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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112 - 야르콥스키 효과 (Yarkovsky effect) 가 관측된 1999 RQ36




 이전 소행성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있지만 태양 주변을 공전하는 소행성에는 야르콥스키 효과 (Yarkovsky effect.  이전에 야코브스키 효과라고 했는데 야르콥스키 효과가 올바른 한글 표기로 보입니다.) 가 이론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 효과는 한마디로 말해서 태양으로 부터 받는 에너지와 방출하는 에너지가 천체가 자전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생깁니다. 






(1. 소행성에서 복사되는 에너지 ( Radiation from asteroid's surface )
 2. 자전하는 소행성
 3. 소행성의 궤도
 4. 태양에서 복사 되는 에너지 
  
  Original uploader was Graevemoore at en.wikipedia   CC-BY-SA-2.5,2.0,1.0; Released under the GNU Free Documentation License. )


 위 의 그림에서 보듯이 소행성은 스스로 자전합니다. 그러면 태양에너지를 받는 부위 (낮인 지역) 와 받지 않는 부위 (밤인 지역) 의 표면 온도차이가 발생하고 이에 의해 표면에서 복사되는 에너지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이 에너지는 아주 미세하지만 오랜시간 누적되면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효과는 큰 소행성에서는 워낙 미미한 효과지만 표면적에 비해 질량이 적은 소행성에서는 의미있는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 야르콥스키 효과를 관측한 소행성은 6489 Golevka 로 0.6 X 1.4 km 크기의 아폴로 (Apollo) 소행성이며 질량은 2.1 억톤 정도입니다. 이 소행성을 1991 년부터 2003 년 까지 12 년간 관찰한 결과 중력으로 인한 궤도 변화에서 15 km 정도 궤도가 어긋나는 것을 발견하고 이것이 야르콥스키 효과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 소행성에 가해지는 야르콥스키 가속력은 0.25 N 에 불과한 정도로 작으며 이는 10−10 m/s² 에 지나지 않을 만큼 작은 가속도이지만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힘을 가해서 결국 궤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를 상쇄할 다른 힘이 없다면 말이죠. 



 이후 2011 년에 주목을 받은 소행성은 이전에 소행성 물질 채취 계획인 OSIRIS - REx ( Origins Spectral Interpretation Resource Identification Security Regolith Explorer ) 의 목표라고 소개드린바 있는(101955) 1999 RQ36  라는 아폴로 소행성입니다. 이 소행성은 지름 500 미터가 채 안되는 작은 소행성으로 질량은 6800 만톤 규모로 생각됩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8934495 참조) 



 이 소행성은 지구 충돌 가능성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으며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을 통해 지구에 근접한 1999년, 2005년, 2011 년 12 년에 걸처 자세한 궤도가 조사되었습니다. 아레시보 관측소 (Arecibo Observatory) 에서 측정할 수 있는 정밀도는 이 소행성이 3000 만 km 떨어진 위치에 있을 때 300 미터 정도의 오차정도로 정확합니다. 이는 뉴욕에서 LA 까지 거리를 재는데 2 인치 수준의 에러가 나는 정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으로 측정한 1999 RQ36 의 모습 This file is in the public domain because it was created by NASA.   )


  그 결과 지난 12 년간 이 소행성의 궤도가 중력으로 인한 효과만을 감안했을 때 보다 160 km 나 차이가 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소행성은 그 밀도가 물과 거의 비슷할 만큼 구성물질이 가볍기 때문에 미세한 힘을 발생시키는 야르콥스키 효과에 보다 잘 반응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레시보 관측소의 마이클 놀란 (Michael Nolan) 에 의하면 이 힘은 사실 최고 수준에서도 반온스 (약 14 그램) 에 불과한 수준이지만 다른 상쇄할 힘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한 방향으로 힘을 가해서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사실도 놀랍긴 하지만 더 주목할 만한 부분은 지구에 잠재적인 위험성을 가진 소행성의 미래 궤도를 추정할 때 이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하겠습니다.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소행성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트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153893096  ) 



 앞으로 이런 연구들이 종합되면 미래 소행성의 궤도를 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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