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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31일 목요일

악어가 온도에 따라 성이 결정되는 이유는?



(Eggs and a newborn baby American alligator are shown. Credit: NIBB)


 성이 결정되는 방식은 매우 다양합니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성염색체에 의해서 성이 결정되지만, 파충류의 경우 암수의 성이 온도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일부 거북류와 악어류에서 발견되는데 대표적으로 미국 악어(American alligator)의 경우 알의 온도가 33℃ 인 경우 대부분 수컷이되고 반대로 온도가 30℃인 경우 대부분 암컷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이런 온도 성결정(temperature-dependent sex determination (TSD))은 매우 독특할 뿐 아니라 정확한 기전을 알기 어려워 생물학자들을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선 이런 방식으로 성별이 결정되는 것이 어떤 이점이 있는지도 알기 어려웠고 그 구체적인 기전 역시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TSD의 생각할 수 있는 이점으로는 어미가 의도적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인데, 정말 이것이 원인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른 이론 가운데는 암컷이 더 먼저 부화하기 때문에 번식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역시 분명치 않습니다. 


 아마도 이런 온도 성결정 방식이 진화한 것은 이런 방식을 지닌 파충류의 공통조상이 진화한 3억년 이전일 가능성도 있는데 지금까지 지구의 온도가 다양하게 변했던 점을 생각하면 이런 방식을 선택했음에도 오랬동안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은 이유조차 매우 신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지구 온난화가 이런 방식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최근 미국과 일본의 합동 연구팀은 미국악어가 온도에 따라 성별을 결정하는 기전을 일부 규명했습니다. 이들에 의하면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TRPV4 단백질이 바로 그 핵심이라고 합니다. 이 단백질은 온도가 섭씨 30도 중반이 되면 칼슘 이온 채널을 여는 역할을합니다. 그 결과 수컷으로 자라는데 필요한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수컷으로 자라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기전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왜 이런 방식의 성 결정이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는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 분자 생물학적인 부분에서 더 상세한 메카니즘을 규명한다면 왜 이들이 이런 방식을 택했는지, 그리고 오랜 세월 환경 변화에도 살아남은 이유를 아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참고    

Ryohei Yatsu et al. TRPV4 associates environmental temperature and sex determination in the American alligator, Scientific Reports (2015). DOI: 10.1038/srep18581  




없어진 착탈식 배터리와 외장 메모리 슬롯을 찾아드립니다?





(The i-Blades smartcase and smart blade add battery life and memory to smartphones (Credit: i-Blades) )

 최신 스마트폰의 한 가지 달갑지 않은 변화는 점차 일체형 배터리와 외장 메모리 슬롯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배터리는 두께가 얇아지니 할 수 없다고 해도 외장 메모리 슬롯까지 없애는 처사는 너무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무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꼼수를 제공한 회사가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인 i-Blades는 갤럭시 S6 같은 스마트폰 케이스에 자석으로 고정되는 외장 배터리와 메모리 확장 슬롯을 붙일 수 있는 새로운 케이스를 선보였습니다.

 이 케이스에는 ​ACS (Automatic Contact System)라는 방식으로 스마트폰과 배터리 및 메모리를 연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스토리지는 최대 1TB를 지원할 수 있다고 하는데, 스마트폰과는 무선으로 연결되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두께는 구성에 따라 달라지며 2-9mm 정도 두께의 확장 모듈을 뒤에 붙일 수 있습니다.  


 가격은 얼리버드가 49-75달러, 리테일 제품이 99달러이며 배터리 및 메모리 모듈을 포함하면 125-145달로 생각보다 꽤 비싼 편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은 그냥 착탈식 배터리와 외장 메모리 슬롯이 있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아이폰 처럼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제품들도 있는 점을 감안해서 가격만 저렴하다면 나름 수요는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네요. 제품 출시는 2016년 4월 정도이고 iOS 및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합니다. (각각에 맞춘 케이스가 나오고 모듈은 함께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개념은 재미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냥 보조 배터리나 OTG 메모리가 답일 것 같기도 하네요.   

