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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씨 2 도 상승 시나리오가 산호초를 지킬 수 있을까 ?




 최근 Katja Frieler (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 ) 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Nature Climate Change 에 기재한 최신 논문에서 지구 온난화가 현재 규제 목표치인 섭씨 2 도시 이내의 온도 상승만을 동반할 지라도 대부분의 산호초에 매우 심각한 악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지구의 평균 기온은 20세기 이후 평균 섭씨 0.74 도 정도 상승한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섭씨 2 도시 이내로 억제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은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 사실대로 말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지만 - 이번 연구는 그 수준이라고 할 지로도 현재의 산호초 생태계가 크게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산호는 수온에 민감한데 특히 수온이 상승할 경우 공생하는 조류가 산호에서 빠져나가서 색이 하얗게 변하는 백화현상 (혹은 산호 탈색 Coral bleaching) 이 일어나게 됩니다. 산호 자체는 동물이지만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조류 (algae) 가 그 안에서 공존하며 광합성을 통해 산호에 영양분을 공급해 줍니다. 이들은 산호 생태계의 1차 생산자로써 산호초 생태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생명체들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백화가 일어난 산호초.  http://en.wikipedia.org/wiki/File:Keppelbleaching.jpg  ) 


 이와 같은 산호 탈색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여러가지 이지만 그 중 상당 부분은 인간과 연관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다가 오염되거나 수온이 상승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이유라고 하겠습니다. 특히 수온 상승은 산호초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연구는 포츠담 및 캐나다의 브리티쉬 콜럼비아 대학, 그리고 호주의 멜버른 대학과 퀸즈 랜드 대학등의 다국적 연구자들에 의해 행해진 전 지구적 규모의 산호초 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이들은 2160 장소의 산호초가 받는 온도 스트레스를 19 가지 지구 기후 모델을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했습니다. 총 32000 년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하고 이를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와 접목 시킨 결과 연구자들은 위와 같은 결론을 얻어냈습니다. 


 실제로 1998 년 엘니뇨가 심각했던 시기에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세계 산호초의 16% 가 사라진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즉 실제 산호초가 수온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에 점차로 대기중 증가하는 CO2 레벨은 바다를 산성화시키고 있는데 이 역시 산호에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 연구의 연구자들은 인류가 산호초의 대부분을 보존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작다고 할 수 있으며 우리가 온실 가스 배출을 지금처럼 다음 10 년간 한다면 사실상 그 기회는 닫힐 것 같다고 우려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추가한다면 이미 산호의 백화현상이 대거 보고되는 등 산호초는 꽤 위기 상황에 놓인 게 사실입니다. 여기에 수온이 상승하고 해수 중 이산화탄소 수준이 증가함에 따라 생기는 바다의 산성화, 그리고 인간의 계속되는 바다 오염과 개발로 인해 현재의 산호초는 거의 대부분 파괴되는 운명을 피하기 쉽지 않을 듯 합니다. 


 그러나 지구의 역사에서 그러했듯이 산호 자체는 이 엄청난 대멸종의 시련을 이겨내고 언젠가는 다시 번성하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페름기말 대멸종이나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를 멸종시킨 K-T 이벤트 이후에도 그 점은 증명된 바 있죠. 산호는 캄브리아기 부터 지금까지 5 억년은 살아남은 강인한 생명체입니다. 문제는 인간이 이 대격변을 살아남을 수 있을 지 하는 의문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K. Frieler, M. Meinshausen, A. Golly, M. Mengel, K. Lebek, S. D. Donner, O. Hoegh-Guldberg. Limiting global warming to 2 °C is unlikely to save most coral reefs.Nature Climate Change, 2012; DOI:10.1038/NCLIMATE1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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