) 


 긴 공약집에 비해서 소요 재원에 대한 부분은 6 페이지 수준이고 그것도 각 사업에 대한 추정 재원에 대한 설명만 있고 어떻게 그런 추정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원 조달 계획 부분은 단지 2 페이지에 불과해 공약집 전체 크기에 비해 매우 초라하기까지 합니다. 





 


 위에 보이는 것이 재원 조달 계획의 일부가 아니라 전부 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계획은 시작 년도인 2013 년 부터 실현이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한가지 오해를 덜기 위해 설명드리면 사실 문재인 후보 공약집도 그 구성에서는 비슷합니다. 즉 좋은 이야기가 잔뜩 써진 후 아주 빈약하게 소요 재원 추정과 조달 방식이 설명되어 있습니다. 더구나 공약 이행에 따른 추가 소요 재원이 연평균 38.5 조원에 달해서 사실 박근혜 후보 공약보다 재정적인 측면에서 훨씬 달성이 어려워 보입니다. 즉 이 글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비난하는 내용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비극이라면 양대 유력 후보의 공약 모두가 실현 가능성에서 의문스럽다는 점이겠죠. 공약 타당성을 기준으로 투표를 하려면 사실 표를 던질 후보도 없는 현실인데 그래도 결국 저도 투표는 했습니다. 투표 마저 안하는 것 보다는 낫기 때문이죠. 

참고로 문재인 후보 공약집은 http://www.moonjaein.com/hongbo_news/731222   )  


 아무튼 2013 년 예산안을 마련해야 되는 시점에서 이런 현실성 문제는 결국 선거 공약을 압도한 모습입니다. 여야가 12 월 28 일 잠정 합의한 예산안에는 총선 공약 이행을 위한 1.6 조원이 상당 부분은 반영되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0-5 세 무상 보육을 위한 예산 증액 1 조원,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에 1800 억원등이 주요 예산 반영 사업이었고 기타  사병 월급 인상, 참전용사 명예수당 추가 인상, 청장년ㆍ어르신ㆍ여성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의 예산도 반영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예산 증액은 당초 대선 공약 내용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본래 2013 년 계획대로라면 기존 예산에서 재정 지출을 4.9 조원이 줄이고 세수를 5.4 조원 늘려야 하지만 실제로는 2 조원이 채 안되는 재원 조달을 위해서 지역 사회 간접 자본 (SOC) 예산 3 조원 가운데 1.5 조원을 삭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SOC 는 일시적으로 줄일 수는 있겠지만 계속 줄일 수는 없고 언젠가는 다시 투자를 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이런 식으로 예산을 항시적으로 확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도로, 철도, 공항, 항만, 기타 사회 간접 자본없이 살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또 실제 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도 0-5 세 무상 보육을 위해 국고에서 7000 억원 정도 지원하고 나머지 액수는 지방 자체제에서 마련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으나 실제로는 지자체들이 돈이 없는 상황이라 결국 국고에서 1 조원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정도 예산으로 진짜 필요 경비를 다 충당이 가능한 것인지도 조금 의심스럽습니다. 올해도 무상 보육 한다고 했다가 결국 예산이 없어 1 년도 안되 이를 철회하네 마네 하는 해프닝성 사건이 있었죠.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공약에 필요한 소요 예산 조달 방법에 대해 사전에 면밀한 계획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주먹 구구식으로 예산 조달 방법과 규모를 대충 산정했다는 아주 평범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실제 예산 편성과정에서는 본래 추정했던 것 보다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으며 재원 조달은 여기에 턱없이 미치치 못할 것이라는 것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재원 조달도 당장 급한데로 SOC 투자를 축소해서 달성했던 것인데 이것이 과연 매년 할 수 있는 일인지 의문스럽고 (언젠가 미래에 해야할 일이 될 수도 있고 미래에 같은 일을 하려면 사실 물가가 오르는 만큼 비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재원 조달 방식도 과연 가능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소득 종합 과세 기준을 4000 만원 초과에서 2000 만원 초과로 강화하는 재원 조달 방식은 매년 6000 억원 정도를 추가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공약집에서 예상했지만 실제 적용은 2013 년 소득부터 (즉 2014 년 신고) 이며 그 액수 역시 5만명에서 19 만명으로 과세 대상이 확대되도 세수 증대 효과는 3000 억원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즉 재원 조달 방식도 공약집과는 아주 다르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나마 여야가 합의해서 타결한 조항이 이런 상황입니다. 


