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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거론되는 그리스 유로존 탈퇴설




 그리스 5월 총선에서 불거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그리스의 디폴트 및 유로존 탈퇴설을 다시 부상시키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전 말씀드린 것처럼 그리스 5월 선거 결과는 극단적인 우파 및 좌파 정당을 포함한 다양한 군소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입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7894889 참고)


 현재 어느 정당도 과반이 안되는 가운데 서로 성향이 제각각인 정당들이 난립하는 바람에 제 1당인 신민당 (300 석 중 108 석 차지) 2당인 급진 좌파 연합 (52석) 3당인 사회당 (41석) 모두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상태로 결국 15일까지도 정부 구성에 실패해 다음달 (6월) 에 새로 총선을 치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의 여론 조사에서는 공식적으로 긴축 정책 반대와 구제 금융 재협상을 요구하는 급진 좌파 연합 (시리자) 가 28% 정도로 가장 앞서 있어 결국 급진 좌파 연합이 제 1 당이 될 가능성도 있지만 결국 과반은 넘지 못할 것이며 중도 좌파 및 중도 우파 성향의 사회당 및 신민당은 재협상 반대이기 때문에 그리스 정국은 다시 총선이 치뤄진다고 해도 역시나 앞날을 알 수 없는 상태입니다. 


 아무튼 그리스의 정치적 혼란은 그리스가 결국 구제 금융의 전제 조건인 긴축 정책을 예정대로 끌고 나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또 그리스가 결국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혹은 유로존을 탈퇴할 것이라는 주장 - 사실 이 두가지가 동시에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 을 했던 사람들은 다시 그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폴 크루그만 프린스턴대 교수는 NYT 의 개인블로그에 그리스의 6월 유로존 탈퇴설을 언급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사실 유력한 경제학자들은 계속해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거론했으며 현재 시점에서는 심지어 ECB 는 물론 유럽 경제계의 고위 관료들 조차 그 가능성을 더는 금기시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여러가지 이유로 가능하면 일어나지 않아야할 시나리오라는 의견도 계속 대두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반대 의견의 근거는 그리스가 비록 유로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에 불과하지만 그리스가 진짜 탈퇴할 경우 나머지 95% 에 미치는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일단 그리스 내부적으로 볼 때 최근 다시 유로존 탈퇴설이 불거지면서 그리스 내부에서 세금 납부를 뒤로 미루거나 유로화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는 결국 지출 감소와 뱅크런으로 이어저 빈사 상태인 그리스 경제를 사실상 사망 상태로 이끌고 갈 위험이 존재합니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가 현실이 될 경우 그 다음 타자로 예상되는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에서도 역시 같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 이유는 자국화폐로 복귀할 경우 해당 화폐의 가치 추락은 불을 보듯 뻔하므로 각 경제 주체들이 가치가 유지되는 유로화 같은 화폐를 최대한 확보하려 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들 취약 국가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유로존내 안전권인 독일등으로 대거 자금을 이동시킬 것이므로 남유럽 취약 국가들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갑자기 소비와 지출이 감소해 경제에 치명상을 입을 지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유로화의 가치 하락 및 상대적으로 달러화의 강세 또한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것이 유로존 국가들이 인구 1천만명에 불과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를 막기 위해 지금까지 엄청난 비용을 부담해온 이유입니다. 따라서 유로존 각국 정부가 그리스를 구제하기 위해 1차 구제 금융 때 1100 억 유로, 2차 구제 금융 때 1300 유로 규모의 지원을 한 데다 민간 채권단들도 추가적으로 50% 이상 헤어컷에 동의하므로써 엄청난 수준의 손실을 감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엄청난 희생에도 그리스가 유로존에 잔류할 수 있을지 비관적인 상황이 나오자 이번달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 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할 수 는 없다' 고 언급했고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 총재 역시 '그리스가 재정 긴축을 이행하지 않으면 그리스에 시간을 더 주거나 혹은 유로존에서 이탈하도록 하는 등 적절한 조정을 해야 한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유로존은 물론이고 세계 경제에 미칠 엄청난 악영향에 모두가 심각하게 우려하는 만큼 이번에도 그리스를 유로존에 잡아두기 위한 조치가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합니다. 최근에 행해진 그리스내 여론 조사에서도 그리스 국민들의 다수는 아직 유로존 잔류를 희망하고 있으며 긴축 정책을 지지하는 여론도 50% 를 넘고 있어 모든 것을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여기에 한가지 제 생각을 더 추가해 본다면 지나친 긴축이 수요의 급격한 축소를 가져와 오히려 그리스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을 더 수렁으로 몰고 있다는 의견이 거세지면서 일정부분 인플레를 허용하고 긴축을 완화하는 수정안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게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아무튼 그리스 정부는 현재 유동성이 심각하게 부족해 (한마디로 현금이 없어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하면 6-7월에는 진짜로 지불이 불가능한 상황인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미 GDP 대 국가 부채가 160% 수준에 이르러 기존의 합의한이 이행되지 못하면 원금은 물론 이자도 상환할 수 없습니다. 


(그리스의 GDP 대 공공 부채 (public debt) 와 유로존 평균 . 2012 년 이후는 추정 2011-2016 data: http://ey-charts.living-digital.com/view-chart?key=19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Greece_public_debt_1999-2010.svg  )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사실 그 다음 타자가 될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 (그리고 심지어 이탈리아까지) 등 더 많은 국가를 생각할 때 불확실성의 종료가 아닌 혼돈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급적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희망해 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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