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late

2015년 1월 31일 토요일

우주 이야기 297- 블랙홀이 별을 잡아 먹을 때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으로 만물을 흡수합니다. 물론 별 처럼 큰 물체라고 해도 그렇죠. 과연 블랙홀이 별을 통채로 삼킬 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천문학자들은 이 이벤트를 관측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2009년 1월 21일 ROTSE IIIb 망원경은 본래 초신성 관측 임무를 수행하던 도중 아주 강력한 섬광을 목격했습니다.  

 ROTSE3 J120847.9+430121라고 명명된 이 현상은 카툰 사우스 파크에 나오는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도지(Dougie)' 라고 명명되었습니다. 이후 과학자들은 구체적으로 이 현상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추적했습니다. 처음에는 초신성이라고 생각되었으나 이후 켁 망원경과 9.2미터 구경 호비-에버리(Hobby-Eberly) 망원경, 스위프트 위성 관측 등을 통해서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이 이벤트의 정체가 극초신성(superluminous supernova), 두 개의 중성자별의 충돌, 감마선 버스트, 그리고 은하 중심 블랙홀에 다가선 별의 조석 분열(tidal disruption) 현상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다양한 관측 기기와 스펙트럼 분석,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그 정체가 실제로 별의 조석 분열의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연구의 주저자인 조테프 빈코(Jozsef Vinko of the University of Szeged in Hungary)는 이 현상이 초신성과 비슷했지만 초신성과 다른 종류의 현상이며 아마도 거대 질량 블랙홀이 별을 집어 삼키는 현상을 목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참고로 SDSS 및 켁 망원경 관측 결과는 이 현상이 30억 광년 정도 떨어진 장소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별이나 물체가 거대한 블랙홀 가까이 다가서게 되면 조석 분열이라는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별에서 블랙홀에 가까운 지점과 먼 지점에 작용하는 블랙홀의 중력이 다르기 때문에 별을 구성하는 물질은 스파게티처럼 늘어나게 되는데, 별이 기체이기 때문에 마치 국수를 뽑듯이 가스가 뽑아져나와 거대한 가스의 띠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런 일은 이론적으로는 쉽게 예측이 되지만 실제로 목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천문학자들이 목격한 것은 바로 블랙홀의 식사 장면이었습니다. 


(블랙홀에 흡수되는 별의 시뮬레이션 When a star encounters a black hole, tidal forces stretch the star into an elongated blob before tearing it apart, as seen in these images from a computer simulation by James Guillochon of Harvard University.)      



(동영상)

 시뮬레이션 및 관측 결과는 아마도 도지가 태양 만한 질량을 가진 별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물론 지금은 대부분의 물질이 블랙홀에 빨려들어갔을 것이고 일부 물질은 아원자 상태로 분해되어 제트의 형태로 분출되었을 것입니다. 빨려들어간 별의 물질은 강착원반과 제트의 형태로 가열되어 멀리 떨어진 지구에서 관측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그 밝기는 22.5 등급 정도로 육안이나 소구경 망원경으로는 절대 관측하기 힘든 어두운 밝기였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별이 블랙홀에 통째로 삼켜지는 일은 드문 일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실제로 관측은 쉽지 않은 일이죠. 다행하게도 태양은 위치상 우리 은하 중심 블랙홀에 삼켜질 일은 없습니다. 따라서 인류는 안전하게 다른 별이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일을 관측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참고 

"A Luminous, Fast Rising UV-Transient Discovered by ROTSE: a Tidal Disruption Event?" J. Vinko et al., 2015, Astrophysical Journal, Vol. 798, No. 1, Art. 12 dx.doi.org/10.1088/0004-637X/798/1/12 , On Arxiv: arxiv.org/abs/1410.6014





지구 온난화로 아이슬란드 지반이 상승한다?



 얼음과 화산의 섬나라인 아이슬란드(Iceland)의 지반이 상승하고 있다고 애리조나 대학 연구팀이 저널 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습니다. 지질학자 카슬린 콤프턴(Kathleen Compton, a UA geosciences doctoral candidate)과 애리조나 대학 지질학 교수인 리처드 베넷(Richard Bennett, a UA associate professor of geosciences)에 의하면 지난 30년간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아이슬란드의 지반 상승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요?

 이 현상을 이해하려면 지질학의 기초적인 사실을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지각은 지구 전체로 보면 달걀의 껍질보다 더 얇은 암석 층입니다. 지구의 대부분은 뜨거운 맨틀과 핵으로 구성되어 있죠. 그리고 맨틀 위에 대륙 지각이 떠 있는 구조입니다. 만약 이 지각위에 무거운 물체가 있다면 지각은 맨틀 아래로 좀 가라앉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배에 물건을 실으면 배가 더 물 아래로 가라앉게 되는 것과 동일합니다. 

 물론 지각을 이 정도로 누를 수 있는 물체는 흔하지 않습니다. 그 흔하지 않은 것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빙하입니다. 빙하의 두께는 수천 미터에 달하기 때문에 이 거대한 무게의 얼음이 지각의 위를 누르면 맨 아래 있는 지반은 가라앉을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거대한 빙하가 형성되면 지반은 아래로 내려가게 되고, 반대로 빙하가 녹게 되면 지반은 솟아오르게 됩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과거 거대한 빙하가 있었던 지형에서 관측이 가능합니다. 

