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우주 이야기 298 - 허블이 관측한 흩어지는 은하들


 은하는 수백억에서 수천억개에 이르는 별과 가스, 그리고 이보다 더 많은 질량을 지닌 암흑 물질이 합쳐진 천체입니다. 이렇듯 거대한 질량을 가진 은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때는 모래처럼 흩어질 수 있습니다. 은하를 흩어지게 만들 수 있을 만큼 큰 질량을 가진 천체는 대부분 다른 은하입니다. 

 다른 은하와의 충돌이나 혹은 다른 큰 질량을 가진 은하가 인접해서 지나가면, 은하에 속한 별과 가스는 그 중력에 따라 속절없이 끌려나가 여러 가지 아름다운 모양과 무늬를 만들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이렇게 끌려나간 가스가 뭉쳐 새로운 별들을 대거 생성시키기도 합니다. 은하와 충돌과 인접한 은하끼리의 상호 중력 작용은 다양한 모양의 불규칙 은하를 만들어 냅니다. 



(This NASA Hubble Space Telescope photo of NGC 7714 presents an especially striking view of the galaxy's smoke-ring-like structure. The golden loop is made of sun-like stars that have been pulled deep into space, far from the galaxy's center. The galaxy is located approximately 100 million light-years from Earth in the direction of the constellation Pisces. Credit : NASA)  

 위의 사진은 은하 NGC 7714의 허블 우주 망원경 사진입니다. 사진에는 이 은하 하나 뿐이지만 실제로는 NGC 7715라는 이웃 은하와의 상호 작용에 의해 위와 같은 독특한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은하는 지구에서 약 1억 광년 정도 떨어져 있는데 허블 우주 망원경에 의해서 그 선명한 모습을 사진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황금색은 독특한 고리 모습은 태양과 비슷한 별들이 다른 은하의 중력에 의해 끌어잡아당겨진 것으로서 이들 가운데서는 가스의 영향에 의해서 새롭게 생겨난 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와 같은 중력 상호작용은 지구에서 공룡이 세상을 지배했던 1-2억년전 발생한 것입니다. 은하에서 빛이 도달하는 1억년의 시간을 생각하면 실제 이벤트가 발생한 것은 2-3억년전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말이죠.  


 (This image shows Arp 230, also known as IC 51, observed by the NASA/ESA Hubble Space Telescope. Arp 230 is a galaxy of an uncommon or peculiar shape, and is therefore part of the Atlas of Peculiar Galaxies produced by Halton Arp. Its irregular shape is thought to be the result of a violent collision with another galaxy sometime in the past. The collision could also be held responsible for the formation of the galaxy’s polar ring. Credit : NASA) 

 또 다른 은하 Arp 230은 NGC 7714만큼 아름답지는 않은 모습인데, 우리가 이 은하를 관측하는 방향 및 충돌 방향과 관련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얼짱각도가 아니라는 것이죠. 아무튼 이 은하는 다른 은하와 충둘하면서 본래 가지고 있던 구조가 깨졌고, 지금 같은 모양을 하게 되었습니다. 

 Arp 230 역시 가스와 별에 의해서 생성된 황금색 고리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보는 방향에서는 은하의 극지방과 겹쳐 보이고 있습니다. 이 은하는 아마도 자신보다 작은 은하와 충돌해서 작은 은하를 흡수하는 중으로 그 과정에서 새로운 별들을 탄생시키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은하 자체는 비교적 작아서 충돌 전 두 은하 모두 우리 은하보다 작은 소형 은하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수십 억년 후, 우리 은하도 안드로메다 은하와 충돌해 새로운 은하를 형성하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그 장면은 우리가 직접 관측은 하지 못하겠지만 우주 저 멀리 있는 다른 외계인들이 본다면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 될 지도 모릅니다. 

 참고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