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혁신적인 이산화탄소 포획 기술


 하버드 대학과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Lawrence Livermore National Laboratory)의 과학자들이 혁신적인 이산화탄소 포획 기술​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응용되면 가장 중요한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를 포획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하는 일 뿐 아니라 화학적으로 여러 분야에 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포획 저장은 주로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공장 및 발전소를 대상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물론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분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0.04%에 불과한 농도 때문에 비용과 에너지는 많이 드는 반면 실효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목적이라면 차라리 나무 같은 식물을 키우는 쪽이 더 유리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1/3은 석탄 및 가스 발전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기술 수준으로도 이를 포획하고 저장하는 일은 가능하지만 비용과 에너지라는 측면에서 보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많습니다.
 지금 주로 사용되는 이산화탄소 분리 기술은 아민 기반 용제(amine-based solvents)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비용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유독한 부산물이 나오는 문제가 있어 널리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산화탄소를 발전소의 굴뚝으로부터 제거하는 일은 앞으로도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하버드 대학 와이즈 연구소의 제니퍼 루이스 교수(Jennifer A. Lewis, the Hansjörg Wyss Professor of Biologically Inspired Engineering at the Harvard School of Engineering and Applied Sciences (SEAS))와 그녀의 동료들은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지원을 받아서 훨씬 비용-에너지 효과적일 뿐 아니라 안전한 이산화탄소 분리 포획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이 주목한 물질은 탄산 나트륨(sodium carbonate)였습니다. 이 물질은 탄산 소다라고도 불리는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바로 탄산수소나트륨​이 됩니다. 탄산 수소 나트륨은 베이킹 소다라는 물질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죠. 물론 독성이 없는 안전한 물질입니다. 탄산 나트륨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후 탄산 수소 나트륨이 되며, 다시 65℃이상 열을 가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탄산 나트륨으로 돌아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실은 이전부터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를 이용해서 산업적인 규모로 이산화탄소를 포획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흡수해야 하는 이산화탄소의 매우 많은데, 탄산 나트륨은 속도와 양에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연구팀은 마이크로캡슐 탄소 용제 microencapsulated carbon sorbents (MECS)라는 신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이 기술은 투과성 실리콘 비드(Silicon bead)을 이용해서 작은 공기방울을 실리콘 튜브 사이로 뽑아내는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접촉 면적이 넓어지면서 쉽게 가스를 녹여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이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The new technique for carbon-capturing employs an abundant and environmentally benign sorbent: sodium carbonate, which is kitchen-grade baking soda. The microencapsulated carbon sorbents (MECS) achieve an order-of-magnitude increase in CO2 absorption rates compared to sorbents currently used.  Images courtesy of John Vericella, Chris Spadaccini, and Roger Aines/LLNL; James Hardin and Jennifer Lewis/Harvard University; Nature)
 물론 이 반응도 열을 가해야 하지만 발전소에서 나오는 폐열을 활용하면 추가적인 에너지 투입없이 간편하게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MECS 기술이 꼭 이산화탄소 포획에만 사용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이 기술이 더 다양한 물질을 효과적으로 녹이는데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산업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비용-에너지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기술인지는 더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아이디어는 단순하면서도 혁신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John J. Vericella, Sarah E. Baker, Joshuah K. Stolaroff, Eric B. Duoss, James O. Hardin, James Lewicki, Elizabeth Glogowski, William C. Floyd, Carlos A. Valdez, William L. Smith, Joe H. Satcher, William L. Bourcier, Christopher M. Spadaccini, Jennifer A. Lewis, Roger D. Aines. Encapsulated liquid sorbents for carbon dioxide captureNature Communications, 2015; 6: 6124 DOI: 10.1038/ncomms7124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