 아이슬란드 역시 빙하를 가지고 있는데 지난 수십년간 이 지역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이 빙하가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연구팀은 아이슬란드의 62개 지반에 매우 정밀한 GPS 를 설치하고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지반이 상승하고 있는지를 관측했습니다. 아이슬란드 지반의 상승은 최근의 빙하 질량의 감소와 상관없이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마지막 빙하기 이후 사라진 빙하의 영향이 아직도 작용하는 중) 이를 정확히 감별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정밀한 관측이 필요했습니다. 베넷과 그의 동료들은 1995년부터 아이슬란드에 GPS 수신기를 장착해 관측을 해왔습니다. 


(GPS 수신기.  This global positioning satellite receiver is part of Iceland's network of 62 such receivers that geoscientists are using to detect movements of the Icelandic crust that are as small as one millimeter per year. Langjokull glacier can be seen in the background. Credit: Richard A. Bennett/ University of Arizona


(GPS 수신기의 위치  Iceland's glaciers (white) are melting faster and faster. As a result, the Icelandic crust near the glaciers is rebounding at an accelerated rate -- in some cases as much as 1.4 inches (35 mm) per year, found a University of Arizona-led team of geoscientists. The researchers used Iceland's geodesy network of sensitive GPS receivers (red triangles) to figure out how fast the land is rising. Credit: Kathleen Compton/University of Arizona

 그 결과 아이슬란드의 남부 중앙 지대에는 연간 35mm 라는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지반이 상승하는 지역도 존재했습니다. 여러 가지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배제하고 연구한 결과 연구팀은 최근의 빙하 소실이 지반 상승 속도를 가속시킨 주요 원인이었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빙하 소실이 지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증명한 첫 연구라고 합니다. 

 아마도 빙하가 계속 질량을 잃게 된다면 그로 인한 지각 상승은 지구의 여러 장소에서 확인이 가능할 것입니다. 다만 그린란드와 남극 대부분이 빙하로 덮혀 있어 현재는 확인을 하기 힘든 것일 뿐이죠.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고대하진 않지만 만약 빙하가 대부분 녹아 없어진 미래가 온다면 그 때의 세계 지도는 지금과는 좀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Kathleen Compton, Richard A. Bennett, Sigrun Hreinsdottir. Climate driven vertical acceleration of Icelandic crust measured by CGPS geodesy.Geophysical Research Letters, 2015; DOI: 10.1002/2014GL062446



2015년 1월 30일 금요일

구글 글래스 - 판매는 중단, 하지만 포기는 아니다.


(구글 글래스 : Photo of Google Glass by Dan Leveille) 

 시대를 너무 앞서간 것일까요? 아니면 시대가 아직 그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까요? 구글이 야심차게 개발했던 구글 글래스 (Google Glass)가 사용화 버전의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15년 1월 15일) 그리고 29일 실적 발표에서 그 이유와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구글 글래스는 구글의 연구 프로젝트 팀인 구글 X 에서 개발한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입니다. 기기에 대해서는 조금만 웨어러블 및 스마트 기기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다 아실만한 스마트 안경이라고 할 수 있죠. 

 TI의 OMAP 4430 SoC 1.2Ghz 듀얼 코어를 사용하고 2GB 램 (초기 버전은 1GB)과 16GB 스토리지(실제 사용 공간은 12GB), 500만 화소 카메라, 640X360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이 기기는 사양 자체는 당연히 스마트폰 대비 높지 않지만 일상 생활에 밀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구글 글래스의 컨셉 영상)    

 초기 구글 글래스 테스트에서는 사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졌고, 다양한 응용 앱의 개발 소식도 들렸습니다. 하지만 1500 달러라는 비싼 가격과 더불어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이어졌고, 급기야는 글래스 금지 레스토랑까지 생기는 등 시작도 제대로 해보기 전에 보급에 큰 차질이 벌어졌습니다. 또 짧은 배터리 시간과 본래 약속했던 것에 못 미치는 퍼포먼스 문제, 부족한 응용 앱 등으로 인해 이를 사용한 초기 유저들의 반응도 엊갈리게 되면서 구글 글래스의 상용화 프로젝트는 결국 막을 내려야 했습니다. 

 구글은 글래스의 생산을 종료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구글 랩을 졸업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프로토타입 구글 글래스는 종료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재편되어 별도의 프로젝트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글래스의 후속작이 어떤 것인지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올해 안에 차기 버전이 등장할 가능성은 열어 놨습니다. 

 구글의 패트릭 피체트 CFO는 프로젝트가 기대한 것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해 취소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지만 계속 다시 시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어쩌면 구글 글래스는 초기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 처럼 기술적인 제반 조건이나 환경이 아직 성숙되지 않아서 실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구글이나 혹은 다른 경쟁자가 언젠가 스마트 안경을 더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보급하는데 성공할 수 있습니다. 

 사실 PC는 물론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스마트 폰 등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들은 초기에는 극소수 유저들이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고 비싼 가격을 정당화 할만한 성능을 지니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이 비싼 장난감들을 생활 필수품의 영역으로 옮겨놨죠. 

 웨어러블 기기의 미래 역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구글 글래스가 남긴 숙제는 나중에 등장할 혁신적인 제품들이 풀어야할 몫이 될 것입니다. 

