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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이야기 616 - 엔셀라두스에서 확인된 생명의 기초 물질



(This illustration shows Cassini diving through the Enceladus plume in 2015. New ocean world discoveries from Cassini and Hubble will help inform future exploration and the broader search for life beyond Earth.
Credits: NASA/JPL-Caltech)


(This graphic illustrates how Cassini scientists think water interacts with rock at the bottom of the ocean of Saturn's icy moon Enceladus, producing hydrogen gas.
Credits: NASA/JPL-Caltech)


 나사의 카시니 탐사선이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에 바다는 물론 생명체가 필요로 하는 에너지원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카시니 탐사선 연구팀은 2015년 10월28일 이뤄진 카시니의 엔셀라두스 근접 비행에서 중요한 정보를 얻었습니다. 당시 카시니의 근접 비행은 엔셀라두스 남극 표면 49km까지 매우 근접 거리에서 이뤄져 우주선이 수증기 기둥 사이를 통과했습니다. 




 이 때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은 간헐천에서 나오는 수증기의 98%가 물이라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1%는 수소이며 나머지 1%는 이산화탄소, 메탄, 암모니아 등의 혼합물이라는 점입니다. 


 이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생명체에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의 메탄생성균 (methanogen)이 그런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어 살아갑니다. (CO2 + 4 H2 → CH4 + 2H2O) 이런 세균들을 고세균으로 분류하는데, 지구 초기 환경이 이렇게 산소 대신 다른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는 환경이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만약 엔셀라두스의 깊은 바다에 생명체가 산다면 광합성으로는 에너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다른 에너지원이 필요합니다. 이번 발견은 엔셀라두스의 바다에 메탄 생성균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과학자들은 생명체가 탄생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액체 상태의 물과 에너지원, 그리고 복잡한 생명체를 구성할 수 있는 유기화합물입니다. 이번 발견은 엔셀라두스가 액체 상태의 물은 물론 에너지원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복잡한 유기 화합물은 카시니의  Ion and Neutral Mass Spectrometer (INMS)로는 검출이 어렵지만, 엔셀라두스가 암석의 핵을 지녔음을 생각할 때 인(phosphorus)과 황을 포함해 다양하고 복잡한 유기 화합물이 내부에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엔셀라두스에 얼마든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소견입니다. 




(동영상) 


 물론 가능성이 있는 것과 실제 있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진짜 생명체가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엔셀라두스에 직접 탐사선을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한편 다른 과학자팀은 허블 우주 망원경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한 번 목성의 위성 유로파에 수증기의 간헐천이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발사될 유로파 클리퍼 ( http://blog.naver.com/jjy0501/220956679647  참조) 의 중요한 탐사 목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These composite images show a suspected plume of material erupting two years apart from the same location on Jupiter's icy moon Europa. Both plumes, photographed in UV light by Hubble, were seen in silhouette as the moon passed in front of Jupiter.
Credits: NASA/ESA/STScI/USGS)




(동영상) 


 목성과 토성의 위성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과학자는 물론 일반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주제입니다. 동시에 21세기 우주 탐사가 풀어야할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수십 년 안에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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