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197 - 외계 달을 발견하다 ?




 이론적으로는 반드시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는 관측하기 매우 힘든 것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힉스 입자가 과거 그랬었죠. 그리고 외계 달 (Exomoon) 역시 지금까지 그런 존재로 받아들여집니다. 우리의 태양계가 특별한 곳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히 외계 위성이 존재하는 것은 다른 태양계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행성계에 관한 우리의 일반적인 이론과 지식을 기반으로 생각했을 때도 당연히 같은 결론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술적 진보를 총 동원해도 외계 달을 찾아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외계 행성까지는 어떻게 모항성과의 상호작용이나 혹은 드물게 이미지를 직접 얻는 일이 가능해도 여기서 외계 위성의 존재까지 찾아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태양계 너머의 행성 - 위성 시스템에 대한 연구는 많은 연구자들이 지금도 다루고 싶어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년 반전인 2011 년 6월, 뉴질랜드의 천문학자들은 궁수자리 방면에서 드문 천문 현상인 마이크로렌징 (microlensing) 을 발견했습니다. 이 현상은 지구와 멀리 떨어진 별 사이에 어떤 천체가 끼어들어 중력 렌즈 (gravitational lens effect) 효과로 갑자기 밝아지는 현상입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예측된 효과로 실제 천문학자들은 관측을 통해 수많은 중력 렌즈 효과를 발견해 왔습니다. 마이크로렌징은 상대적으로 작은 질량의 천체에서 나타나는 중력 렌즈 효과로 항성만한 크기에서 행성만한 크기의 천체를 찾아낼 때 유용합니다.  


 천문학자들은 이 때 나타난 마이크로렌징 효과를 오랜 시간 분석했고 결과적으로 이것이 작은 별 주위를 도는 해왕성 만한 크기의 외계 행성이거나 혹은 큰 행성 주변을 도는 큰 위성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전자의 경우 갈색 왜성의 가능성도 있지만 이 경우라도 행성으로 보지는 않기 때문에 주변을 도는 것은 위성이 아닌 행성입니다. 후자의 경우 홀로 떠도는 큰 행성 주변을 지구보다 작은 위성이 공전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외계 달 (Exomoon)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외계 행성 주변을 공전하는 외계 위성들의 상상도.   Credit : NASA/JPL-Caltech)


 실제로 연구자들은 후자보다는 전자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매우 드물게 일어나기 때문에 검증이 매우 어렵다는 점입니다. 만약 모항성 없이 떠돌아 다니는 행성의 위성이 우연히 마이크로렌징에 의해 발견되었을 경우 사실 재검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일은 매우 드물게 일어나기 때문이죠. 


 멀리 떨어진 위성은 매우 작기 때문에 이것이 우연히 별빛 앞을 가리는 현상을 일으키고 이것이 마침 지구에 있는 망원경에 포착될 가능성은 단순히 생각해봐도 극도로 드문 일일 것입니다. 즉 다시 재검증이 어렵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천체 - MOA-2011-BLG-262 라고 명명된 - 의 재검증은 어려울지 모르지만 천문학자들은 다른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과거 수년간 막대한 수의 별을 관측해서 그 별빛의 변화를 측정한 케플러 자료를 토대로 과학자들은 케플러 외계 위성 탐사 (HEK : Hunt for Exomoons with Kepler) 를 2011 년부터 진행중에 있습니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할지라도 오랜 시간 관측을 통해서 결국은 밝혀내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아주 강력한 망원경이 개발되면 외계 달의 직접 이미지를 얻게 될 날도 올 수 있습니다. 


 해왕성 보다 더 큰 크기의 거대 행성 주변을 도는 화성에서 지구 크기의 외계 달은 생명체 존재 가능성 때문에 더 관심을 끄는 존재입니다. 목성만한 행성이라면 주변에 지구만한 위성을 거느린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겠죠. 그리고 그 목성급 행성이 모항성에서 적당한 거리에 있다면 위성에서 생명이 탄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이런 흥미로운 가정을 빼고 생각해도 사실 태양계에도 아주 다채롭고 재미있는 위성들이 존재합니다. 이것보다 더 흥미로운 위성들이 태양계 너머에 존재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겠죠. 따라서 행성 사냥꾼들의 위성 사냥은 당장에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어도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언젠가 외계 위성의 의심할 바 없는 증거들이 대거 발견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Reference

1. Bennett, D. P. et alA Sub-Earth-Mass Moon Orbiting a Gas Giant Primary or a High Velocity Planetary System in the Galactic Bulge.  Preprint available at http://arxiv.org/abs/1312.3951 (20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