 참고 





애플 2014년 4분기 실적 - 어닝 서프라이즈


(아이폰 6. 출처: 애플) 


 시간이 없는 관계로 좀 늦게 올려서 뒷북 같지만, 애플이 2014년 4분기 (즉 회계년도로 2015년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입니다. 2014년 마지막 3개월 동안 애플의 매출액은 746억 달러 (80.5조원) 순이익은 180억 달러(19.4 조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아이폰 판매량은 (기종에 따른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지만) 7450만대로 대부분의 예측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습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순이익은 전년 동기 37.4%라는 증가세를 보였는데 상장 기업 실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제품별 판매량 
  
 아이폰 : 7,446만 8,000대
 아이패드 : 2,141만 9,000대
 맥: 551만, 9,000대 

 - 제품/서비스 별 매출

 아이폰 : 511억 8,200만 달러 
 아이패드 : 89억 8,500만 달러 
 맥 : 69억 4,400만 달러 
 서비스 (아이튠즈/앱스토어/기타) : 47억 9,900만 달러 
 기타 : 26억 8,900만 달러 

 - 지역별 매출 

 미국 : 305억 6,600만 달러 
 유럽 : 172억 1,400만 달러 
 중국 : 161억 4,400만 달러 
 일본 : 54억 4,800만 달러 
 아시아/태평양 : 52억 2,700만 달러 


 아이폰 매출은 애플 전체 매출의 69%인 511억 8,2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정확한 기종 별 판매량은 밝히지 않았으나 판매 단가를 고려하면 아이폰 6/6 플러스가 주력이었다는 점은 명확합니다.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라는 큰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이패드는 전년 동기 대비 -18% 정도 판매가 감소했는데 이는 전 세계적으로 태블릿 시장이 정체되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입니다. 태블릿이 이미 많이 보급된데다, 태블릿 교체 주기는 길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PC 산업의 정체를 감안하면 놀라운 점은 맥이 552만대나 판매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번 분기 맥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나 증가했습니다. 다만 아이팟은 아예 판매량에서 언급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비중이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아이튠즈/앱스토어 같은 서비스 부분의 매출이 증가해 분기당 50억 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서비스 부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으며 이미 애플은 개발자에게 100억 달러 이상을 수익으로 제공했다고 합니다. 

 지역별 매출을 보면 아직도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성장세는 전년 동기 대비 23%로 4/4 분기 아이폰이 미국 휴대폰 시장의 절반을 잠식했다고 합니다. 유럽 역시 20%의 성장을 보였으며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했습니다. 중국은 이제 유럽 전체와 비슷할 정도로 큰 시장이 되었으며 전년 동기 대비 70%의 성장으로 애플의 주요 시장이 된 것 같습니다. 

 애플의 이와 같은 성공은 사실 현재 스마트폰 시장이 거의 포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미스테리하기까지 합니다. 대화면이 성공의 비결 중 하나는 될 수 있겠지만 지금 같은 대성공의 비결이라고 보기엔 조금 의아한 수준입니다. iOS를 통한 안드로이드와의 차별화와 고급화 전략이 먹혀들어갔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과연 언제까지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도 궁금하네요. 

 참고 



     

과학자 vs 대중 - 인식의 괴리


 과학자와 일반 대중은 몇 가지 이슈들에 대해서 매우 큰 인식의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 분야에 전문 지식 유무의 차이와 더불어 종교/이념적인 성향이 대중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제되지 않은 언론 보도 및 일반 대중의 잘못된 상식이 미치는 영향도 있겠죠.  

 최근 미국 ​과학 진흥 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와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는 미국 과학 진흥 협회 회원 3,74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와 2002명의 일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을 진행한 결과를 서로 비교했습니다. 설문 응답자들은 13 가지 항목에 대해서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 결과 역시 의견 차이가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는데, 항목에 따른 차이가 꽤 있었습니다.


(출처: Pew Research Center)  

