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20 - 포말하우트 b 되살리기




 이전 포스트에서 언급한바 있지만 지구에서 대략 25 광년 정도 떨어진 항성 포말하우트 ( Fomalhaut  : α PsA / α Piscis Austrini / Alpha Piscis Austrini 동아시아에서는 북락사문 北落師門 ) 는 주변에 외계 행성이 포말하우트 b (Fomalhuat b) 가 있냐 없냐를 가지고 현재 몇년재 과학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이전 포스트   http://blog.naver.com/jjy0501/100156068564 참조 )  


 이와 같은 논란이 지속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항성 주변에 잘 발달된 거대한 먼지 구름 고리 때문인데 이로 인해 이 고리에 근접한 행성을 확실하게 구별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 행성이 존재하는 경우 앞서 포스트에서 이야기 했듯이 양치기 행성의 가능성이 있어 더 흥미로운 내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포말 하우트 b 자체가 최초로 망원경에 포착된 외계 행성이라는 점도 그렇습니다. (아래 그림 설명 참조)


(2004 - 2006 년에 허블 우주 망원경에 관측된 포말하우트 b. 먼지 고리 (dust ring) 에 포말하우트 b 로 보이는 행성이 존재  Source : NASA )  


(이후 ALMA 를 통한 연구에서 이 먼지 고리가 흩어지지 않게 지켜주는 양치기 행성이 안쪽과 바깥쪽에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가 나왔음   Credit: Bill Saxton, NRAO/AUI/NSF  )

 포말하우트는 지구에서도 아주 밝게 보이는 1 등급 별로 질량은 태양의 2.1 배 수준의 약간 큰 별입니다 . 수명은 2 억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호대신 오래전부터 고유명사로 불리고 있는 친숙한 별인 포말하우트는 현대에 들어서 정밀한 관측을 통해 매우 흥미로운 거대 먼지 고리를 가지고 있는 항성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고리는 133 AU 라는 꽤 먼거리 (즉 지금 명왕성- 태양 거리의 3배 이상) 에 존재하는데 그 폭은 대략 25 AU 정도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먼거리에 있는 고리 치고는 너무 경계가 깔끔한데다 고리 자체도 아주 잘 유지되어 있어 이것이 숨어 있는 행성에 의한 것이 아닌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즉 일종의 양치기 위성들이 토성등의 고리를 지켜주는 것 처럼 중력의 작용으로 외계 행성들이 이 고리의 모양을 유지시킨다는 설명입니다.  


 2004 년 및 2006 년 당시 관측에서는 실제 외계 행성으로 의심되는 작은 점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 이미지가 처음으로 얻어진 외계 행성이던 포말하우트 b 는 이후 관측에서는 다시 발견되지 않아 그 존재 여부가 도마위에 오르게 됩니다. 다시 ALMA 를 통한 고리 관측에서는 이론적으로 양치기 행성이 마치 태양계의 양치기 위성 처럼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그 경우 포말하우트 b 의 크기는 당초 예상처럼 목성만한 질량이 아니라 화성에서 지구 질량의 수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생각된다고 합니다.  


 포말하우트 b 가 실제 존재하는 경우 그 거리는 모성에서 평균 115 AU 정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사실 이 정도 거리에 있는 지구형 행성이라면 현재 태양계에 있어도 우리가 모를 수 있겠죠. 이 경우에 처음에 관측이 성공했다는 것도 다소 의문스럽긴 합니다. 더구나 이 행성은 아주 거대한 고리 옆에 존재해서 더 알기 힘들 수 있죠.  


(먼지 고리에 가까이 존재하는 포말하우트 b 의 상상도. 여기에서는 먼지고리에 매우 근접하게 그렸지만 실제로는 다소 떨어져서 존재   Source : NASA )


 나사의 고다드 우주 비행 연구소의 천문학자  Thayne Currie 와 그의 동료들은 이전 데이터들을 다시 분석해서 과거 허블 우주 망원경이 먼지 구름이 아니라 포말하우트 b 가 맞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나사는 back from the dead 라는 약간 코믹한 영상으로 포말하우트 b 를 무덤에서 되살렸다고 소개했습니다. ( http://www.nasa.gov/mission_pages/hubble/science/fomalhaut-exo.html )


 물론 실제로 이 행성이 존재하는지 결국 더 고성능의 망원경으로 이를 관측해서 데이터를 분석해야 결론이 내려질 수 있을 듯 합니다. 새로 발사되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을 비롯 ALMA 의 추가 관측, 그리고 지상에서 건설중인 새로운 망원경들이 완성되어 보다 정밀한 관측이 이루어지면 어느 정도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