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태양계 이야기 335 - 고대 화성에 있던 바다의 크기는 ?



(고대 화성에 존재했던 바다의 상상도. NASA scientists have determined that a primitive ocean on Mars held more water than Earth's Arctic Ocean and that the Red Planet has lost 87 percent of that water to space. Credit: NASA/GSFC)
​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연구 결과를 토대로 화성이 수십억년전에 지금보다 훨씬 따뜻하고 물을 많이 가진 환경이었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얼마나 많은 물이 존재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어왔습니다.
​ 나사의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제로니모 빌라뉴에바(Geronimo Villanueva, a scientist at NASA's Goddard Space Flight Center in Greenbelt)와 그의 동료들은 지상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과거 화성에 있던 바다의 크기를 추정했습니다. 이들의 추정에 따르면 현재 양 극지방에 있는 빙하의 양은 본래 있던 물의 양의 13%에 불과할 것이라고 합니다.




 (동영상) ​
 연구팀은 화성의 초창기 무렵에 있었던 물의 양을 측정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물은 한 개의 산소 원자와 두 개의 수소 원자로 이뤄져있습니다. 수소는 대개 한 개의 양성자만을 가지고 있지만 한 개의 양성자와 한 개의 중성자로 구성된 동위원소인 중수소도 일정 비율 존재합니다. 그런데 화성이 물을 잃는 과정에서 가벼운 수소는 쉽게 사라지는 반면 무거운 동위원소인 중수소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 중수소의 농도는 높아지게 되는데, 화성이 대부분의 물을 우주를 통해 잃어버렸다는 가설이 옳다면 (화성의 낮은 중력과 자기장이 거의 없는 주변 환경 때문에 증발된 물은 대기 중에서 산소와 수소로 분해된 다음 태양풍에 의해 우주로 빠져나가게 됨) 이 비율을 측정해서 본래 있었던 물의 양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이 작업을 위해서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망원경 3개가 동원되었습니다. 유럽 남방 천문대의 VLT, 하와이의 켁 망원경, 그리고 나사의 적외선 망원경이 그것입니다. 이들의 연구 데이터를 통해서 과학자들은 현재 화성에 있는 수소 가운데 중수소의 비율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과거 화성 역사의 초창기에는 화성 표면을 평균 450피트(137m) 두께로 덮을 수 있을 만큼의 물이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화성은 북반구가 지대가 낮고 남반구는 높기 때문에 지구와는 반대로 물이 대부분 북반구에 모여 바다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 바다의 면적은 화성 전체 면적의 19% 에 달하는 수준으로 그 양은 2000만 입방 킬로미터, 최대 심도는 1.6km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화성에서 물이 사라지게 된 시점은 대략 37억년전 쯤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이 시점은 가장 오래된 지구 생명체의 흔적보다 좀 더 오래되었습니다. 과연 바다가 있었던 시기에 화성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는 아직까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입니다. 바다가 있었던 행성에서 과연 생명체의 탄생은 필연일까요? 그리고 생명체의 탄생에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결정적인 해답을 화성이 쥐고 있습니다. 화성에서 고대 생명활동의 증거가 발견된다면 우리는 위의 질문에 대해서 자신있게 답변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발견하지 못한 경우에는 어느 쪽으로도 쉽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앞으로의 연구가 더 필요한 이유입니다.

 참고
Journal Reference:
  1. G. L. Villanueva, M. J. Mumma, R. E. Novak, H. U. Käufl, P. Hartogh, T. Encrenaz, A. Tokunaga, A. Khayat, M. D. Smith.Strong water isotopic anomalies in the martian atmosphere: Probing current and ancient reservoirsScience, 2015 DOI:10.1126/science.aaa3630

  ​
    ​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