 참고

새로운 무세포 단백질 합성 제조 방식 개발


(This section of a serpentine channel reactor shows the parallel reactor and feeder channels separated by a nanoporous membrane. At left is a single nanopore viewed from the side; at right is a diagram of metabolite exchange across the membrane. Credit: ORNL )
 보통 생체 단백질은 세포에서 생성됩니다. 세포는 단백질과 같은 복잡한 유기 분자를 만들어내는 작은 화학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이 세포 공장을 모방해서 세포 없이 단백질을 만드는 무세포단백질합성(cell-free protein synthesis, CFPS)라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세포는 동시에 수많은 단백질을 합성할 뿐 아니라 에너지를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사용합니다. 따라서 특정 단백질 생산을 위해서 세포를 배양하는 경우 아무래도 효율성이 떨어지게 됩니다. 세포 속에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부분을 추출한 후 특정 단백질 생산만 하도록 하는 방식이 바로 무세포 단백질합성으로 이미 연구 및 제약 부분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의 오크리지 국립 연구소(Oak Ridge National Laboratory)의 과학자들은 새로운 제조 기술을 이용해서 이 과정을 훨씬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은 최종 단백질 합성 산물을 투과시키는 투과막을 반도체 제조에서 사용되는 광학 리소그래피(photolithography)와 전자빔을 이용해서 위에서 보이는 것과 같이 긴 통로를 지닌 바이오리액터를 만들었습니다. 넓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마이크로튜브 형태의 바이오리액터보다 훨씬 효율이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물질 교환 역시 훨씬 빠르다고 합니다.
 이 새로운 제조 방식을 이용하면 단백질을 더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직 무세포 단백질 합성으로 모든 종류의 단백질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더 많은 단백질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의료 부분은 물론 여러 분야에서 큰 혁신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

2015년 12월 30일 수요일

아마존 열대 우림이 사바나로 바뀔까?



(벌목이 진행 중인 아마존 열대 우림.  출처: 나사)
 아마존 열대 우림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릴 만큼 많은 나무가 존재하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브라질의 경제 개발과 더불어 그 면적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많은 목재가 이미 벌목으로 잘려나갔고 그 빈자리는 늘어나는 곡물 및 사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 목초지와 경작지로 대체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현재 진행되는 지구 온난화는 미래 아마존 열대 우림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많은 연구들이 현재의 기후 변화가 지속될 경우 2100년 경에는 아마존의 건기가 길어지고 강수량이 적어지면서 점차 사바나 같은 기후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50년 예측의 경우 그래도 대부분의 열대 우림은 개간을 하지 않는 이상 남게 될 것이라는 주장과 상당 부분 열대 우림이 파괴될 것이라는 주장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하버드 대학의 생태학자 폴 무어크로프트(Paul Moorcroft, an ecologist at Harvard University)와 그의 동료들은 새로운 예측 모델을 통해서 아마존 열대 우림이 앞으로 건기가 길어지면서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연구가 기존의 연구와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열대 우림을 큰 덩어리로 본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나무가 상호 작용하는 복잡한 모델로 연구했다는 것입니다.  Ecosystem Demography Biosphere 라는 이 새로운 모델은 더 현실적인 예측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미래 아마존 열대 우림은 강수량 및 온도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특히 건기에 큰 영향을 받게 되는데, 4개월 정도 건기가 있는 지역의 경우 2달 길어지면 전체 우림의 20%가 파괴되고 6개월 정도 건기가 있는 지역은 1달만 길어져도 29%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와 같은 예측은 앞서 언급한 산림 개간 및 벌목에 의해서 더 악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긴 한데 앞으로 인구가 완만하게라도 계속 증가하고 육류에 대한 수요 역시 여전할 것이기 때문에 개간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믿을만한 근거는 없어 보입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토양의 질 역시 식생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되었습니다. 진흙의 비중이 높을 수록 기후 변화에 대한 식생 변화가 커서 열대 우림 대신 열대 초원 형태의 식생이 들어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 연구 결과는 그다지 좋은 내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게 아마존 열대 우림에 있는 막대한 나무가 탄소를 고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목재의 형태로 저장된 탄소가 다시 대기중으로 나가게 되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더 높아지게 됩니다. 이는 기후 변화를 더 심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일으킵니다.
 2015년에 파리 기후 협약은 분명 큰 진전이긴 하지만, 단순히 화석 연료 사용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온실 가스 감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힘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라지는 숲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가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다만 브라질 혼자 힘으로 이를 해결하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열대 우림을 가진 개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너무 늦지 않은 미래에 열대 우림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국제적 공조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
 Naomi M. Levine et al. Ecosystem heterogeneity determines the ecological resilience of the Amazon to climate chang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5). DOI: 10.1073/pnas.1511344112

2016년이 IT 신상이 기대되는 이유?