  
 흥미롭게도 일반 대중과 과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인식의 차이를 보인 부분은 유전자 조작 작물(GMO)에 대한 항목이었습니다. 과학자 그룹은 88%가 GMO가 먹기에 안전하다고 평가한 반면 일반 대중은 37%만이 안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와 같은 견해의 차이는 단순히 전문 지식의 차이 뿐만 아니라 당국의 발표를 얼마나 신뢰하는지의 차이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상당수 과학자들이 GMO 관련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이죠. 모든 분야의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 만큼 응답자 가운데 일부만이 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일 것입니다. 따라서 설문 결과는 비록 이 부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다른 동료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정이지만 만약 GMO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를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면 아마도 88% 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평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까지 연구 결과는 안전하다는 쪽을 지지하니 말이죠.)
 한편 동물의 연구에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서도 과학자와 일반 대중의 인식 차이가 상당했는데, 이는 아마도 동물 실험 없이는 연구가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점과 일반 대중은 이런 연구를 할 일이 없다는 상충되는 이해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이라고 해도 거의 절반 정도는 찬성의견을 보여 찬반 의견이 갈린다는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살충제를 사용한 농작물을 먹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질문 역시 일반 대중과 과학자 그룹 사이의 차이가 상당했지만 과학자들의 지지율 역시 68% 정도에 그친 것도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현재까지 주요 역학 연구에 의하면 무농약 혹은 유기농 식품 섭취의 차이가 사망률 및 주요 질환의 유병률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분명한 근거는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분명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설문 조사 가운데서 과학자 그룹에서 가장 높은 찬성 의견을 보이는 것은 인류가 시간에 따라 진화했다는 항목입니다. 이점은 진화론이 현대 생물학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원리라는 점과 대부분 이 사실을 중고등학교 시절 배웠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생각하면 98%는 가장 놀랍게 낮은 수치(?) 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 대중에서 이 의견 (즉 진화론)을 지지하는 비중은 65%로 생각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오랜 세월 과학 교육과 대중 과학 계몽에 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편 대중과 과학자 그룹 사이의 이견이 큰 분야로 널리 알려진 '기후 변화가 대부분 인간에 의한 것이다' 라는 설문에서는 여전히 큰 인식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 질문에 87%의 과학자는 찬성 의견을 보인 반면, 일반 대중의 경우 50% 정도의 찬성을 보여 그 동안 많은 대중 과학 홍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중에서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점은 저 역시 블로그를 하면서 느끼는 부분입니다. 사실 전공은 기상학과 관련이 없기는 하지만, 기후 관련 과학 연구를 소개하면 '기후 변화가 온실 가스 증가에 의한 것이고 이 온실 가스는 인류가 배출한 부분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명제에 반대되는 연구를 찾기란 매우 힘들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과학계의 주류 이론이 이쪽으로 정리가 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 아직 이런 사실을 충분히 잘 모르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대중과는 달리 이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 사이에서는 의견의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관련 분야 과학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면 찬성 의견의 87% 보다 훨씬 크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추정하지 않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실제 연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이전에도 포스팅을 한 적이 있죠. 


 1991년에서 2011년 사이 관련 논문을 작성한 과학자에게 설문 조사를 시행한 결과 인류 활동에 의한 지구 온난화(Anthropogenic Climate Change  AGW)를 지지하는 과학자의 비율은 1189명 가운데 97.2% 에 달했습니다. 거의 진화론에 대한 일반 과학자들의 신뢰도와 비슷한 수준이죠. 사실 87% 라는 찬성 의견은 이 점을 생각하면 생각보다 낮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몇 가지 세부 설문을 소개하면 과학자와 일반 대중 모두 미국이 과학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주장에 찬성하는 비율이 감소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과학 교육이 다른 국가보다 잘 이뤄지고 있다는 의견에서는 과학자의 16%, 일반 대중의 29%만이 찬성 의견을 보여 교육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족이지만 한국에서 해도 좀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과학자 그룹과 일반 대중 모두 과학 발전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지만, 여러 이슈에서 매우 큰 인식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차이점이 완전히 극복되기는 어렵겠지만, 대중들에게 정확한 실상을 알리고 홍보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A. I. Leshner. Bridging the opinion gapScience, 2015; 347 (6221): 459 DOI: 10.1126/science.aaa7477



     

     

마찰로 에너지를 얻는 웨어러블 기기


 앞으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치는 피부에 부착하는 형태의 센서들입니다. 심전도, 맥박, 혈압, 혈당 등 중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모니터링 할 수 있다면 입원, 외래 환자 모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의 센서 및 무선 기술은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형태의 박막형 센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에까지 도달했지만 한 가지 중요한 기술적 문제가 있으니 바로 동력입니다.
 이런 얇은 박막형 센서는 배터리에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기 어렵습니다. 큰 배터리를 지니거나 혹은 자주 충전해야 한다면 패치 형태의 박막 웨어러블 센서의 편리함이란 이점이 사라지기 때문이죠. 따라서 많은 연구자들이 피부에 부착된 상태로 체온, 땀, 움직임 등에서 에너지를 얻는 형태의 기기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연구자들은 마찰 전기 효과(triboelectric effect)를 이용해서 우표만한 크기의 디바이스에서 90V의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를 IEEE Spectrum에 발표했습니다.


(플렉서블 마찰 전기 발전기. Credit: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
 연구팀은 50nm 두께의 금 박막 위에 실리콘 고무로 된 층을 씌웠는데, 이 실리콘 표면은 수천개의 작은 돌기가 있어 여기서 더 효과적으로 마찰 전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물론 쉽게 구부릴 수 있는 플렉서블 마찰 전기 발전기이기 때문에 옷이나 피부 어디에든 장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이 프로토타입 발전기를 목과 팔에 부착했을 때, 말하거나 혹은 팔을 구부리는 행동을 통해 7.3V와 7.5V의 전기를 생산했다고 합니다. 최대 생산할 수 있는 전압은 90V이고 전력은 0.8 mW 정도라고 합니다. 이 정도라면 작은 센서를 구동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발전기와 센서, 혹은 다른 웨어러블 기기를 통합한다면 배터리의 양을 줄이거나 심지어 배터리가 전혀 없는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의 개발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더 얇으면서 귀찮게 충전할 필요가 없는 기기들이 가능해 질지도 모릅니다. 현재 개발되는 것 가운데 어떤 방식 (열전효과, 압전효과, 마찰 전기효과 등) 이 대중화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참고

당분 음료 많이 먹으면 초경 빨라진다 ?


