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나노입자로 비만 치료제 개발?



((Top) Stimulating the growth of new blood vessels (angiogenesis) in adipose tissue transforms the tissue from fat-storing white tissue to fat-burning brown tissue. A schematic of the nanoparticle (bottom left) that MIT and Brigham and Women’s Hospital researchers used to deliver angiogenesis drugs to adipose tissue. (Bottom right) The nanoparticles imaged by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비만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그 유병률이 증가하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당장에는 미용상으로 보기 좋지 않은 정도일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여러 가지 만성 질환과 심혈관 질환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인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를 치료하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비만의 약물치료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한 수준입니다. 환자에 따른 차이는 물론 있지만, 약물치료 단독으로 장기간 만족스러운 체중 감량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서 운동, 식이 조절 등을 병행하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렇게 해서 체중 조절이 안되면 그 다음은 부작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술적 치료를 고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효과적고 편리한 체중 조절 비법은 인터넷에는 넘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지금보다 더 효과적인 비만 치료 방법이 개발되어야 합니다.


 미국 브리검 여성 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과 MIT 대학의 연구자들은 나노 입자를 이용해서 효과적으로 지방 조직에 약물을 침투시키는 새로운 방식을 연구했습니다. 


 이들이 저널 PNAS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체중을 10%정도 감량시키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연구팀이 사용한 나노입자는 지방을 저장하는 백색 지방을 에너지를 소모하는 갈색 지방 세포로 변화시킴과 동시에 지방 조직에 혈관 생성을 자극해 에너지를 소모해 지방 조직을 감소시켜 비만을 치료합니다. 


 사실 이런 기전의 약물은 이미 알려져 있기는 하지만 부작용이 심해 사용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연구팀은 특수한 나노입자를 이용해서 약물을 지방 조직에만 흡수시키면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일종의 표적 치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나노입자는 PLGA로 이뤄진 소수성 핵(hydrophobic core, 물을 싫어하는 성질)과 PEG로 이뤄진 친수성 껍질(hydrophilic shell, 물과 잘 섞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 PEG가 목표 장기인 지방 조직에 흡수되는 성질을 이용합니다. 


 이후 지방세포로 두 가지 약물을 전달하는데, 하나는 본래 당뇨 치료제로 개발된 로지글리타존(rosiglitazone, 상품명 아반디아) 이고 나머지 하나는 프로스타글란딘 (prostaglandin) 와 유사한 물질입니다. 둘 다 PPAR라는 수용체에 영향을 미쳐서 혈관 형성과 더불어 비만세포의 변성을 유도합니다. 


 로지글리타존은 부작용 때문에 사실 잘 쓰이지 않는데 이렇게 표적 치료제 형태로 사용되면 전신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앞으로 응용이 기대됩니다. 다만 동물실험에서는 큰 부작용이 없어도 사람에서는 있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적용이 필요합니다. 


 나노입자는 이 약물 말고도 다른 여러 약물을 코팅해서 표적 장기로 운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 연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단점은 이 나노입자가 소화기관에서 흡수되기에는 입자가 매우 큰 편이라 주사제로 투여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 역시 같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아직은 더 갈길이 멀지만, 앞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하며 가격도 저렴한 비만 치료제가 개발되기를 기대합니다. 


 참고 


Preventing diet-induced obesity in mice by adipose tissue transformation and angiogenesis using targeted nanoparticles, PNAS, www.pnas.org/cgi/doi/10.1073/pnas.160384011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150년 만에 다시 울린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

  ( The katydid Prophalangopsis obscura has been lost since it was first collected, with new evidence suggesting cold areas of Northern India and Tibet may be the species' habitat. Credit: Charlie Woodrow, licensed under CC BY 4.0 ) ( The Museum's specimen of P. obscura is the only confirmed member of the species in existence. Image . Credit: The Trustees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London )  과학자들이 1869년 처음 보고된 후 지금까지 소식이 끊긴 오래 전 희귀 곤충의 울음 소리를 재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프로팔랑곱시스 옵스큐라 ( Prophalangopsis obscura)는 이상한 이름만큼이나 이상한 곤충으로 매우 희귀한 메뚜기목 곤충입니다. 친척인 여치나 메뚜기와는 오래전 갈라진 독자 그룹으로 매우 큰 날개를 지니고 있으며 인도와 티벳의 고산 지대에 사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일한 표본은 수컷 성체로 2005년에 암컷으로 생각되는 2마리가 추가로 발견되긴 했으나 정확히 같은 종인지는 다소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현재까지 확실한 표본은 수컷 성체 한 마리가 전부인 미스터리 곤충인 셈입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 형태를 볼 때 이들 역시 울음 소리를 통해 짝짓기에서 암컷을 유인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높은 고산 지대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는 곤충이기 때문에 낮은 피치의 울음 소리를 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소리는 암컷 만이 아니라 박쥐도 잘 듣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들은 중생대 쥐라기 부터 존재했던 그룹으로 당시에는 박쥐가 없어 이런 방식이 잘 통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신생대에 박쥐가 등장하면서 플로팔랑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