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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168 - 태양으로 돌진하는 크로이츠 혜성군

 

 극저온의 드라이아이스 및 얼음 덩어리가 태양을 향해 돌진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대부분의 경우 태양에 다가서기도 전에 증발하거나 혹은 태양으로 흡수되면서 장렬한 최후를 마치게 될 것 입니다.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오늘 소개하는 크로이츠 혜성군 (Kreutz Sungrazers) 이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 입니다. (참고로 이미 한번 태양에 충돌하는 혜성에 대한 포스트를 작성한 바 있죠.http://blog.naver.com/jjy0501/100149398023 )  


 크로이츠 혜성군은 근일점에서 태양에 매우 가깝게 근접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수백에서 수천개의 천체들로 혜성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얼음, 드라이아이스, 먼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태양 근방에 접근하면 최후를 맞이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 천체들 중 상당수는 공전 궤도를 공유하고 있는데 과거 태양에 매우 근접했던 장주기 혜성들의 파편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들 중 상당수는 태양 가까이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1998 년 4월 30일 SOHO 에 의해 발견된 한 크로이츠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면서 빠르게 증발하는 모습. 움직이는 사진은 5 시간 정도 시간 동안 혜성 하나가 증발하는 모습을 연속으로 촬영한 것.   This Kreutz sungrazing comet from April 30, 1998 was observed in the LASCO C2 telescope. The comet is seen to fade rapidly as it approaches the Sun over a period of just 5 hours. The comet's nucleus is overexposed in the first few frames, resulting in the visible diffraction spikes. Credit : SOHO/NASA/ESA  )


(태양으로 끌려들어가는 두개의 크로이츠 혜성. 동시에 두개의 크로이츠 혜성이 찍히는 경우는 매우 드문 케이스임.  In a rare celestial spectacle, two comets were observed plunging into the Sun's atmosphere in close succession, on June 1 and 2, 1998. This unusual event on Earth's own star was followed on June 2 by a likely unrelated but also dramatic ejection of solar gas and magnetic fields on the southwest (or lower right) limb of the Sun. Credit : SOHO/NASA/ESA )  



(1996 년 12 월 23일 관측되어 크리스마스 혜성이라고 불리는 SOHO - 6 는 긴 꼬리를 만들며 최후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코로노그래프가 보여주는 구간은 840 만 km 로 대략적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LASCO C2 image of the solar corona on 23 December 1996 at 04:44 UT showing the inner streamer belt along the Sun's equator, where the low latitude solar wind originates and is accelerated. Over the polar regions, one sees the polar plumes all the way out to the edge of the field of view. The field of view of this coronagraph encompasses 8.4 million kilometers (5.25 million miles) of the inner heliosphere. The frame features Comet SOHO-6 with its tail curving towards the lower left side of the image.  Credit : SOHO/NASA/ESA )  



(크로이츠 혜성에 대한 설명 영상 )  



(태양에 충돌하는 혜성. 충돌 직후 CME 가 발생한 것은 우연히 발생한 별개의 사건 )  


 모든 선그레이저 (Sungrazer) 혜성이 크로이츠 혜성군은 아닙니다. 그러나 나사와 ESA 의 협력으로 1995 년 발사되어 현재까지 태양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있는 SOHO (Solar and Heliospheric Observatory ) 관측 위성이 태양 주변에서 발견한 혜성의 83% 정도는 크로이츠 혜성군이었다고 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혜성이 태양으로 빨려들어 가는데 SOHO 가 관측한 것만 2400 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지구에 충돌하는 혜성보다 태양으로 빨려들어가는 혜성이 훨씬 많겠죠.  


 천문학자들은 크로이츠 혜성군의 궤도가 대략 두개의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마도 큰 혜성에서 나온 조각들이 이런 그룹을 만들었다고 보는 가설이 타당합니다. 후보가 되는 혜성으로는 여러 대혜성들이 거론되고 있는데 어쩌면 새롭게 태양에 근접할 아이손 혜성도 이런 잔해를 남길 가능성이 있겠죠.  


 우리가 직접 육안으로 크로이츠 혜성을 보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SOHO 를 비롯한 관측 기기로 그 장렬한 최후를 감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태양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이 뭔가 아름답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그런 감상과는 별개로 지금까지 셀수 없을 만큼 많은 혜성이 태양으로 빨려 들어갔을 것 입니다. 그래도 태양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온도가 떨어지기에는 혜성이 너무 작겠죠.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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