 이제 곧 2016년입니다. 뭐 세상은 2015년과 마찬가지로 나와 상관없이 돌아가긴 하겠지만, 그래도 2016년을 기다리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 업그레이드 기회를 노리고 있거나 혹은 새로운 스마트폰을 장만할 기대겠죠. 개인적으로 흥미가 가는 소식을 몇 가지 추려봤습니다.
 1. 인텔
 지난 몇 년간 PC 및 서버 CPU 시장의 장악력이 더 커진 인텔은 이제 모바일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그런만큼 새 CPU는 그렇게 큰 기대가 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몇 가지 기대할 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브로드웰 E 라인업입니다.
 소문에 의하면 2016년 2분기 등장할 브로드웰 E의 CPU 코어가 처음으로 10코어까지 증가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진위 여부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공정이 미세해진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코어를 가지고 있더라도 이상할 건 없겠죠. 최고를 추구하는 하이엔드 유저가 아니라면 그보다 아래 등급인 8코어 및 6코어 제품도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CPU보다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차세대 비휘발성 메모리인 3D 크로스포인트입니다. 인텔은 이 새로운 비휘발성 메모리가 낸드 플래쉬 개발 이후 가장 큰 변화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낸드 플래쉬와 비교해서 매우 빠를 뿐 아니라 수명도 길고 고용량화도 쉽다고 주장했습니다.

(출처: 인텔)
 최근 있었던 데모에서는 1000배까지 빠르진 않았지만, 적어도 기존의 고성능 SSD보다는 훨씬 빠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옵테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할 3D 크로스포인트 기반 제품들은 2016년 첫 선을 보일 예정인데, 기존의 SSD와 같은 형태로도 등장하지만 DIMM 슬롯용으로 등장한다고 알려져 있어 과연 어느 정도 속도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물론 인텔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라도 초기 제품은 가격이 엄청날테니 일반 소비자가 혜택을 보는 것은 몇 년 후가 되겠죠. ​
 2. 삼성전자
 2016년 초에는 아마도 갤럭시 S7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벌써부터 여러 루머가 나오고 있지만, 아마도 높은 가능성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엑시노스 8890을 탑재한 갤럭시 S7입니다.

 삼성전자는 2015년 말 엑시노스 8890의 양산을 발표했습니다. 이 새로운 프로세서는 ARMv8 기반의 새로운 커스텀 코어를 사용해 기존의 엑시노스 7420 대비 30%의 성능 향상과 10%의 전력 절감을 보인다고 합니다. 여기에 12코어 T880MP12 GPU는 최대 예상 성능이 346.8 GFLOPS로 플레이스테이션3나 XBOX 360 같은 구형 콘솔 게임기에 뒤지지 않습니다.

 (출처: 삼성전자)
 실제 성능은 물론 물건이 나와야 평가가 가능하겠지만, 삼성의 반도체 설계 능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어서 이 부분에서 기대가 되는 건 사실입니다. 스냅드래곤 820과의 대결과 애플의 차기 프로세서와의 대결 역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3. 퀄컴
 퀄컴은 2015년 스냅드래곤 810의 부진으로 어려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그런만큼 2016년 데뷔예정인 스냅드래곤 820의 성패 여부가 회사의 운명을 결정할 만큼 큰 변수입니다. 스냅드래곤 820은 자체 커스텀 코어인 카이로를 사용해 이전보다 성능은 높이고 발열은 줄였다는 것이 퀄컴의 주장입니다. 공정 역시 삼성의 14nm 공정을 이용해 이전보다 전력대 성능비가 크게 좋아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실제 어떤 물건인지는 나와봐야 평가가 가능하겠죠.

