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인간은 언제 고양이를 길들였나 ?



  인간이 가장 먼저 길들인 가축은 개였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그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 심지어 농경이 시작되기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습니다. ( http://jjy0501.blogspot.kr/2013/11/The-Origin-of-Dogs.html 참조) 왜 인간이 개를 길들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사냥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일반적으로 유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농경을 시작하기도전 수만년 전부터 인간은 개를 길들인 셈이죠. 그렇다면 개만큼이나 인간의 좋은 친구인 고양이는 어땠을까요 ?  


 인간이 고양이를 언제 어떻게 길들였는지는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논란이 되는 주제입니다. 개와 마찬가지로 고양이 역시 수많은 품종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Felis catus 라는 하나의 종입니다. 실제로는 야생 고양이의 아종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아 Felis silvestris catus 라는 명칭도 혼용되고 있습니다. 아무튼 고양이가 개와는 달리 훨씬 이후에 가축화 된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집고양이. http://en.wikipedia.org/wiki/File:Kittyply_edit1.jpg  Photographed by and copyright of (c) David Corby)   


 최근 미국과 중국의 연구자들은 중국에서 5300 년전 고양이를 길렀던 흔적을 콴후쿤 (Quanhucun) 마을  유적에서 발굴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두개의 고양이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의 유골들로 이들의 방사선 동위원소 연대 측정은 대략 5300 년전 콴후칸 유적과 동시에 살았던 동물이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사실 고양이를 길렀던 유적은 다른 동물에 비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개 자유롭게 생활하는 고양이의 생태에도 그 이유가 있는데 적어도 고대 이집트에서 고양이를 길들였다 건 확실한 기록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벽화에도 기록이 남아있고 일부는 주인과 함께 미라가 되기도 했죠. 이집트에서 고양이를 길들인 것은 적어도 4000 년전이며 이 시기가 고양이가 가축화된 시기로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거의 1 만년전 유적에서 사람과 가까운 곳에 매장된 야생 고양이가 발견되어 (키프로스에서 발견됨) 고양이를 사람이 길들인 것이 더 오래된 일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지만 다소 확실치는 않습니다. DNA 연구 결과는 지금의 중동 지방에서 고양이가 최초 사육되었을 것이라는 추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발견된 고양이 유골들은 5000 년전에는 중국에서도 고양이를 길렀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콴후쿤 유적을 조사한 중국과 미국의 연구자들은 고대 중국인들이 고양이를 길러야 했던 이유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중국의 초기 농경민들이 자신들의 농작물들을 몰래 훔쳐 먹는 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던 증거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만든 곡물 보관창고와 도기들은 쥐를 막기 위한 방식으로 고안되어 있었습니다.  


 최초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살게 된 것은 곡물을 축내는 쥐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람은 고양이가 쥐를 박멸하진 못하지만 최소한 과다 번식은 막아 줄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야생 고양이를 길들였던 것 같습니다. 이 고양이들은 쥐는 물론 사람이 주는 곡물도 먹어가면서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탄소 동위원소 측정 결과 밝혀진 사실입니다. (곡물과 육류에 포함된 탄소 동위원소의 비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것을 먹었느냐 흔적이 뼈에 기록됨)  



 따라서 이 고양이들은 쥐에 끌려 우연히 사람의 거주지에 들어온 야생 고양이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사육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물론 고양이의 생태 특징상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중간 형태였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콴후쿤 유적에서 발견된 고양이는 현재의 고양이 같이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는 증거도 존재합니다.   



 여기서 발견된 고양이 중 한마리는 매우 나이가 들어서 죽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사람들이 나이든 고양이를 버리지 않고 키웠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즉 일종의 가족같은 반려 동물로도 생각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 중국인들이 고양이를 길들인 것 자체가 사실 생각보다 더 오래된 일이었다는 증거도 될 수 있겠죠.  


 연구자들은 이 고양이가 중국에서 독자적으로 길들인 것인지 중동에서 들어온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방사선 동위원소 측정은 가능했지만  DNA 를 추출하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고양이의 사육이 결국 농경과 관련이 있다면 야생 고양이를 길들인 것은 아마도 농경이 시작되고서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인간의 친구가 된 것은 개보다는 최근의 일로 생각됩니다.  


 비록 개보다 나중에 인간의 친구가 되었지만 고양이 역시 개만큼이나 인간의 좋은 친구입니다. 현재는 쥐를 잡을 목적으로 널리 사육되지는 않지만 개 다음으로 많이 사육되는 반려동물이기도 하죠. 오늘날 고양이의 생활 양식을 생각하면 아마 인간의 고양이 길들이기는 현재도 진행 중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Yaowu Hu, Songmei Hu, Weilin Wang, Xiaohong Wu, Fiona B. Marshall, Xianglong Chen, Liangliang Hou, and Changsui Wang.Earliest evidence for commensal processes of cat domesticationPNAS, December 16, 2013 DOI:10.1073/pnas.131143911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