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정 미세화와 SSD 의 수명 문제





(인텔과 마이크론 (IMFT) 에서 만든 25 nm NAND)


 현재의 SSD 의 대세는 낸드 플래쉬  (NAND flash) 메모리 입니다. 낸드 플래쉬 메모리는 여러가지 좋은 특징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한가지 중대한 단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HDD 나 자기 테이프에서는 가능한 덮어쓰기 (Overwrite) 가 불가능하며 반드시 이전 내용을 지운 후 새로 기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단점이냐면 지울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죠. 이는 다시 말해서 쓰기 (Write) 횟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HDD 와는 달리 낸드 플래쉬 기반 SSD 는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다보면 결국 더 이상 지우고 쓰기가 안되어 수명이 끝나게 됩니다. 따라서 SSD 에는 가급적 파일을 새로 쓰고 지우기를 하지 말아야 하죠. 다만 미세하지 않은 공정의 낸드 플래쉬는 쓰기 가능 횟수가 5 - 10 만번에 달할 만큼 많기 때문에 솔직히 이 문제를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보다 다른 이유로 못쓰게 되는 일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죠. 일반 사용자가 쓰기 횟수 제한 까지 도달하는 데는 사용자마다 환경의 차이를 고려해도 사실 10 년 이상 걸립니다. 


 하지만 공정이 미세화 될 수록 쓰기 가능 횟수는 수천번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최근 20 nm 공정의 NAND 를 사용한 SSD 들이 등장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등장했는데 사용자가 SSD 에 새로운 파일을 계속 쓸 경우 (어차피 새로 쓰기 위해서는 이전 파일을 지워야 하므로 동일한 이야기) 얼마나 빨리 SSD 가 수명을 다할 것인가에 대한 내용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탐스 하드웨어는 인텔의 20 nm NAND 를 이용한 SSD 335 를 리뷰 하면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25 nm flash 에 비해 20 nm flash 메모리는 30% 에 불과한 수명 (endurance) 를 가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탐스 하드웨어의 추정에 의하면 인텔의 25 nm NAND flash 는 약 5000 회 정도의 P/E cycle (program - erase cycle : 즉 지울 수 있는 횟수) 을 가지고 있는 반면 20 nm NAND flash 는 대략 1500 회에 불과한 P/E cycle 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따라서 실제로 320 GB 의 용량을 지난 인텔의 SSD 320 300 GB 제품은 media wear-out indicator (MWI : 메모리가 닳은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 수치) 가 1% 에 도달하려면 16.38 TB 의 데이터를 써야 하지만 실제 256 GB 용량의 SSD 335 240 GB 제품의 경우에는 3.6 TB 만 사용해도 MWI 1% 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수명은 용량과도 관계가 있는데 일반적인 헤비 유저가 하루 7 - 10 GB 를 쓰기에 할당한다고 생각할 경우 60 GB 같은 작은 용량은 금방 쓰기 한계에 도달하지만 240 GB 같은 비교적 여유 있는 용량이라면 쓰기 한계에 도달하는 시간이 용량의 차이만큼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SSD 벤더들은 점점 대용량의 제품을 출시하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여기에 아예 출시 당시에 실제 표기 용량 보다 더 많은 용량을 탑재해서 쓰면서 용량이 줄어드는 문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20 nm NAND flash 사용자라 할 지라도 하루 10 GB 정도 쓰는 헤비 유저 (대부분 OS 만 설치해서는 그렇게 쓰긴 힘듭니다) 까지 3 년이란 보증 기간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으로 탐스 하드웨어는 결론 내렸습니다.


 이론적으로는 그렇지만 움직이는 부위가 없는 SSD 는 관리를 잘하면 수명이 매우 길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자주 파일을 쓰는 일을 자제하고 주로 쓰고 지우기를 별로 안할 것 같은 프로그램 (예를 들어 항상 깔아놓고 사용하는 오피스 같은 프로그램. 어떤 프로그램인지는 사용자마다 다를 듯) 을 SSD 에 깔고 나머지는 HDD 에 깔아놓으면 수명을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또 요즘은 SSD 기본 관리 프로그램에서 수명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끔씩 확인해서 혹시 자주 쓰고 지우기가 되지는 않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앞으로 공정 미세화 및 수명이 줄어드는 문제를 고려하면 결국 NAND flash 를 대체할 새로운 저장 매체가 미래의 SSD 에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