 4. AMD

  AMD는 2015년 정말 눈에 띄게 힘든 한해를 보냈습니다. 회사의 운명은 이제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AMD의 미래는 2016년 등장할 신제품들이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AMD의 희망은 Zen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아키텍처입니다. 이 새로운 CPU 코어의 성능이 AMD의 주장대로 40%정도 향상되었다면 어느 정도 시장을 회복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Zen 기반 CPU가 등장하는 것은 2016년 하반기라고 합니다. 다소 늦은 시점이지만, 최근에는 인텔 역시 신제품 출시 간격이 길어졌으므로 제대로 나오기만 한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는 상황이 오면 AMD의 미래는 비아 같은 호환칩 업체를 따라갈지도 모릅니다.
 5.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상대적으로 2015년을 훈훈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것이죠. 2016년 엔비디아는 오랬만에 새로운 공정으로 이동하면서 회심의 대작인 파스칼(Pascal)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미 테입 아웃도 끝났고 사실상 설계를 마무리 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지만, TSMC(?)에서 양산이 가능한 시점이 내년이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파스칼을 통해서 고성능 그래픽 카드 시장은 물론 슈퍼컴퓨터 시장까지 노릴 것입니다. 기존 제품에 비해서 배정밀도 연산 능력도 대폭 늘어나고 메모리 역시 HBM2를 사용해서 큰 폭의 성능 향상이 기대됩니다. 물론 어떤 물건일지는 나와봐야 평가가 가능하겠죠.
 2016년에는 이것 말고도 수많은 신제품이 나오게 될 것입니다. 어떤 제품이 성공하고 실패할지는 예측 불허이지만,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더 좋은 제품이 우리 곁에 찾아올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새로운 전염성 암 발견 (혐짤 주의)



(Photograph of a Tasmanian Devil with facial tumor. Credit: Gregory Woods, Menzies Institute for Medical Research, University of Tasmania )
 일반적으로 암은 전이는 되지만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되는 질환은 아닙니다. 이점은 우리에게 매우 다행한 일이지만, 몇몇 운이 없는 동물의 경우 암세포가 서로 전파가 되는 경우가 보고되어 있습니다. 물론 매우 드문 일이지만, 암세포가 다른 개체로 건너가 증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동물 가운데 원시적인 포유류의 일종인 태즈매니아 데빌(Tasmanian devils)이 있습니다. 작은 곰처럼 생긴 이 유대류는 현존하는 육식성 유대류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그래봐야 중간 이하 개 크기) 개체수가 줄어들어 현재는 멸종 위기종이기도 합니다.
 태즈매니아 데빌은 짝짓기 과정이나 싸움을 하면서 서로 얼굴을 할퀴거나 물어뜯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암세포가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 1996년 알려졌습니다. 이는 물론 드문 사례입니다.
 최근 캠브리지 대학과 태즈매니아 대학의 합동 연구팀은 두 번째 종류의 전파성 암(Transmissible cancers)을 태즈매니아 데빌에서 발견해서 이를 저널 PNAS에 발표했습니다. 본래 태즈매니아 데빌 자체가 위기종인데 최근 퍼지는 암 때문에 더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앞으로 이 종의 보호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사람에서 암이 다른 사람으로 전파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암은 종에 따라서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우리는 다른 동물 종에서 발생하는 암을 연구해서 암의 특징과 그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왜 어떤 동물은 암이 잘 생기지 않는지, 그리고 어떤 동물은 심지어 다른 개체에게까지 전파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일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참고

2015년 12월 29일 화요일

알약처럼 삼키는 위 풍선 - 비만 치료의 새로운 트랜드 될까?


