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고중성지방혈증에서 과일 섭취는? -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

 앞서 포스트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식이용법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과일 섭취는 어떻게 할 것인지입니다. 과일 섭취 자체는 권장할만한 식사 습관이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이 적당한 선은 항상 존재합니다. 제 책 "과학으로 먹는 3대 영양소" 에서는 WHO 등의 권고안에 따라 하루 200g 정도의 과일섭취가 적당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일부 연구 결과를 보면 더 섭취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입니다. 






 종류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과일은 수분 함량이 높아서 부피의 상당 부분이 수분입니다. 그리고 열량의 상당 부분은 과일내에 있는 과당 같은 단순당에 의한 것입니다. 동시에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 식이섬유가 존재합니다. 과일은 부피와 중량에 비해서 열량이 낮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널리 인기인데, 같은 이유로 적당히 먹어주면 균형있는 영양소 섭취는 물론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고중성지방혈증 (혈액 속의 중성 지방 수치가 높은 것)의 식이 요법 역시 과일 섭취를 권장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의 경우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중성지방의 경우 과당 섭취가 높으면 혈중 농도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책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과당은 포도당 대사 과정에 끼어들어 에너지로 대사되거나 혹은 지방으로 변환되어 저장되게 됩니다. 그런데 다이어트 목적으로 과일만 먹는 경우 (사실 정상적인 식사라고는 보기 어렵지만) 를 제외하면 보통 과일은 후식으로 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도당이 충분한 상황에서 섭취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말은 과일속의 과당이 간에서 쉽게 중성지방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한 가지 다행한 일은 혈중 중성지방에 의미있는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과당의 양이 꽤 많다는 것입니다. 60개 연구를 분석한 메타 분석에서는 혈중 중성지방 농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과당 섭취량이 하루 50g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1) 이는 사과로치면 400-500g에 해당하는 양으로 통상적인 섭취 수준에서는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작은 사과 4-5개에 해당하는 양이니까요. 매일 사과를 이렇게 꾸준히 먹는 분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 가공식품 섭취가 늘어나면서 알게 모르게 설탕과 과당 섭취가 증가하고 있어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는 하루 50-100g의 과당 섭취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과당 섭취를 위해서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경우에 하루 200g 정도 이내의 과일 섭취를 권장합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3판) 


 참고로 미국 심장협회(AHA) 가이드라인은 혈중 중성지방에 따른 적당 과당 섭취량으로 150~199 mg/dL이면 <100g 200="" 50="" dl="" g="" mg="" nbsp="" span="">


 물론 과당 50-100g은 밥보다 과일을 더 많이 먹지 않는 이상 순수하게 과일 섭취로 달성하기 쉽지 않은 양이지만, 콜라 같은 가당 음료나 과자류, 아이스크림류 등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경우 위험성이 존재하니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다면 섭취를 줄이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 문헌 

1. Livesey G, Taylor R. Fructose consumption and consequences for glycation, plasma triacylglycerol, and body weight: meta-analyses and meta-regression models of intervention studies. Am J Clin Nutr 2008;88:1419-1437.



2. Miller M, Stone NJ, Ballantyne C, Bittner V, Criqui MH, Ginsberg HN, et al. Triglycerides and Cardiovascular Disease: A Scientific Statement From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 Circulation 2011;123:2292-2333.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통계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저도 통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기가 다소 애매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통계학, 특히 수학적인 의미에서의 통계학을 공부하게 되는 계기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아마도 비교적 흔하고 난감한 경우는 논문을 써야 하는 경우일 것입니다. 오늘날의 학문적 연구는 집단간 혹은 방법간의 차이가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줘야 하는데, 그려면 불가피하게 통계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분야와 주제에 따라서는 아닌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 논문에서는 통계학이 들어가게 됩니다.   문제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익히는 데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학과에서 통계 수업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 학부 과정에서는 대부분 논문 제출이 필요없거나 필요하다고 해도 그렇게 높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지만, 대학원 이상 과정에서는 SCI/SCIE 급 논문이 필요하게 되어 처음 논문을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후 논문을 계속해서 쓰게 될 경우 통계 문제는 항상 나를 따라다니면서 괴롭히게 될 것입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간혹 통계 공부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는 질문이 들어옵니다. 사실 저는 통계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실력은 모자라지만, 대신 앞서서 삽질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몇 가지 조언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입문자를 위한 책을 추천해달라  사실 예습을 위해서 미리 공부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통계는 학과별로 다르지 않더라도 주로 쓰는 분석방법은 분야별로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결국은 자신이 주로 하는 부분을 잘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과 커리큘럼에 들어있는 통계 수업을 듣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잘 쓰지도 않을 방법을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아무래도 효율

R 스튜디오 설치 및 업데이트

 R을 설치한 후 기본으로 제공되는 R 콘솔창에서 코드를 입력해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그렇게 하기 보다는 가장 널리 사용되는 R 개발환경인 R 스튜디오가 널리 사용됩니다. 오픈 소스 무료 버전의 R 스튜디오는 누구나 설치가 가능하며 편리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R을 위한 IDE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어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습니다.    https://www.rstudio.com/  다운로드 R 이나 혹은 Powerful IDE for R로 들어가 일반 사용자 버전을 받습니다. 오픈 소스 버전과 상업용 버전, 그리고 데스크탑 버전과 서버 버전이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오픈 소스 버전에 데스크탑 버전을 다운로드 받습니다. 상업 버전의 경우 데스크탑 버전의 경우 년간 995달러, 서버 버전은 9995달러를 받고 여러 가지 기술 지원 및 자문을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데스크탑 버전을 설치하는 과정은 매우 쉽기 때문에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스톨은 윈도우, 맥, 리눅스 (우분투/페도라)에 따라 설치 파일이 나뉘지만 설치가 어렵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라면 R은 사전에 반드시 따로 설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R 스튜디오만 단독 설치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뭐 당연한 이야기죠.   설치된 R 스튜디오는 자동으로 업데이틀 체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업데이트를 위해서는 R 스튜디오에서 Help 로 들어가 업데이트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업데이트 할 내용이 없다면 최신 버전이라고 알려줄 것이고 업데이트가 있다면 업데이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됩니다. R의 업데이트와 R 스튜디오의 업데이트는 모두 개별적이며 앞서 설명했듯이 R 업데이트는 사실 기존 버전과 병행해서 새로운 버전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입니다. R 스튜디오는 실제로 업데이트가 이뤄지기 때문에 구버전을 지워줄 필요는

R 패키지 설치 및 업데이트 오류 (1)

 R 패키지를 설치하거나 업데이트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 아예 R을 재설치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이렇게해도 해결이 안되고 계속해서 사용자는 괴롭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패키지를 설치, 혹은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같이 설치하는 패키지 중 하나가 설치가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계속 나왔는데, 사실은 백신 프로그램 때문이었던 경우입니다.   dplyr 패키지를 업데이트 하려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설치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패키지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는다는 메세지가 나왔습니다.  > install.packages("dplyr") Error in install.packages : Updating loaded packages > install.packages("dplyr") Installing package into ‘C:/Users/jjy05_000/Documents/R/win-library/3.4’ (as ‘lib’ is unspecified) also installing the dependencies ‘bindr’, ‘bindrcpp’, ‘Rcpp’, ‘rlang’, ‘plogr’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_0.1.1.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15285 bytes (14 KB) downloaded 14 KB trying URL ' https://cran.rstudio.com/bin/windows/contrib/3.4/bindrcpp_0.2.2.zip ' Content type 'application/zip' length 620344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