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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진화의 키 포인트 발견



 거북이는 가장 오래된 파충류의 하나입니다. 최초의 거북이의 조상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과학자들은 대략 2억 2,000만년 전 거북이의 조상이라고 할 만한 동물이 출현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제대로된 등껍질을 가지기전 나타난 더 오래된 조상등은 어떤 생물일까요? 

 분명 초창기 거북의 조상은 아직 등껍질이라고 할만한 구조물을 가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 모양세는 오늘날의 도마뱀과 흡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고생물학자들은 2억 2000만년 전 살았던 트라이아이스 중기 거북이의 조상인 오돈토첼리스(Odontochelys)가 거의 완전한 형태의 가슴 껍질 혹은 복갑(plastron)을 진화시켰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한편 2억 60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보이는 유노토사우루스(Eunotosaurus)의 경우 거북류의 조상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 등과 가슴 껍질이 전혀 발달하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중간 단계의 화석이 있을 법 합니다. 

 미국과 독일의 국제 고생물학자 팀은 이번에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 화석을 찾아냈습니다.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의 고생물학자인 한스-디에터 수(Hans-Dieter Sues, curator of vertebrate paleontology in the Department of Paleobiology at the 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and Rainer Schoch, curator of fossil amphibians and reptiles at the State Museum of Natural History in Stuttgart, Germany)와 그 동료들은 2억 4000만년 전 살았던 고대 동물의 화석을 독일 남부에서 발견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파포첼리스(Pappochelys)의 모습은 영락없는 도마뱀이지만, 과학자들은 이 고대 파충류의 가슴 뼈와 어어깨뼈의 일부가 서로 융합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오돈토첼리스와 유노토사우루스 사이의 전이종이 가질 수 있는 유력한 특징입니다. 


(파포첼리스의 복원도.   Pappochelys could grow up to 8 inches in length, had a long tail and used its tiny, peg-like teeth to feed on small insects and worms in what is now southern Germany. In June 2015, an international team of researchers from the United States and Germany discovered this new extinct species of reptile and identified a key missing link in the evolutionary history of turtles. Credit: Rainer Schoch, Stuttgart Natural History Museum)



(파포첼리스의 복원 골격 모양. This reconstructed skeleton of Pappochelys features its ribs (in black) and openings in its skull, confirming that turtles did not evolve from early stem-reptiles, as traditionally thought, but are most closely related to lizards among present-day reptiles. In June 2015, an international team of researchers from the United States and Germany discovered this new extinct species of reptile and identified a key missing link in the evolutionary history of turtles. Credit: Rainer Schoch, Stuttgart Natural History Museum and Hans Sues, Smithsonian’s National Museum of Natural History)




(발굴된 화석. 
This fossil specimen of Pappochelys confirms that the belly portion of the turtle shell, called the plastron, formed through the fusion of rib-like structures and parts of the shoulder girdle. In June 2015, an international team of researchers from the United States and Germany discovered this new extinct species of reptile and identified a key missing link in the evolutionary history of turtles. Credit: Rainer Schoch, Stuttgart Natural History Museum)



(Credit: Copyright: SMNS, R. Schoch.)


 파포첼리스는 호숫가 근처에서 살던 수생 파충류로 생각됩니다. 긴 꼬리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약 20cm 정도로 비교적 작은 파충류이지만, 파충류 진화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적지 않습니다. 일단 파포첼리스의  뼈 융합은 과거 과학자들이 생각했던 거북의 진화 이론과 부합했습니다. 

 하지만 거북류의 조상이 바로 파충류 조상 그룹(early stem reptile)에서 진화했을 것이라는 기존 이론과는 다르게 파포첼리스는 도마뱀 그룹과 유사성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이 역시 매우 흥미로운 발견 가운데 하나입니다. 

 초기 파충류의 시대를 거쳐 2억 1400만 년 전에는 거의 완전한 형태의 껍질을 가진 프로가노첼리 (Proganochely)가 등장합니다. 이후 거북류는 크게 번성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거북이의 진화를 알려주는 중요한 화석으로써 이번 발견은 학술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실렸습니다. 


 참고 


 "A Middle Triassic stem-turtle and the evolution of the turtle body plan." Nature (2015) DOI: 10.1038/nature14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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