 당분이 함유된 음료(SSBs, sugar-sweetened beverages, 콜라 같은 탄산 음료나 주스 등)​는 사실 적당히 먹는다면 그 자체로 문제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과도하게 복용했을 경우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식품 첨가물 가운데서 가장 위험한 것은 화학 첨가물이 아니라 소금(나트륨), 당분, 지방 같은 물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분이 포함된 음료는 비만의 중요한 위험 인자가 되며, 일단 비만이 발생하면 이로 인한 각종 합병증을 더 심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하버드 의과 대학의 카린 미쉘 교수(Karin Michels (ScD, PhD), Associate Professor at Harvard Medical School )와 그녀의 동료들에 의하면 당분 음료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단지 비만이나 당뇨 뿐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들의 연구에서 당분 음료를 소아기와 청소년기에 많이 마신 그룹에서 초경이 빨라지는 현상이 보고되었다고 합니다.
 연구팀은 미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코호트 연구인 Nurses' Health Study II 에서 나온 데이터를 사용해서 1996년에서 2001년 사이 9세에서 14세 사이 소녀 5583명를 추적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하루 1.5회 이상 당분 음료를 마시는 경우 주당 2회 이하로 마시는 경우보다 초경의 시작이 2.7달 정도 더 빨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효과는 BMI, 음식 섭취량 등 다른 요인을 감안해도 동일하게 발생했습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렇게 초경이 빨라지는 것은 결국 더 긴 시간 동안 에스트로겐에 대해 노출시켜 유방암 등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연구팀은 Human Reproduction에 발표한 논문에서 당분 음료 섭취가 초경을 빠르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하면서, 초경이 1년 빨라지면 평생동안 유방암 발생 확률은 5% 증가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대개 유방암이 생기는 연령을 고려하면 수십 년전 마셨던 당분 음료가 성인이 되고 나서 유방암 위험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당분 음료의 종류에 따른 차이입니다. 일반적으로 콜라 같은 탄산 음료는 매우 높은 당 지수(glycemic index)를 가지고 있으며 과일 주스는 그보다 낮은 당 지수를, 그리고 다이어트 음료는 혈중 당 농도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일단 당을 섭취하면 인체에서는 혈중 당 농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 인슐린을 분비하게 되는데, 이 인슐린은 인체의 여러 부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성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높은 인슐린 농도는 성 호르몬 농도를 높여 초경 나이를 빠르게 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전을 감안할 때 흡수가 빠른 당 성분을 가질 수록 초경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당분 음료를 탄산 음료, 과일 음료, 다이어트 음료, 아이스 티 등으로 세분했는데 가장 흡수가 빠른 당 성분을 지닌 탄산 음료가 초경을 빠르게 하는 주 원인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실제로 다른 음료와의 연관성은 확실하지 않았는데, 당 성분의 흡수 속도와 양을 감안하면 예상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하겠습니다. 
 이 연구에 있어서 한 가지 단점은 9세 이전에 SSB 노출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9세 이전의 당분 음료 섭취 역시 초경 나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자가 될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소아에게 가능하면 당분 음료 대신 물을 섭취하도록 교육하는 것이 안전한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궁금한 건 당, 나트륨 섭취가 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가 쏟아지는데도 대부분 대중들은 여기에 둔감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당분, 나트륨 섭취량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어도 뭐가 몸에 나쁘다고 하면 소비가 급감하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데, 이것은 단것과 짭짤한 것을 찾는 인간의 본능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J.L. Carwile et al. Sugar-sweetened beverage consumption and age at menarche in a prospective study of US girlsHuman Reproduction, 2015 DOI: 10.1093/humrep/deu349  

2015년 1월 29일 목요일

엘론 머스크의 야망 - 팔콘 헤비 로켓


 스페이스 X가 팔콘 헤비(Falcon Heavy) 로켓의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는 세개의 1단 로켓이 모두 재사용 가능한 버전으로 작동합니다. 팔콘 헤비 로켓은 팔콘 9 로켓 3 개를 연결 시켜 1단과 부스터로 사용하는 로켓으로 델타 IV 헤비 로켓과 비슷하나 재사용 로켓(Reusable Rocket)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과 더 대형 로켓이라는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팔콘 헤비는 이름 처럼 무려 1463톤급 로켓입니다.

(팔콘 헤비 로켓의 상상도.  SpaceX Falcon Heavy rocket poised for launch from the Kennedy Space Center in Florida in this updated artists concept. Credit: SpaceX )

(동영상)
 팔콘 헤비는 유럽의 아리안 V 는 물론 러시아,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서 운용하는 대형 로켓보다도 더 대형입니다. 현역으로 발사되는 로켓과 가까운 미래에 계획 중인 로켓 가운데 현 시점에서 이보다 더 큰 로켓은 현재 나사가 심혈을 기울여 개발 중에 있는 SLS(Space Lauch System) 밖에 없을 정도입니다. 이 정도면 엘런 머스크의 야망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죠.

 각각의 팔콘 9 1단은 9개의 멀린 1D(Merlin 1D)을 지니고 있으며 추력은 5,880 kN 에 달합니다. 3개가 모인 추력은 17,615 kN인데 코어 스테이지 양 옆의 1단은 부스터로 동영상에서 보듯이 먼저 연료를 연소시킵니다. 2단은 1개의 멀린 1D Vaccum 엔진을 가지고 있으며 추력은 801 kN 입니다. 각 1단의 지름은 3.66미터이고 높이는 모두 합쳐 68.4미터에 달합니다.