 박 당선인은 일괄적으로 국가 예산을 삭감해서 무려 5 년간 71 조원이란 예산을 만든다는 복안이지만 사실 그런 수준의 대규모 긴축이 가능한 것인지 매우 궁금한 일입니다. 갑자기  예산이 줄어들면 여기저기서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고 - 예를 들어 앞서 예를 든 SOC 투자가 그 사례. 과연 사회 간접 자본 투자 없이도 경제 성장과 국가 기반 유지가 가능할 것인지 ? - 실제로는 그만큼 예산을 삭감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여기에다 실제적인 법인세나 부가 가치세 등 간접세 증세 없이, 그리고 소득세의 증세도 거의 없이 탈세로 새는 세금을 막아서 대규모 증세를 이룬다는 것이 정말 가능한 일인지도 매우 의심됩니다. 공약과는 별개의 문제로 탈루되는 세금은 당연히 막아야 하는 것이지만 저는 그렇게 쉽게 세금을 늘릴 수 있는데 왜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지를 반문하고 싶습니다. 새는 세금을 막는 일이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만 이렇게 의문을 품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예를 들어 잡히지 않은 범죄자가 있다면 당연히 경찰에서는 검거율을 높이려고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겠죠. 하지만 이것이 100% 효과를 내서 앞으로 범죄자 검거율이 예상 만큼 높아질 것으로 보고 신규 경찰 인력 채용을 줄이는 등 미래 정책을 설정한다면 어떨까요. 그럴지 아닐지도 모르는 일인데 사실 그건 우리 속담으로 김칫국부터 먼저 마시는 일이 되겠죠. 


 세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히 새는 세금을 막고 공정한 조세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하지만 이를 통해서 세금이 오를 것을 100% 확신하고 미리 예산을 짜고 공약을 세운다면 이는 어불 성설입니다. 지하 경제를 줄이고 실제 탈세를 줄이고 난 이후 이를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더구나 박 당선자가 어떤 방식으로 탈세를 막고 새는 세금을 줄일 수 있을 것인지 현재까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았고 제가 지지했던 후보는 아니라고 해도 일단 박근혜 당선인이 당선된 만큼 어찌되었든 잘 해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이 부분은 일단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서 당연히 바라는 기대가 되겠죠. 하지만 솔직히 지금 되가는 모양세나 혹은 현실 문제를 고려했을 때 상당수의 공약 (公約 - 공정할 공, 맺을 약 ) 은 역시 선거가 끝난 후 공약 (空約 - 빌공에 맺을 약, 즉 빈 약속) 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그건 우리 나라 선거의 특징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즉 누구 한사람 비난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마 공약 중 일부는 어떻게든 추진하겠지만 전부 추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무리하게 추진하려다 보면 부작용이 더 크겠죠. 물론 사실 공약 가운데는 돈이 들지 않는 형태의 공약도 상당수 들어가기 때문에 그래도 나중에 발표되는 공약 달성률은 그렇게 낮지 않을 것으로 지금부터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집권당은 여기에 대해 자화자찬하는 모습이 벌써 부터 눈에 그려지네요.    


 한편 이와는 별개로 또 한가지 우려되는 일은 공약 재원 마련은 물론이고 예상 보다 걷히지 않는 세금을 보전하기 위해 - 사실 현재 경제 성장률이 정부 예상 보다 낮아지면서 새로운 공약 재원 마련이 문제가 아니라 본래 마련하려고 했던 세수도 확보 못해서 비상이 걸린 상태입니다 -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일입니다.


 이번에는 추가 국채 발행이 9000 억원 정도로 기존의 발행 정도에 비교해서 큰 액수는 아니지만 결국 이 9000 억원에 대해서 나중에 국민들이 원금 + 이자까지 갚아 나가야 합니다. 지금 세금 안내고 사업하니까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세상에 결국 꽁자 점심은 없게 마련이고 선심은 정치인이 쓰면 결국 돈은 국민이 내게 되어 있는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입니다.  


