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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86 서버 부분을 레노버에 매각한 IBM




 레노버는 지난 1984 년 베이징에서 자본금 20 만 위안으로 설립된 이후 지난 30 년간 PC 업계 1 위, 스마트폰 업계 5 위로 급성장한 중국계 다국적 기업입니다. (현재 본사는 베이징과 미국의 모리스 빌 Morrisville, North Carolina 에 있음) 지난 2005 년 IBM 으로부터 씽크패드 브랜드를 비롯해서 PC 사업부를 인수한 이후 글로벌 PC 업체로 발돋움한 레노버는 2014 년 초에는 다시 구글로 부터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해 세계 3 위의 스마트폰 업체로 발돋움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2014 년 초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직전 레노버는 또 다른 대형 인수 합병 건을 성사시켰는데 그것은 IBM 으로 부터 x86 서버 부분을 인수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레노버의 인수 사실 자체보다 서버 및 엔터프라이즈 사업이 주된 사업 영역인 IBM 이 왜 x86 서버 부분을 분리 매각했는지가 더 궁금한 소식인데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하네요. 


 x86 서버 부분은 현재 서버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형성하고 있는데 IBM 호환 PC 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부품을 사서 조립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 같은 회사는 이전부터 스스로 서버를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며 마음만 먹으면 개인도 서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x86 서버 시장은 자연스럽게 경쟁이 격화되었으며 단가도 계속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 결과 비싼 값을 받는 IBM 서버들은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IBM 서버들은 비싼 대신 유지 보수 등에서 강점이 있다곤 하지만 이제는 서버 가격이 내려간 만큼 차라리 싼 값에 서버를 다수 두고 필요시 교체 하는 방향으로 점점 흐르면서 IBM 은 x86 서버 시장에서 델이나 HP 는 물론 중국산 화이트 박스 서버들에게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따라서 어차피 큰 수익이 날 수 없는 부분은 더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빨리 매각해 버리고 차라리 소프트웨어, 솔루션,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특화 하겠다는 심산으로 보입니다. 하드웨어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안되는 사업은 재빨리 매각해 버리고 시장성 있는 부분으로 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100년 기업 IBM 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원동력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놀랍지만 않은 결단입니다. 이런 부분이 바로 다른 기업들이 따라갈 수 없는 없는 IBM 의 강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매각 금액은 대략 23 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모두 현찰로 받는 것은 아니고 일부는 레노버의 주식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합니다. (과거 PC 사업부 매각 때도 레노버 주식을 취득했었음) 다만 PC 사업부의 전례를 볼 때 결국  IBM 은 이 주식을 매각해서 현금화 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x86 서버 부분에서 일하는 7500 명의 인력은 레노버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합니다. 



(IBM의 왓슨  IBM's Watson computer, Yorktown Heights, NY  


 이렇게 해서 얻는 자금은 왓슨 같은 인지 컴퓨터나 빅 데이터, 클라우드 사업 쪽으로 투자될 것이라고 합니다. 향후 이 분야가 급성장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IBM 이 특히 이 부분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올바른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레노버는 레노버 대로 HP 와 델을 상대로 서버 사업을 강화시켜려는 의도에서 x86 서버 부분을 IBM 으로 부터 인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레노버의 가장 큰 장점은 싸게 많이 만드는 것이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서버 부분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만큼 IBM 서버의 브랜드를 그대로 가져오는 것은 기업 시장에서 중요한 신뢰성 향상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 인수 건으로 이제 x86 서버 시장에서 레노버는 HP, 델과 동급으로 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연초부터 대대적인 인수 합병 건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레노버가 공격적인 행보로 사세를 크게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빨리 먹는 밥이 체한다고 너무 많은 인수 합병 건을 한꺼번에 진행하면서 소화불량에 걸릴지 아니면 굵직한 글로벌 IT 기업으로 커지게 될지는 시간이 증명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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