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이산화탄소의 온실 효과를 직접 관측하다.


 현재 지구 온도는 상승중에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가 인간이 배출한 이산화탄소 같은 인위적인 온실 가스 때문이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동의를 이뤘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들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실제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가 구체적으로 얼마만큼의 복사 강제력(Radiative forcing) 증가를 가져오는 지 정확한 측정값이 없었습니다.
​ 이산화탄소는 최근의 지구 온난화 때문에 나쁜 역할을 하는 기체처럼 생각되지만 사실 생명체가 넘치는 지구 환경을 위해서는 없어선 안될 역할을 합니다. 소량이지만 이산화탄소가 있으므로 해서 지구는 온실 효과를 통해 적당한 기온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온실 가스가 없다면 지구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추운 행성이 될 것입니다.

 이산화탄소나 수증기, 메탄 등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에 대한 설명은 이전 포스트에서 한 적이 있습니다. (  http://blog.naver.com/jjy0501/100086105368 참조) 이들 기체는 대기 중에서 지구가 방출하는 적외선 파장대의 열에너지를 흡수해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방식으로 지구의 기온을 올리는 역할을 하죠. 지구 역사상 온실 가스의 농도는 지구 기온을 결정하는 중요 인자였습니다.

 따라서 현재 처럼 화석 연료로 온실가스를 지구 대기로 대량 방출할 경우 지구 대기의 온실 효과가 더 강해지면서 지구 기온이 오르게 될 것이라는 것은 1+1=2 같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서 높은 수준의 동의를 이뤘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이산화탄소 증가에 의한 복사 강제력 증가의 정도를 실측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미 에너지부 산하의 ​ 로렌스 버클릭 국립 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Berkeley Lab). 이하 버클리 연구소)의 과학자들은 11년에 걸친 관측을 통해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대기 중으로 흡수하게 하는지를 입증했습니다. 연구팀은 오클라호마주와 알래스카주에 측정 장비를 두고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변화를 실측했습니다. 같은 장비를 두 장소에 설치한 이유는 물론 측정 오차를 피하고 결과를 더 정확히 검증하기 위해서입니다.

(알래스카에 있는 대기 복사 측정 장치.  The scientists used spectroscopic instruments operated by the Department of Energy's Atmospheric Radiation Measurement (ARM) Climate Research Facility. This research site is on the North Slope of Alaska near the town of Barrow. They also collected data from a site in Oklahoma.
Credit: Jonathan Gero )  

(동영상)
 연구팀은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에 의한 복사 강제력의 증가를 매우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물론 계절적인 변동에 의한 차이까지도 명확하게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연구 기간인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2 ppm 증가했습니다.
 연구의 리더인 버클리 연구소의 다니엘 필드먼(Daniel Feldman, a scientist in Berkeley Lab's Earth Sciences Division) 에 의하면 이 연구를 통해 지구 대기 중 이산화탄소 증가에 의한 대기의 에너지 흡수 증가를 직접 측정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실제 위의 동영상에서 보듯이 지구의 복사 강제력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Atmospheric Radiation Measurement (ARM) 장치는 알래스카에서 3300회, 오클라호마에서 8300회 측정을 진행했는데 지난 10년간 지구의 복사 강제력은 평방 미터당 0.2W 정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산화탄소 증가와 복사 강제력의 증가가 미 국립 해양 대기청(NOAA)의 이산화탄소 추적 시스템(CarbonTracker system)을 통해서 대부분 화석 연료 연소의 의한 것임을 입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산화탄소 증가가 복사 강제력의 증가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자체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지만 그 정도에 대한 정확한 실측값이 있다면 과학자들은 미래 지구 기후 변화를 시뮬레이션할 때 더 정확한 모델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지구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이고 우리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D. R. Feldman, W. D. Collins, P. J. Gero, M. S. Torn, E. J. Mlawer, T. R. Shippert.Observational determination of surface radiative forcing by CO2 from 2000 to 2010.Nature, 2015; DOI: 10.1038/nature14240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