 글이 길어져서 일단 줄이기로 하고 나중에 이 주제와 연관해서 아마 몇가지 포스트를 더 작성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시간이 있다면 말이죠. 그 중 하나는 아마 외국도 마찬가지 아니냐는 내용에 대한 반론이 될 듯 합니다. 



 참고  










우주 이야기 134 - 우주 최초의 별을 찾아서




 천문학자들은 멀리 떨어진 별을 관측하므로써 과거의 모습도 같이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빛이 지구까지 당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죠. 하지만 무한히 먼 과거까지는 볼 수가 없습니다. 우주의 나이와 팽창 정도를 고려할 때 우리가 찾아낸 최초의 천체들은 대략 빅뱅 직후 7 억년 정도 후의 모습입니다. 물론 130 억 광년 (빛이 통과한 시간이 130 억년) 정도 된 별을 관측하기는 불가능하고 대개는 퀘이사나 밝은 은하가 관측 대상입니다.  


 과학자들이 먼 과거의 별을 관측하려고 하는 이유는 초기 별들의 진화를 연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초기의 별들은 사실상 수소와 헬륨으로만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며 (종족 III, population III 혹은 metal free star 들이며 극소량의 lithium - 7  등 이 존재할 수 있음) 이들 중 거대한 질량을 가지고 있는 별들은 곧 초신성으로 일생을 마친 뒤 다른 종족 I , II 의 별들에 무거운 원소들을 공급했을 것입니다.  




( 빅뱅 이후 4 억년 후에 최초로 생겼을 것으로 보는 우주 최초의 별들의 컨셉 아트  Source NASA/WMAP Science Team ) 



 ( 빅뱅 직후 우주의 역사에 대한 간략한 컨셉 아트   Source  : NASA  )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우주 초기 별들을 연구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은하도 희마한 점으로 보이는 거리이기 때문에 사실 별 하나를 관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최근 MIT, Caltech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 ),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의 연구자들은 합동으로 적색편이 (z) 가  z = 7.04 에 해당되는 퀘이사에서 주변 가스의 스펙트럼 분석에 성공했습니다. 퀘이사는 매우 밝은 천체로 아주 먼 거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우주의 모습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 퀘이사는 대략 우주나이의 5.6% 혹은 7억 7200 만년 정도 된 것으로 보입니다. 스펙트럼 분석 결과 이 퀘이사 중심과 그 주변 가스에는 금속 (천문학에서 말하는 금속은 수소와 헬륨 보다 더 무거운 원소) 성분이 매우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퀘이사는 은하 중심의 매우 활동적인 초 거대질량 블랙홀이 그 정체인데 이 퀘이사의 중심에는 태양과 비교시 금속 성분이 1/10000 수준에 불과했으며 주변에 옅게 분포한 가스를 감안해도 1/1000 수준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아마 초기의 우주의 성분들을 생각하면 무거운 원소가 없기 때문에 지구 같은 행성이나 혹은 생명체가 탄생할 수 없는 환경이었겠죠. 그러나 초기에 생겨난 무거운 별들이 초신성 폭발을 하면서 리튬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공급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 퀘이사는 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아마도 이 퀘이사를 품은 은하의 별들은 사실상 순도 높은 수송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현재 기술로 이들을 직접 관측하고 스펙트럼 분석을 통해 성분을 알기는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퀘이사의 랜더링 이미지. 중앙의 거대 블랙홀에서 제트가 뿜어져 나오는 그림  An artist's rendering of the quasar 3C 279. (Credit: 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 


 향후 관측 기술이 향상됨에 따라 아마도 이와 같은 초기 우주의 상태를 알 수 있는 결과들은 더 많이 알려지겠죠. 언젠가 지금까지 직접 관찰된 바가 없는 종족 III 의 별도 관측될 날이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자들은 종족 III 의 별들이 아주 무거운 초 거대 질량 별들을 포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쩌면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는 초거대 질량 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를 직접 관찰할 만큼 관측 기술이 발전하려면 상당히 미래의 일이 될 것 같지만 말이죠.  


 본문에 언급한 퀘이사에 대한 내용은 Nature 에 기재되었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Robert A. Simcoe, Peter W. Sullivan, Kathy L. Cooksey, Melodie M. Kao, Michael S. Matejek, Adam J. Burgasser. Extremely metal-poor gas at a redshift of 7Nature, 2012; 492 (7427): 79 DOI: 10.1038/nature1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