 팔콘 헤비의 페이로드는 재사용(Reusable) 옵션에 따라 달라집니다. 만약 재사용 로켓을 사용하게 되면 대기권 재진입 및 착륙을 위한 추가적인 연료와 장치가 필요해서 페이로드가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이전 로켓들과 비슷한 방식의 1회용 팔콘 헤비 로켓의 경우 저지구 궤도(LEO) 페이로드가 53톤에 달하며 지구 정지 궤도(GTO)의 경우 21.2톤, 달 전이 궤도(Lunar Transfer Orbit· LTO)의 경우 16톤, 화성 전이 궤도의 경우 14톤에 달합니다.

 반면 만약 1단 및 2개의 부스터를 모두 재사용 로켓으로 할 경우 지구 정지 궤도 페이로드는 7톤으로 감소합니다. 두 개의 부스터를 재사용 로켓으로 할 경우 지구 정지 궤도 페이로드는 14톤 정도라고 합니다. 따라서 무조건 재사용 로켓이 유리한 것은 아니며 각각의 상황에 맞춰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페이스 X는 팔콘 헤비 로켓 및 미래의 로켓 발사를 위해서 마지막 우주 왕복선 미션인 STS - 135 이후 현재는 놀고 있는 케네디 우주 센터의 Launch Complex 39A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이 발사대는 스페이스 X 의 팔콘 헤비 로켓 등의 발사대로 사용될 계획입니다. 

 2015년 첫 발사를 예정하고 있는 팔콘 헤비 로켓이 순조롭게 진행 된다면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는 민간 기업으로 다른 국가의 우주 개발 부서에서도 발사하기 힘든 대형 발사체를 보유하게 됩니다. 이 새 로켓은 지구 궤도는 말할 것도 없고 달과 화성까지 우주선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과연 앞으로 엘론 머스크의 야망이 어디까지 실현될 수 있을 지 궁금합니다.      

 참고

몸길이의 반이 목인 공룡


 ​거대한 초식 공룡인 용각류(Sauropoda)에는 목과 꼬리가 아주 긴 공룡들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디플로도쿠스나 아파토사우루스, 브라키오사우루스 등이 그렇죠. 하지만 이들 공룡이 아무리 목이 길다고 해도 몸길의 1/3 정도입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몸길이의 반이 목이 희안한 용각류 공룡이 발견되었는데 중국어로 치장(Qijang)에서 발견된 용이라는 뜻의 치장롱(Qijianglong, Dragon of Qijang)이라고 명명된 공룡입니다. 이 공룡은 아시아에서 번성했던 용각류인 메멘치사우루스(mamenchisaurid)과에 속합니다.

(치장롱의 복원도.  This shows what the newly discovered long-necked dinosaur may have looked like. Credit: Xing Lida )

(복원된 치장롱의 골격. The reconstructed skeleton of the newly-discovered dinosaur in the gallery of Qijiang Museum, China. Credit: None needed )
 치장롱은 2006년 건설 현장에서 우연히 그 골격 일부가 발견되었으며, 이후 앨버타 대학(University of Alberta)의 고생물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었습니다. 보통 체격이 큰 공룡은 뼈의 일부만 발견되어 고생물학자들은 근연종과 비교해서 퍼즐 짜맞추기를 해야 하지만, 다행히 이 공룡의 골격은 목은 물론 머리까지 완벽하게 보존되어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공룡은 쥐라기인 1억 6000만년전 살았는데 몸길이는 15미터 정도로 다른 대형 용각류에 비해서 더 크지는 않지만 몸길이 대비 목의 길이가 정상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치장롱 몸길이의 절반이 목 길이인데 사실 꼬리 길이를 빼고 생각하면 목 길이가 몸통 길이보다 몇 배 더 긴 셈이죠. 이 정도면 목이 길어 슬픈 정도가 아니라 목을 가누기 힘들어 슬픈 짐승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역사에서 아무 이유 없이 큰 비용을 감수하고 진화가 이뤄지진 않습니다. 이 목이 긴 공룡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더구나 연구팀에 의하면 목을 가누는 일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합니다.
 연구의 리더인 앨버타 대학의 테츄토 미야시타(Tetsuto Miyashita)에 의하면 이 공룡의 목은 매우 길기는 하지만 목을 가눌수 있는 몇가지 비결이 존재합니다. 일단 이 공룡의 목뼈는 조류처럼 내부가 공기로 채워져있어 매우 가볍고 튼튼합니다. 여기에 목뼈가 수평보다는 수직으로 잘 움직일 수 있도록 관절이 결합되어 있어 목이 좀 뻣뻣하긴 하지만 수직 방향으로 목을 드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건설용 크레인 같은 목을 지녔다는 것이 미야시타의 설명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목은 기린처럼 높이 있는 나뭇잎을 따먹는데 유리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긴 목을 지녀서 생기는 여러 가지 불리함을 넘어서는 생존의 이점을 제공했을 것입니다. 이 공룡은 긴 목을 지닌 용갈류 가운데서 가장 극단적으로 진화된 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생리적/물리적 한계가 허용하는 수준까지 목이 길어진 사례가 되겠죠.
 참고

  

태양계 이야기 322 - 과거 화성에도 빙하기가 있었다?