​ 위 풍선(Gastric balloon)은 글자 그대로 위 내부에 풍선을 넣어 식사량을 줄이는 비만 치료 방식입니다. 스스로 조절이 매우 어려운 고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되는 데, 위 밴드 수술보다 시술이 매우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주기적으로 내시경을 통해 삽입과 제거를 반복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최근 임상 테스트 중인 새로운 위 풍선은 아예 알약처럼 삼킬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알루리온 테크놀로지스(Allurion Technologies)에서 제작한 엘립스(Ellipse)는 최근 34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엘립스는 줄이 달린 알약처럼 생겼는데 (영상에서 소개되는 오발론과 동일하게 생김) 일단 삼키면 줄을 통해 물을 넣을 수 있습니다. 550ml 정도 물을 넣으면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약 4개월 정도 위 내부에 남아있게 됩니다. 그러면 식사를 많이 할 수 없게되는 원리죠.
 엘립스가 기존의 위 풍선과 다른 점은 내시경을 사용해서 삽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외에도 4개월 정도 지나면 자동으로 물이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대변으로 배출되어 제거를 할 필요도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임상 시험에서는 대상자의 체중을 평균 10kg 정도 감량하면서도 심각한 부작용을 한 번도 만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복부 팽만감, 구역, 구토, 복통 등의 심각하지 않은 부작용은 있는데, 사실 이것 때문에 비만 환자가 불편하긴 하지만 식욕이 떨어져 더 못먹게 됩니다.
 엘립스는 더 많은 대상자를 모집해 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며 안전성이 확보된다면 (이 부분이 가장 중요) FDA에서 승인을 받아 실제로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동영상)
 비슷한 시기에 개발 중인 알약 형태의 위 풍선으로 오발론(Obalon)이 있는데 공기를 주입하고 제거는 내시경으로 한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사실 제거를 내시경으로 하면 번거롭기는 하겠지만, 더 완전하게 제거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만약에 제대로 풍선이 작아지지 않고 일부 남아서 십이자장 아래에서 막힌다면 그 때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살빼기 위해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비만이 미용상 좋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건강에 많은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전성과 편리성이 확보되면 널리 보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위 풍선의 경우 조금씩 자주 먹거나 하는 방법으로 회피(?)를 할 수 있어 환자에 따라 효과가 미미한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최근 살이 찌는 것 같아서 한 번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네요. 물론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적당히 먹고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참고



HDD는 20년은 지속된다?


 하드디스크(HDD)는 현재까지 저장 장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바일에 시대가 오면서 점차 플래쉬 스토리지를 가진 제품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SSD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노트북은 물론이고 서버나 PC에도 SSD 기반 스토리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HDD의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죠.
 다만 현재는 데이터 센터에서 점차 많은 데이터 저장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기업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HDD 수요 감소를 상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SSD의 기반이 되는 낸드 플래쉬 및 기타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낸드 플래쉬 제조사들은 3D 낸드 기술을 이용해서 미세 공정으로 인한 문제를 줄이면서 고용량화를 이룩하고 있습니다.
 인텔은 3D 크로스포인트라는 새로운 비휘발성 고속 메모리를 개발해서 이 분야에서 혁신을 이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과연 10년 후에도 HDD가 살아남을 것인지에 대해서 이제는 회의적인 시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속도라는 측면에서 HDD가 SSD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HDD는 가격대 용량에서 승부를 봐야 합니다. 현재 HDD 시장의 양대 축인 씨게이트는 앞으로 HDD가 20년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HDD의 고용량화를 이룩할 신기술이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ASTC/씨게이트)


 현재 HDD 용량을 크게 증가시킨 기술은 수직자기기록(PMR)입니다. 이를 약간 개선한 SMR 및 헬륨 충전 기술을 통해서 이제는 10TB HDD가 등장했지만 빠른 속도로 따라오는 SSD와의 경쟁을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이 필요합니다.


 HDD 진영이 기대하는 기술은 열보조 자기기록 (HAMR: Heat Assisted Magnetic Recording)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통해서 제곱인치 당 기록 밀도는 1.2~5.0Tb까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재 기술보다 최대 5배 수준의 기록밀도 달성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HAMR은 당장에는 상용화가 쉽지 않아서 2017년에 초기 제품이 등장하거나 혹은 2018년까지 양산이 미뤄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차원 자기기록(TDMR, Two Dimensional Magnetic Recording) 기술이 등장해 기록밀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다만 5-10% 정도로 밀도 증가는 미미합니다.


(출처: 씨게이트)
 씨게이트의 HAMR 기술은 810nm 파장의 레이저를 20mW의 출력으로 발사해 450°C 고온으로 가열해 정보를 기록합니다. 다만 현재까지는 2017-2018년 사이 언제에 상용화가 될지 판단하기 이른 상태입니다. 아무튼 상용화가 되면 20-30TB 급 HDD는 물론 최대 50TB급 HDD의 개발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후에도 HDD는 ​Bit Patterned Media Recording (BPMR), Heated Dot Magnetic Recording (HDMR), Microwave-Assisted Magnetic Recording (MAMR) 같은 새로운 기술을 통해서 2035년까지 지속적으로 발전을 한다는 게 씨게이트의 설명입니다. 아마도 언젠가는 수백 TB급 HDD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비휘발성 메모리 기술 역시 발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수년 내로 HDD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만, 5년 ~ 10년 뒤에도 지금같은 위상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참고





접촉에 의해 성별이 바뀌는 생물?



