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119 - 달에 존재하는 물





 달에 존재하는 물은 이전부터 과학자들의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일단 이 물은 (대개 얼음의 형태) 수십억년 된 정보를 간직해서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미래 달 탐사 및 개척에 매우 중요한 자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달의 환경에서라면 표면에서 얼음은 장기간 보존이 불가능합니다. 낮에는 쉽게 증발해서 사라질 테고 달에는 태양풍에서 지켜줄 대기나 자기장이 없기에 달 표면에서 얼음의 존재를 찾는 다는 것은 언뜻 생각하기에 꽤 어리석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수나 빙하를 이루는 대신 뭔가 다른 방법으로 달에 얼음이 존재한다고 믿을 만한 증거는 분명 존재합니다.


 사실 이에 대한 연구는 20 세기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98 년에 발사된 나사의 Lunar Prospector 탐사선은 달의 양극지방에서 수소 분자가 상당히 존재한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네랄에 결합한 - OH  기 때문일 수도 있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다른 나사의 탐사선 클레맨타인 (Clementine) 은 달의 양극 지방을 상세히 탐사해 크레이터의 위치에 따른 영구적으로 태양 빛이 들지 않는 공간을 탐사했습니다. 



(클레멘타인 탐사선이 관측한 달의 남극, 여기에는 태양빛이 들어오는 각도가 낮기 때문에 영구적으로 태양빛이 들어오지 않는 크레이터 내부의 공간이 존재    Credit : NASA/JPL-Caltech  ) 


 이들 탐사선의 정보를 종합하면 달 표면에는 일단 아주 미세한 물 및 OH 기의 형태로 물이 미네랄과 결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양은 다 합친다고 해도 1-3 입방 킬로미터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비중으로 보면 10 - 1000 ppm 수준으로 달 표면에는 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영구적인 음지인 달의 극지방 크레이터에는 혜성 충돌의 잔재들일 얼음의 존재가 가능합니다. 


 이에 따라 21 세기에도 세계 각국의 탐사선이 달로 향했습니다. 2007 년 발사된 카구야 (Kaguya) 의 경우 달에서 물이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진 못했으나 중국의 창어 1호 (Chang'e 1) 는 달의 극지에 물이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한편 인도의 찬드라얀 - 1 (Chandrayaan - 1)  위성은 물의 존재가 의심되는 샤클레톤 크레이터 (Shackleton Crater  달의 남극에 위치) 에 프로브를 충돌시켜 여기서 물의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다만 그 양이 어느 정도인지는 확실치 않았습니다. 동시에 이 탐사선에는 나사에서 제작한 Moon Mineralogy Mapper 가 탑재되었는데 이 장치는 달 표면에서 수산화물 (hydroxide   -OH) 의 존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역시 양극지방에 물의 존재가 의심된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Moon Mineralogy Mapper (M3) 의 관측 결과. 푸른색이 수산화물의 존재가 높은 곳  Credit : ISRO/NASA/JPL-Caltech/Brown Univ./USGS )


 달의 얼음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발사된 LRO (Lunar Reconnaissnace Orbiter) / LACROSS 은 달의 카베우스 크레이터 (Cabeus crater. 역시 달의 남극에 있는 크레이터) 에 LACROSS 를 충돌시켰습니다. 이 내용은 이전에도 한번 다룬적이 있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87422009 참고  ) LACROSS 의 충돌 직후는 아니지만 그 이후 여기서      



(충돌하는 LACROSS    Source : NASA)


(충돌 후 사진  Source : NASA )


 크레이터에 충돌한 프로브는 내부 물질을 파편의 형태로 드러냈는데 이를 분석한 나사의 과학자들은 소량이긴 하지만 여기에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정확히 얼마만큼의 물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구 중에 있습니다. 아무튼 21 세기에 진행된 2 차례의 영구 음지의 크레이터 충돌 실험은 달의 크레이터에 분명 얼음이나 다른 형태로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정확한 물의 존재 및 분포의 확인을 위해서는 화성에서 그랬듯이 결국 탐사 로버가 가서 직접 관찰을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최근 카네기 멜론 대학과 Astrobotic 의 과학자들은 달의 극지방 탐사를 위한 로버 폴라리스 (Polaris) 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습니다. 이 로버는 태양 빛의 각도가 매우 낮은 극지 환경에 적응해 독특한 돛모양의 태양 전지를 탑재하고 달의 북극 지역을 탐사할 계획입니다. 발사는 현재 개발 중인 스페이스 X 의 팔콘 9 (Space X Falcon 9) 으로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폴라리스는 167 cm 높이에 213 cm 폭, 그리고 243 cm 의 길이를 가지고 있으며 무게는 대략 150 kg 정도입니다. 대개는 지표 바로 위가 아니라 약간 먼지나 흙에 덮혀있을 것으로 보이는 얼음의 존재를 찾기 위해 지표를 약간 드릴로 뚫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폴라리스는 다른 후보들을 물리치고 나사로 부터 자금을 지원받았으나 아직 확정된 모델은 아닙니다. 



(폴라리스의 랜더링 이미지 (Credit: Image courtesy of Astrobotic Technology Inc.) )


 한편 인도와 러시아는 2014 년에 찬드라얀 2 (Chandrayaan - 2) 탐사선에 착륙선과 로버를 탐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다만 얼음의 존재가 의심되는 지역에 투입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연구가 진행된다면 달에 있는 물의 존재가 더 확실해 질 것으로 추정됩니다. 언젠가는 실제 달에서 얼음이나 물 표본을 들고 지구로 귀환해서 더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 지거나 혹은 미래에 이 물을 자원으로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올 것입니다. 물론 지구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로켓의 연료 및 식수등으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그게 언제가 될지는 확실치 않겠죠.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