 화성은 지구 이외의 행성 가운데서 그 표면이 가장 상세하게 관측이 된 행성입니다. 특히 현재도 화성 표면을 실시간으로 계속 관측 중인 나사의 화성 탐사선 MRO의 ​High 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 (HiRISE) 카메라는 화성의 지형은 물론 계절적 변화까지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 지형들을 분석해, 아마도 화성 역시 지구처럼 지난 수백만년간 몇 차례의 빙하기를 겪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화성에 과연 어느 정도까지 빙하가 발달했는지는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 브라운 대학의 연구자인 제이 딕슨(Jay Dickson)과 그의 동료들은 HiRISE 이미지를 분석해서 화성의 중위도 지역까지 과거 빙하가 발달한 흔적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저널 이카루스(Icarus)에 발표했습니다. 이는 한 때 화성의 상당 부분이 빙하로 덮혀있었다는 과거 연구 결과를 지지하는 것입니다.

(210만년에서  40만년 사이 화성 빙하기 시점의 상상도  An illustration of what Mars might have looked like during an ice age between 2.1 million and 400,000 years ago, when Mars's axial tilt is believed to have been much larger than today. This illustration was prepared for the cover of the December 18 2003 issue of the journal Nature. Credit: NASA/JPL/Brown University)

(현재 화성의 이미지. 지구처럼 북극과 남극 양 극에만 빙하가 존재한다. Credit : NASA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화성 표면에서 발견된 걸리 Gully.  Martian gullies, old and new Sharp-featured, relatively recent gullies (blue arrows) and degraded older gullies (gold) in the same location on the surface of Mars suggest multiple episodes of liquid water flow, consistent with cyclical climate change on the Red Planet.
Credit: NASA HiRISE )
 지질학자들은 화성의 표면에서 빙하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지형을 다수 발견한 바 있습니다. 2003년 브라운 대학의 지질학자 제임스 헤드(James Head)를 비롯한 과학자들은 화성 표면에 얼음으로 뒤덮힌 역사를 지닌 토양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걸리(Gully, 우곡)이라는 지형에 주목했습니다. 연구자들은 화성의 남반구 중위도 지역에서 479개의 걸리를 발견했는데 이 걸리가 암시하는 것은 여기서 물이 흘렀다는 것입니다.
 걸리는 갑자기 많은 비가 내렸을 때 토양이 침식되면서 강처럼 흐르는 것으로 하천과는 달리 비가 올 때나 물이 공급될 때만 형성됩니다. 그런데 화성의 중위도 지역에 어떻게 물이 흘렀을까요? 연구자들에 의하면 화성 중위도 표면에 빙하나 얼음이 있었다고 가정하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 빙하가 녹으면 지구에서처럼 걸리 지형을 만들게 되는 것이죠.
​ 화성 표면의 걸리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이 시기가 아마도 200만년에서 40만년전 사이이며, 한 차례가 아니라 여러 차례의 빙하기와 간빙기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걸리가 새로운 걸리에 의해 사라진 흔적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화성에는 주로 극지방에 막대한 양의 빙하가 분포하지만 더 추웠던 빙하기에는 중위도 지방까지 얼음이 형성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구체적인 양은 확실치 않지만 아마 지구보다는 작았겠죠. 하지만 중위도에 다수의 걸리 지형을 만들었다면 이는 국지적인 현상이 아니라 행성 전체로 일어난 이벤트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화성에서도 새로운 하천 같은 걸리 지형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에 의한 것인지 이산화탄소에 의한 것인지 다소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브라운 대학의 연구자들은 과거 빙하기 걸리 지형은 물에 의한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빙하 지형과 유사한 특징인 latitude dependent mantle (LDM)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화성이 건조한 행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렇게 거대한 빙하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은 꽤 놀라운 일입니다. 얼마나 큰 빙하가 생겼는지는 앞으로의 연구 과제겠지만, 과학자들은 화성에 빙하기가 생긴 이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 화성은 지구보다 작은데다 달 같은 거대 위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화성의 세차 운동은 지구보다 훨씬 크게 나타납니다. 화성의 축을 고정해줄 거대 위성은 없는데, 다른 천체에서 오는 중력의 영향은 더 크게 받기 때문이죠. 현재 화성은 지구와 거의 비슷하게 공전면에 25도 정도 기울어져 있지만 과거에는 15도에서 35도 사이를 크게 오갔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2000만년 동안 30도 이상 기운적도 몇 번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과거 화성의 남반구는 더 극적으로 태양고도가 낮아지면서 극도로 추운 상황이 되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행성이 흰색의 얼음으로 더 많이 뒤덮힘에 따라 알베도가 올라가 태양에너지를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에 화성은 지금보다 더 추운 행성이 되었던 것이죠.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간빙기 쪽에 가까운 화성일 것입니다.
​ 이와 같은 화성의 과거사는 꽤 재미있는 일인데, 화성과 지구의 묘한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전축의 변화로 인해서 빙하기와 간빙기가 번갈아 나타나는 행성이 지구뿐이 아니라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James L. Dickson, James W. Head, Timothy A. Goudge, Lindsay Barbieri. Recent climate cycles on Mars: Stratigraphic relationships between multiple generations of gullies and the latitude dependent mantleIcarus, 2015; DOI: 10.1016/j.icarus.2014.12.035


