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2300만년 전 남극 빙상의 후퇴와 이산화탄소 관계를 확인하다



(Fossilized leaves hold evidence of a sharp increase in carbon dioxide levels as the Antarctic ice sheet began to shrink 23 million years ago, a new study finds. This magnified image of a fossilized Litsea calicarioides leaf clearly shows the stomata, through which leaves take in CO2 and release oxygen. Credit: Tammo Reichgelt/Lamont-Doherty Earth Observatory)


 지구의 기온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다양하게 변해왔습니다. 지구 평균 기온은 여러 가지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데, 그 가운데 이산화탄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온실 가스로의 역할은 수증기에 이어 두 번째지만, 수증기가 온도에 따라 2차적으로 변하는 반면 이산화탄소는 1차적인 온도 변화를 주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300만년 전에도 지구 기온이 급격히 상승한 시기가 있었는데, 대략 10만년에 해당하는 기간동안 현재 남극 빙상의 크기의 125%에 달했던 남극 빙상이 50% 수준으로 감소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도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남극 빙상과 크기 상관 관계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컬럼비아 대학의 탐모 레흐겔트(Tammo Reichgelt)와 그의 동료들은 뉴질랜드의 지층에서 발견된 나뭇잎 화석의 연대를 측정해서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의 변화를 추정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나뭇잎에는 기공(stomata, 수증기와 공기가 통과하는 구멍)이 존재하는데, 이 기공의 숫자는 이산화탄소의 농도와 비례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연구팀은 지층에서 발견된 나뭇잎 화석에서 기공의 수의 변화를 관측했습니다. 잘 보존된 나뭇잎 화석 (사진)은 기공의 미세 구조가 남아있어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됩니다.


 연구팀에 의하면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500ppm에서 2만년 동안 750~1550ppm 수준까지 뛰어 올랐던 것 같습니다. 이후 농도가 다시 425ppm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는 현재와 비교하면 거북이처럼 느린 속도로 증가한 셈이지만, 기후에 오랜 기간에 걸쳐 아주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심지어 남극 빙상이 다시 회복된 것은 온실 가스가 정상 수준으로 낮아진 후 상당 시간이 지난 이후였다고 합니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온난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당시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지만, 연구팀은 남반구의 바다에서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농도가 크게 증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더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재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우리 때문입니다. 과거에 대한 연구는 지금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상당히 오랜 세월에 걸쳐 그 여파가 남게 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참고 


Tammo Reichgelt et al, Abrupt plant physiological changes in southern New Zealand at the termination of the Mi-1 event reflect shifts in hydroclimate and pCO2,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2016). DOI: 10.1016/j.epsl.2016.09.026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