(Contact, rather than chemical signals released into the water, induces sex change in slipper snails, Crepidula marginalis, shown here in their natural, intertidal habitat. Credit: Rachel Collin, STRI )
 인간 같은 포유류는 복잡한 생식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평생 성이 고정됩니다. 남자가 여자가 되거나 여자가 남자가 되는 일은 사실 가능하지 않죠. 성전환 수술이라는 것도 결국은 외과적으로 외부 생식기를 바꾸는 것이지 자궁이나 고환 같은 장기가 생기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다 단순한 생식기를 가지고 있는 어류 같은 척추 동물은 아주 쉽게 성변환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수컷이라도 암컷으로 있을 때 자손을 남기기 유리한 상황이 오면 언제든지 암컷으로 변할 수도 있고 그 반대의 상황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런 성전환 번식 전략은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스미소니언 열대 연구소(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STRI))의 과학자들은 열대 지방에 사는 흰삿갓조개류(slipper limpets)의 일종인 Crepidula cf. marginalis의 성전환을 연구했습니다. 이 동물은 썰물과 밀물의 차가 큰 해안가에서 바닷물에 있는 영양염류나 플랑크톤을 걸러 먹는 조개같은 생명체로 크기에 따른 성전환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C. marginalis는 태어날 때는 모두 수컷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커지면 암컷으로 전환합니다. 이와 같은 전환은 알을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커질때까지 기다리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독특한 것은 다양한 크기의 개체가 있으면 가장 큰 녀석이 암컷이 된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바위 등에 붙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큰 암컷 주변이나 혹은 위에 작은 수컷이 붙어 있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성전환이 화학물질에 의해서 매개될 것으로 보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일단 실험군은 그물망으로 서로를 분리시키되 물은 통과하게 했고 대조군은 자연 상태와 비슷하게 서로 접촉한 상태에서 있게 했습니다.  두 그룹 모두 크기가 서로 다른 수컷을 넣고 실험을 했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C. marginalis가 접촉에 의해서 성전환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수컷이 암컷으로 전환하는 방식은 수컷 생식기가 작아지면서 암컷의 생식기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수컷의 생식기는 심지어 자신의 몸보다 길게 늘어날 수 있으므로 이 과정은 사실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런 전략을 취하는 것은 아마도 이것이 자손을 남기는데 가장 최적화된 방식이기 때문이겠죠.

 자연계에는 번식을 위해서 놀라운 전략을 개발해낸 생물들이 많습니다. C. marginalis 역시 그런 사례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참고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생물학적으로 에너지를 얻는 반도체



(Biocell attached to CMOS integrated circuit with membrane containing sodium-potassium pumps in pore. Credit: Trevor Finney and Jared Roseman/Columbia Engineering )
 반도체는 전기를 이용해서 여러 가지 작업을 수행합니다. 반면 생명체는 ATP를 기본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이 둘은 서로 호환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콜롬비아 공과대학의 연구팀이 ATP를 에너지로 사용하는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이 대학의 켄 세퍼드 교수(Ken Shepard)가 이끄는 연구팀은 일반적인 고체 상태의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 상보적 금속 산화막 반도체)를 인위적으로 만든 인지질 막과 통합시켰습니다.


 일반적인 세포막은 인지질(phospholipid)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지방 분자는 세포의 안과 밖을 가르는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단백질이 포함되는데 대표적인 것은 ATP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이온 펌프들입니다. 이 이온 펌프는 생물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연구팀은 이 막이 한쪽으로 이온을 옮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종의 트랜지스터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다른 전하를 가진 이온에 의해 -/+의 상태를 가지고 있다가 신호가 오면 이온 채널이 열리면서 전위가 바뀌기 때문입니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수mm 사이즈의 제법 큰 반도체를 만들어 테스트했습니다. 그 결과 전기 대신 ATP를 이용한 이온 펌프가 실제로 반도체 같은 작동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생화학 에너지를 사용한 초미세 센서 등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기초 연구 단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몸안에 센서를 삽입하는 경우 생기는 큰 문제 중에 하나는 바로 동력입니다. 만약 생물학적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반영구적으로 생체 내에서 작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방식들이 소개되었는데, 과연 ATP를 직접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습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