 ​ ​   

진공 상태에서도 견딜 수 있는 곤충용 나노슈트


 일본의 연구자들이 곤충 연구를 위한 나노슈트(NanoSuit)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당황스러운 이야기같지만 설명을 들으면 그럴 듯한 이야기입니다. 연구자들이 원했던 것은 곤충 같은 작은 생물체를 주사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s (ESM))으로 담는 것이었습니다. 현재까지 곤충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하려면 일단 곤충을 죽인 후 잘 건조시켜서 표본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전자의 산란을 막기 위해 진공 상태에서 관찰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연구팀은 살아있는 곤충 표면에 코팅을 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이 코팅 물질은 계면 활성제의 일종인 폴리옥시에칠렌소르비톨모노라우레이트(polyoxyethylene sorbitan monolaurate)입니다. 이 물질은 플라즈마나 혹은 전자 빔을 맞으면 폴리머화 해서 단단해 집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곤충 표면에 50에서 100 나노미터 두께의 코팅을 발라서 곤충을 보호했는데, 이 물질 덕분에 곤충들이 진공 상태에서도 최대 2시간 가까이 버틸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진공 상태에서 곤충이 수분을 잃어 죽는 것도 방지할 수 있으며, 전자빔에서 곤충을 보호해 준다고 하네요. 나노미터 두께의 코팅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이를 '나노슈트(NanoSuit)'라고 명명했습니다.

(살아있는 곤충을 전자 현미경 및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   Observations of living insects by light and electron microscopy. Credit: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Published 28 January 2015. DOI: 10.1098/rspb.2014.2857 )
 연구팀은 이를 몇 종류의 곤충에 적용해서 주사 전자 현미경으로 촬영했는데, 나노슈트는 곤충이 움직일 때도 멀쩡하게 유지되었다고 합니다. 나노슈트를 입은 곤충들은 10−5에서 10−7 Pa 의 낮은 기압에서도(즉 높은 상태의 진공에서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덕분에 연구자들은 곤충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매우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은 사람에서 응용되긴 어렵겠지만 아무튼 꽤 신기한 기술인 건 사실 같습니다. 이들의 연구 결과는 어쩌면 생명체가 아닌 다른 제품들을 더 튼튼하고 마모에 강하게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입니다. 이 연구는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에 실렸습니다.
 그건 그렇고 나노슈트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만 이 생각 한 건 아닐 듯 하네요. 이 경우는 맥시멈 아머라고 해야하나...

(크라이시스 3 의 나노슈트)    
 참고
​A 'NanoSuit' surface shield successfully protects organisms in high vacuum: observations on living organisms in an FE-SEM,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Published 28 January 2015. DOI: 10.1098/rspb.2014.2857

 http://phys.org/news/2015-01-nanosuit-nano-coating-electron-microscopy-insects.html#jCp
         

2015년 1월 28일 수요일

탈모 치료의 꿈? - 줄기 세포를 이용한 모발 이식



 탈모로 고통 받는 사람의 숫자는 전세계적으로 수억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주로는 남성 탈모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여성의 경우라도 탈모가 없는 것은 아니죠. 심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해서 미국에서는 4000만명의 남성과 2100만명의 여성이 탈모 증상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 역시 탈모의 유병률이 결코 적은 나라가 아닙니다. 

 심한 탈모를 치료하는 방법 중 한 가지는 모발 이식인데 사실 이 역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 가지 약물 요법도 같이 동원되고 있으나 모든 환자에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새로운 방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모유두 세포(Dermal papilla cell)을 이용하는 방법도 그 중 하나입니다. 

 모유두 세포는 새로운 모발이 형성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로 동물에서 이를 이식하면 새로운 모낭(hair follicle)과 털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문제점이 존재합니다.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이로 인해 모유두 세포 이식으로 탈모를 치료하는 일은 현재까지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샌포드-번햄 의학 연구소(Sanford-Burnham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연구자들은 인간 배아 줄기 세포(human embryonic stem cells (hESCs))를 이용해서 여기서 모유두 세포와 유사한 형태의 세포를 얻은 후 이를 배양해 실험 동물에 이식해 털이 자라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연구자들에 의하면 모유두 세포는 치료 목적으로 모으기도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배양한 후 사람에 이식하면 모낭을 형성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치료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반면 이 태아 줄기 세포 기원의 세포는 이식 후에도 모낭과 털을 형성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 줄기 세포를 이용해 배양한 털 Scientists at Sanford-Burnham used iPSCs to grow new hair. Credit: Sanford-Burnham Medical Research Institute

 물론 실제 사람에 이식했을 때도 진짜 그럴 듯한 머리카락이 생기는지(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털만 생긴다면 이식을 받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겠죠), 그리고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안전할 것인지 등 아직 검증해야 할 과제가 많이 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알렉세이 테르키쉬 교수(Alexey Terskikh, Ph.D., associate professor in the Development, Aging, and Regeneration Program at Sanford-Burnham)는 앞으로 인간에서 임상 테스트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정말 인간에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그때까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으로 탈모를 정복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과연 우리 세대에 탈모를 정복할 수 있을지, 저는 약간 회의적이지만 미래는 또 모르는 것이겠죠. 


 참고 


Journal Reference:
  1. Ksenia Gnedeva, Ekaterina Vorotelyak, Flavio Cimadamore, Giulio Cattarossi, Elena Giusto, Vasiliy V. Terskikh, Alexey V. Terskikh. Derivation of Hair-Inducing Cell from Human Pluripotent Stem Cells. PLOS ONE, 2015; 10 (1): e0116892 DOI: 10.1371/journal.pone.0116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