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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을 이용해서 플라스틱 만들기



(Stanford chemistry graduate student Aanindeeta Banerjee and Assistant Professor Matthew Kanan have developed a novel way to make renewable plastic from carbon dioxide and ordinary plants. Credit: Mark Shwartz/Stanford University )
 식물을 이용한 플라스틱, 혹은 바이오 매스를 전환시켜 만드는 바이오 플라스틱은 이미 상용화가 이뤄져있습니다. 하지만 그 방식은 생각보다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PET (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대용품으로 개발된 바이오 플라스틱 원료로는 FDCA (2-5-Furandicarboxylic acid )이 있는데, 과당(fructose)을 전환시켜 제조하다보니 가격이 비싼 것은 물론 귀중한 식량을 플라스틱 대체품으로 만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곡물을 재배하기 위해서는 토지, 물, 농약, 비료,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만큼 이렇게 만든 바이오 플라스틱은 사실 별로 친환경적이지도 않고 비용 면에서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 화학과의 매튜 카난 교수(Matthew Kanan, an assistant professor of chemistry at Stanford)와 그의 대학원생인 아닌디타 바너지(Aanindeeta Banerjee)는 식물에서 먹지 않는 부분을 이용해서 이를 바이오 플라스틱의 원료가 될 수 있는 FDCA로 변형시키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해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습니다.
 사실 밀이나 쌀, 옥수수 같은 작물에서 우리가 먹는 부분은 극히 일부입니다. 줄기나 뿌리, 잎, 기타 섬유질 부분은 먹지 않고 버려지거나 혹은 비료가 됩니다. 이를 이용해서 FDCA나 다른 물질로 변환하는 기술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문제는 비용이었습니다. 실험실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 없이는 바이오 매스를 이용한 플라스틱 대체품의 생산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연구팀은 농업 부산물로 생산하는 원료인 푸르푸랄(furfural)​에서 만든 푸로산(furoic acid)와 탄산(carbonate), 이산화탄소를 섭씨 200도로 가열한 후 용융염(molten salt)와 섞어 89%의 효율로 FDCA로 변환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대규모로 화학 공정을 재현할 수 있으며 위험한 부산물을 만들지 않고 무엇보다 먹지 않고 버리는 부분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이점이 있습니다.
 특히 이 방식은 대량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PET의 제조 공정과는 달리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변환하는 과정이어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석유 화학 업계에 매우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PET 가 연간 5천만톤 생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많은 석유 원료가 필요한 것은 물론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배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먹지 않는 식물 부위를 이용해서 대체할 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반대로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을 것입니다.
 확실히 네이처에 실릴 만큼 의미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상업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미래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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